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 사회에 남긴 말과 행동은 우리가 깊이 반면교사로 정신적 몫의 반향은 끝이 없다. 이제 교황에 대한 열광과 감동은 시간이 가면 서서히 식을 것이다. 교황이 한번 다녀갔다고 해서 우리 사회가 갑작스레 변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교황은 고통받는자를 위로하는 역할에 그칠 뿐 구체적인 문제의 해결사가 될수는 없기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그의 소탈과 겸손, 진정한 소통과 공감 능력을 배우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을 통해 우리 사회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은 우리가 감당해야할 과제인 것이다.
그것이 2014년 8월 한여름 프란치스코 열풍을 한순간의 열풍으로 끝내지 않는 길이다. 특히 독백만 있고, 대화가 없어온 우리 사회의 리더십은 진정한 소통과 화합을 강조한 그의 메시지에 귀 기울이고 자성해야할 것이다.
정치권의 당리당략만 내세우고 상대방을 힘으로 굴복시키려는 세월호법 대치정국의 어두운 안개가 조속히 걷힌다면 그것만으로도 교황의 방한 의미는 상당할 것이다. 평소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여 준 성품대로 수차례 세월호 유족과 장애인 등 우리 사회의 상처받고 소외된 이들을 만나 따뜻한 손길로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졌다.
아기들에게는 인자한 할아버지처럼 환하게 웃으며 입을 맞추고 축복을 빌어줬고, 급속한 성장으로 혼란을 겪는 젊은이들에게는 용기와 희망을 가지라고 북돋워주면서 동시에 사회에 만연한 물질주의와 개인주의를 경계했다.
공식 방한 목적은 사목이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입국 순간부터 한반도의 평화를 언급하면서 아시아 첫 방문지이자 즉위 후 세 번째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한 이유를 분명히 했다.
교황은 방한 첫날 청와대에서 한 연설을 통해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라며 "정의는 과거의 불의를 잊지는 않되 용서와 관용, 협력을 통해 불의를 극복하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평화란 상호 비방과 무익한 비판이나 무력시위가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참을성 있게 들어주는 대화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는 확고부동한 믿음에 바탕을 둔다"며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한 면담에서는 "한반도는 점차 하나가 될 것이므로 이를 위해 기도하겠다"고도 했다.
지난 15일 아시아청년대회에서 교황은 즉흥 연설을 통해 "한가족이 둘로 나뉜 건 큰 고통이지만 한국은 하나라는 아름다운 희망이 있다"며 "그중 가장 큰 희망은 같은 언어를 쓰는 한 형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떠나기 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 남북한이 서로 진심 어린 대화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노력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교황은 미사 강론에서 "주님은 '형제가 죄를 지으면 일곱 번이나 용서해줘야 하냐'고 베드로가 묻자,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죄 지은 형제들을 아무런 남김없이 용서하라"고 조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00시간을 30분 단위로 쪼개 움직이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네 차례에 걸쳐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만나 이들의 아픔을 달래고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방한 첫날 성남 서울공항에서 마중나온 세월호 유가족 4명을 소개받고는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며 이들의 아픔에 공감했다.
한편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하러 대전 월드컵경기장에 입장하다 세월호 유가족 30여명이 모인 곳을 지나자 차에서 내린 교황은 울먹이는 이들의 손을 잡아줬으며, 미사 전 제의실 앞에서도 생존학생 2명과 유가족 8명을 만나 이들의 얘기를 경청했다.
앞서 세월호 유가족 등으로 구성된 도보순례단이 전달한 '세월호 십자가'는 직접 로마에 가져가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날 미사 삼종기도에서는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이 국가적 대재난으로 인해 여전히 고통받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한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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