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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 | ||
같은 날 발표된 서울시장 후보 이계안과 김경재의 청와대 이전 공약
오는 5월 31일 치뤄질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이슈는 청와대 이전이 될 것인가.
고건 전 총리의 지자체 선거 참여 문제가 한창 논란이었던 2월 14일,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둘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공통 공약을 동시에 발표하였다. 바로 현재 강북에 있는 청와대를 용산 미군부대나 남산으로 이전하자는 것이었다.
먼서 선수를 친 것은 열린우리당의 이계안 의원 이었다. 이 의원은 국회 기자브리핑룸에서 “청와대 이전은 천하의 절경을 자랑하는 인왕산과 북악산을 서울시민의 품으로 돌려준다는 의미도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청와대를 2중 3중으로 경비할 목적에서 인왕산과 북악산을 서울시민에게서 빼앗아 갔다” 청와대 이전을 강력히 주장하였다.
그는 청와대의 현 자리에 “청와대가 이전한 경무대를 과거 인재를 등용하기 위한 과거장으로서 기능했던 경복궁 후원으로 원형 복원시킬 것이며, 서울 4대문을 연결하는 성곽을 새롭게 축조함으로서 서울을 ‘보고 느끼고 즐길 것이 있는 역사문화 도시로 만들겠다”며, 문화도시 서울을 만들 것을 약속했다.
청와대 이전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
반면 김경재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 후보는 한국 정치의 현대사적 의미를 부각시켰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현 대통령의 대선과정에서 홍보총책임자를 맡은 바 있는 김 전 의원은 대선홍보 전략을 주도한 경험을 살려, 청와대 이전이 일회성 주장이 아니라, 오랜 동안 축적된 그의 민주주의의 철학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97년 대선에서 당시 김대중 후보에게 “청와대는 제왕적 독재와 가부장적 권위의 상징이 되어 있습니다.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상징으로 청와대를 공개하고 더불어 북악산 나아가 북한산의 옛 이름인 삼각산도 개방하여 서울시민의 공원으로 사용하면 이거야 말로 국민정치시대를 여는 ‘준비된’ 대통령이 마땅히 할 일이 아니겠습니까”라는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김대중 후보는 이에 찬성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이를 직접 실천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 이후 청와대 이전 공약은 김 전 의원이 2002년 노무현 후보의 홍보본부장을 맡았을 때 또 다시 광고로 등장하였다.
“대한민국의 국토는 미국의 95분의 1인데 비해 대통령의 관저인 청와대는 미국대통령 관저인 백악관 보다 3.5배가 크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국토비율로 본다면 미국 보다 330배나 큰 규모에 제왕적 대통령이 살아온 청와대와 인근 북악산까지를 고스란히 서울시민에게 돌려서 시민공원을 만들어 쾌적한 서울을 만들겠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청와대 이전공약은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과 함께 등장했으나 이 공약이 행정복합도시로 변경되면서 청와대 이전이라는 대선 공약은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집권당의 서울시장 후보와 대선공약을 직접 만든 전 홍보본부장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청와대 이전 공약을 다시 들고 나온 것이다.
일단 여론은 이계안 의원의 안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그가 현역의원 이라는 프리미엄을 이용해, 국회 기자브리핑룸을 이용한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대기업 CEO출신이라는 점이 그의 말에 신뢰성을 준 듯하다. 당시 기자들은 이전 비용에 대한 질문을 했지만, 그가 딱 부러지게 대답하지 않았다 해도, 설마 대기업 CEO가 비용계산도 없이 허황된 공약을 했겠냐며 믿는 분위기이다.
