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도로에서 차를 멈춘 채 50대 후반의 택시 기사와 '현충일'에 대해 나눈 몇 마디에서 국정 공휴일인 현충일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 택시기사는 "어제까지 많은 차들이 빠져 나갔는데도 이렇게 막히는 곳은 국립 현충원 등 주변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과거사 청산'이라는 명목으로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일제 강점기에 반민족적 배반 행위 등에 관한 진상 규명에서 더 나아가 신라시대, 조선조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 등 고대사회에서부터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 일갈하며 "과거사 청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노무현 대통령이 상처로 얼룩진 우리의 근-현대사 바로잡기에 나선다면 앞으로 더이상 좌우익 등 이념논쟁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동안 정치나 역사에 대해 소홀했던 필자에게 그 와의 대화는 현재 현충일이 독립 유공자나 6.25 한국동란 당시 한국군(아군) 측 애국선열을 위로하는 날로 그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됐다. '호국영령'이라 함은 광주 민주화 운동과 부산-마산 항쟁운동 및 한국동란 시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북한군측에 차출되어 동족상잔의 비극 속에 이름없이 사라져 간 사람들까지도 포함시켜야 할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과거사 청산이라면, 일제 강점기 당시 적극적인 반민족적 행위자를 제외한 외압이나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일본 제국주의의 노예처럼 부려지다가 희생해 간 사람들, 한국동란 당시 총칼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전장터로 끌려나가 1.4후퇴, 인천상륙작전 등 상황으로 인해 엎치락 뒤치락 천당와 지옥을 오갔던 사람들에 대한 소명까지도 귀결되어야 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범 민족적 화해가 아닐까.
영화에 관심있는 필자로서는 헐리웃에 몸 담은 시나리오 작가들이 파란만장하고 역동적인 한국의 근-현대사라는 소재의 풍부함에 부러움을 산다는 얘기를 들었다. 지난해 천만 관객을 동원한 <태극기 휘날리며><실미도>와 <그 때 그사람들> 등 영화는 국민들에게 역사를 새롭게 보는 시각을 갖게 해주었다. 그 만큼 한국 역사에는 규명하고 재조명되어야 하는 부분들이 많다는 얘기이다.
최근, 부동산 중개없소 등 노년층이나 기득권층이 있는 곳에서는 '정치권에 정치 경험이 부족는 운동권 출신이 많다, 우리나라에 간첩들이 득실거린다'라는 말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과거, 노무현 정부를 지지했던 사람들마저도 '경제가 더욱 어려워진다'라며 현 정부의 실정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시점에 새 역사의 초석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공휴일 '현충일'을 맞이하는 현 정부가 중대한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
역사는 결코 법정에서 판결을 내리듯 단편적인 결과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당시 상황과 그 과정을 충분히 고려해 새로 쓰여져야 할 것이다. 이런 생각에 '현충일'을 이념을 초월해 범 민족적인 화해와 함께 우리 민족의 새 역사를 바로잡는 기념일로서 이유없이 죽어간 억울한 넋들을 기억하고 위로하는 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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