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추운 골프장 모퉁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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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추운 골프장 모퉁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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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싱글' 꿈을 꾼다

당신은 잃어버린 공을 찾아 '키리만자로'를 어슬렁거리는 외로운 백호돌이를 본 적이 있는가?

남들은 하이웨이를 달리는데 그대 무슨 사연으로 산을 오르는가?

나라고 왜 페어웨이를 달리고 싶지 않겠는가?

'세컨 샷'에 '파 온' 시키고 여유 있게 기다리는 ‘싱글’이고 싶지 않겠는가?

“혹시나?‘하고 나섰다가 ”역시나!“로 초라해진 지금, 이 추운 군부대 골프장 한켠에서 맨꼴찌 타순을 기다리고 있다.

자신에 찬 250야드 굿샷은 아직까지 한방도 없었고 시베리아벌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 싶다. “나보다 더 잘 치는 LPGA 오쵸아도 양파를 까던데”로 자위하며.

비싼 돈 주고 왔다가 본전은 찾아 가야지. 한타에 3000원이면 100개를 넘겨야 본전장사 아니던가.

돈이야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스코어카드는 잘 남겨야지.

그래야 후손들이 “어 이 할아버지, 골프도 치던 꽤 괜찮은 조상이셨네”로 레코드 되지.

캐디 애들에게는 ‘매너짱’이다. 항상 5000원은 웃전이다.그래야 90밑도는 레코드카드를 주기에.

친구가 있어야 돈이 있어야 시간이 있어야 건강이 있어야 게다가 살아가는 일이 허전하고 등이 시릴 때 그것을 위안해 줄 아무 것도 없는 보잘 것 없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새삼스레 살맛나게 하는 건 골프 때문이라고 하는 친구들아.

그건 골프가 사람을 얼마나 비참하게 만드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지. 니 행복은 내 불행해진다는 걸 모르고 하는 소리지.

너는 파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파를 사랑한다.
너는 버디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버디를 사랑하고 싶다.
너는 이글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이글을 사랑하고 싶다. '알바트로스'까지도

사랑하고 싶으면 뭐 할 낀데? 짝사랑 인것을. 지 생각 데로 안되는 것이 자식과 골프인 것을.

허나 매번 한 접을 넘기는 스코어카드에 건배 올린다. 내겐 담 기회가 항상 있기 때문이다.

오비가 난 공을 찾아 헤매는 키리만자로 표범이 될지라도 나는 싱글의 꿈을 접지 않으리.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가 없겠지" 선현의 말씀도 있는데 이리도 어렵단 말가 저 높은 싱글의 경지가!

그래서 저 고지를 향해 고독을 씹고 또 곱씹으며 무거운 가방 둘러 메고 '싱글 오기' 하나로 냉탕 온탕을 헤매는 거다.

미친 짓인 줄 내 모를 리 없겠냐마는 이것도 다 내 좋아 하는 짓인 것을 어쩌겠나. 지금은 천년만년 100타를 못깨는 키리만자로의 표범신세 일지언정

'언젠가는 싱글이 되리라'는 꿈 하나만은 고스란 하기에 '유& 나'는 오늘도 이 시베리아 녹원연습장에서 팥죽같은 땀을 흘리고 있는거다.

'싱글' 아니 ‘에이지골퍼’까지 한번 해보고나 함께 죽자고 가슴에 새기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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