김경재 전 의원은 인터넷을 통해 청와대 이전에 대한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곧 출판될 자전적 에세이 "김경재의 고백 그리고 김경재의 꿈" 의 내용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연재하고 있다. 출판기념회에 앞서 미리 이 공약을 공개한 것은 이계안 의원이 기자감담회에서 이 문제를 제기 함에 따라 동시에 이슈화 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계안 의원에게는 청와대 이전이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는 점이 향후 큰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가 서울시장이 되더라도, 현직 대통령, 혹은 차기 대통령과의 교감 없이는 청와대 이전은 현실 불가능하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청와대 이전 문제는 대통령이 결정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애매한 답변으로 즉답을 피해갔다.
또한 그의 공약을 보도한, 대표적인 친노무현 매체 데일리서프라이즈의 기사 제목은 <서울시장 되려면 청와대 이전쯤이야? 이계안 “용산으로 옮기자>이었다. 서울시장 되기 위해서 대통령의 집까지 들먹이냐며 핀잔을 주는 뉘앙스이다. 아무래도 친노 진영에서는 이계안 의원의 공약에 불쾌해하고 있는 듯하다.
반면 김경재 전 의원의 경우는 부담이 훨씬 덜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그는 이미 두 차례 대선 공약 때 청와대 이전을 내걸었고, 이에 현직인 노무현 대통령조차 동의했다.
민주당의 김경재 전 의원과 열린당의 이계안 의원이 TV토론에서 맞붙어서, 김 전 의원이 “청와대 이전은 노무현 대통령 공약이었소. 집권당 의원이라면, 새로운 공약을 내걸기 전에, 대통령에게 공약한 것을 빨리 실천하라고 다그치시오”이렇게 몰아붙였을 때, 과연 이계안 의원은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
청와대를 허물자는 것은 제2의 탄핵 논란?
더 심각한 문제가 또 남았다. 김경재 전 의원은 전 국민이 다 알다시피 대통령 탄핵의 주범(?)이었다.
현재 노 대통령의 지지율로 보건데, 김경재 전 의원은 과거의 탄핵 경력을 아마도 자랑스럽게 선거운동에 내세울 것이다. 그럼 그가 의도하지 않다 하더라도, 청와대를 허물어 버리자는 그의 공약은 제2의 탄핵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그의 청와대 이전의 정당성에 관한 주장이다.
“나는 독재와 권위주의와 오만과 배신의 상징인 청와대를 허물어 버리고 그 자리에 차라리 서민을 위한 아파트를 짓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왜 서민인가? 서민이 절대다수인 시민이 서울의 진정한 주인이 될 때 이 나라의 참된 민주주의도 진정한 복지도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 일을 하기 위하여 나는 서울시장이 되려 한다”
별달리 손해볼 것 없는 김 전 의원이, 대통령 탄핵의 정당성과, 청와대 이전을 오버랩시켰을 때, 이계안 의원으로서는 매우 곤란한 처지에 몰릴지 모른다. 유권자들은 청와대 이전으로 강북 개발에 대한 기대감은 물론, 어차피 별로 보고 싶지 않은 대통령이 너무 큰 집에 살고 있는 것 자체에 대한 반감으로 무작정 청와대 이전을 반길 수도 있지 않은가? 그랬을 때, 김경재 전 의원과 똑같이 청와대 이전 공약을 내건 이계안 의원은, 자칫하면 탄핵의 주역과 손을 잡게 되지나 않을까? 혹시 김경재 전 의원이 이계안 의원에게 청와대 이전 공약을 공동으로 실천하자고 제안했을 때, 그로서는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서울시장 선거는 이명박 현 시장의 청계천 개발 효과로, 무언가 하나라도 때려부수던지 새로 만들어야 주목을 받게 생겼다. 이 시장의 손에서 대부분 해결된 지금, 남은 것은 덩그라니 서울의 중심에 큰 덩치로 눌러앉은 청와대 뿐이다. 이 청와대 이전 문제를 현재 대통령이 만들어준 국회의원과 대통령을 만들어준 전 국회의원이 과연 어떠한 전략으로 대처할지, 향후 선거에 주요변수가 될 듯하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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