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 남도 하동군 섬진강변에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된 유명한 솔밭 휴양지가 있다.
나는 지난 6월 18일에 지역마을 모임 회원들을 인솔하여 이곳에 관광을 왔다. 나는 때마침 솔밭 건너편 전라남도 광양군 다압면 신월이라는 마을 뒷산에 부모님의 산소가 있었는데 평소에는 거주지인 부산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부모님의 산소를 한번 찾아오기가 여간 힘들지 않아 거의 몇 년에 한번 정도 찾아보는 형편이었다.
그런데 때마침 일행들의 목적지가 갑자기 변경되어 이 곳에서 약 1시간 30분 가량 머문다는 말에 나는 즉시 부모님의 산소를 찾아 보기로 생각하고 운전 기사에게 1시간 30분까지 돌아 올 것을 약속하고 서둘러 소주 한 병과 과일 몇 가지를 챙겨 산소를 가기 위해 큰 도로로 나왔다.
막상 큰 도로로 나오긴 했지만 지나가는 차량은 드물었고 더군다나 이 곳을 운행하는 버스상황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택시마저도 어떻게 타야하는지 알 길이 없었고 약속된 시간은 자꾸만 흘러 나는 더욱 초조 긴장하기 시작 했다. 이렇게 우왕좌왕하며 기다린지 거의 30분이 지나서야 마을 버스 한대가 지가가는 것 발견하고 나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도로 가운데로 뛰쳐나가 버스를 막무가네로 세웠다. 그리고 기사에게 전라도 신월쪽으로 가는냐고 물었더니 내 꼴이 기사에게도 굉장히 황당했든지 껄걸 우스시며 머리를 끄덕였다.
나는 더 이상의 양해도 없이 문을 빨리 열어라고 했더니 버스 문은 벌써 열어놓았으니 어서 올라타라는 것이었다. 나는 얼른 올라타서 요금은 물어보지도 않고 지갑을 얼어 만원 짜리를 건네주며 나머지를 달라고 하자 잔돈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 곳은 시골이라 평소에 만원짜리를 내는 손님이 없어 이에 대비한 잔돈을 준비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안정부절 하다가 그냥 모두 주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기사 바로 뒤쪽에 앉아 있던 시골 부인 한분께서 여기 천원이 있으니 그냥 이것으로 내라는 것이었다. 그러자 반대편 할머니 한분께서 질세라 됐어! 됐어! 이것으로 내! 하면서 꼬깃꼬깃한 천원짜리 한 장을 내미는 것이었다. 순간 나는 시간에 쫓기어 긴장하고 잔돈이 없어 차비를 못내 안절부절한 상태로 제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이 감동의 현황에 처해 잠시 동작을 멈추고 말았다.
나는 경상도 사람이고 지금 경상도 말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곳은 전라도 이고 이 버스 안 모든 승객들은 전라도 사람들이다. 경상도 사람을 싫어할 줄 알았던 전라도 사람들... 그것도 생전 처음 보는 사람에게 시골에선 돈 천원이 엄청나게 큰 돈일 텐데 더군다나 할머니에겐 더 큰 돈일 텐데 아무런 조건 없이 서슴없이 내미는 돈 천원 누구의 눈치를 살필 겨를도 없이 서로 다투며 선뜻 내미는 돈 천원...
지역감정은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농간일 뿐이고 무책임한 언론들의 경쟁에서 나온 것이라는 걸 느꼈다. 아무것도 모르고 꾸역꾸역 제할 일만 열심히 하며 살아가는 우리 시골 사람들 세상이 각종 흉악한 범죄의 사회인양 연일 보도되는 사건 사고들 이 모든 것들은 일부 몰지각한 바르게 살아가지 않는 사람들의 부작용일 뿐이지 우리 시골사람들 아니 우리의 본 민족들은 아직도 아득한 옛날의 추억으로만 상기하던 시골 인심 우리 민족의 인심은 여전히 현실적으로 존속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변한 것은 우리시골 우리지역 우리민족이 아니라 어느 날 갑자기 변해버린 속이 텅 빈 뻥튀기 인생인 여러분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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