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2명의 사망자와 151명의 부상자를 낸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가 오는 18일로 사고 발생 10주기를 맞는다. 10년이 지난 지금 사고가 났던 중앙로역은 말끔하게 바뀌었고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서 그날의 참상이 잊혀져가고 있지만 사고 당시의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다.
부상자들은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공익재단 설립 및 추모공원 조성을 비롯한 추모사업 등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도 현재 진행형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 잊지 못할 10년 전 그날의 참상
2003년 2월18일 오전 9시52분 대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 선 제1079호 열차에서 방화범 김대한(당시 56세)이 인화물질을 담은 페트병 2개에 불을 붙인 뒤 바닥에 던졌다. 주변 사람들이 손을 쓸 틈도 없이 순식간에 제1079호 열차에 불이 번졌고 그 순간 맞은편 승강장에 정차한 제1080호 열차에도 불이 옮겨 붙었다.
이 사고로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쳤다. 전동차 두 대도 완전히 불에 타 뼈대만 앙상하게 남았다. 사상 최악의 지하철 참사가 발생한 순간이었다. 당시 정차 중이던 제1079호 열차에서는 승객들이 대부분 빠져나갔으나 반대편에 선 제1080호 열차에서는 출입문이 거의 닫혀 있는 바람에 대다수의 승객들이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화재 당시 두 열차의 기관사들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자신들만 대피하는 바람에 대형 참사로 번진 것으로 밝혀져 큰 충격을 줬다. 이로 인해 기관사 등 지하철 관련자 8명이 구속기소 되고 방화범 김대한은 현존전차방화치사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복역 중 사망했다.
▶ 최악의 참사가 남긴 교훈
대구 지하철 참사는 많은 것을 남겼다. 참사를 계기로 대구 지하철은 물론이고 전국 지하철의 객차 내부 내장재가 불연성 내장재로 교체됐다. 또 지하철 승강장 내 촉광형 유도타일 및 전동차 내·외부 CC(폐쇄회로)TV, 인명구조 장비 등 각종 안전시설이 대폭 보강됐다.
비상 상황 발생 때를 대비하기 위해 모든 역무원과 전동차, 사령실이 동시에 통화할 수 있는 ‘다자간 무선통신시스템(TRS)’도 구축됐다.
▶ 참사 10주기…아직도 풀지 못한 숙제
현재 공익재단 설립 및 추모공원 조성 방식 등에 대해 4곳의 희생자 유족 단체 및 부상자 단체가 둘로 나눠져 이견을 보이면서 추모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한 쪽에서는 시민안전테마파크와 안전상징조형물을 ‘추모공원’과 ‘위령탑’으로 확정해 줄 것을 요구하는 반면 다른 한 쪽에서는 별개의 추모공원과 위령탑 건립을 내세우고 있다.
또 추모사업의 구심점 역할을 할 공익재단(시민안전재단) 설립도 운영권을 비롯한 제반 문제를 둘러싼 각 희생자 단체 및 대구시 간의 갈등으로 늦춰지고 있다. 이 때문에 참사 10주기 추모식도 당일 오전 대구문화예술회관과 경북대학교 글로벌프라자에서 각각 따로 열리게 됐다.
이처럼 추모식이 따로 열리게 되자 대구시는 같은 날 중앙로역에 추모대를 설치하고 김범일 대구시장이 이곳에서 헌화를 하는 등 별도의 추모행사를 갖기로 했다.
▶ 해묵은 갈등과 남은 과제 “이제는 해결해야”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계각층에서 희생자 단체 및 대구시간 화합과 추모사업을 비롯한 남은 과제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참여연대는 지난 12일 성명을 통해 “지하철 참사 10주기를 맞아 추모사업 및 안전재단 설립, 도시철도 해고자 복직 등 해묵은 숙제와 갈등을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통합당 대구시당도 15일 논평을 통해 “아직도 희생자 단체 및 대구시간의 분쟁이 이어지고 있고 추모식도 각기 열리는 파행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이는 억울하고 안타깝게 희생된 분들의 영혼을 더욱 힘들게 하는 만큼 지금이라도 화합의 길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대구시가 남은 과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범일 시장은 지난 15일 담화문을 통해 “그동안 재단설립에 대해서는 가급적 피해 당사자 및 단체간 합의 후 추진을 원칙으로 해왔지만 앞으로 시에서 의견을 적극 수렴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희생자대책위는 성명을 통해 “일단 김 시장의 담화문 발표를 환영한다”면서 “그에 앞서 그동안 피해자 단체가 요구해 온 조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사 10주기를 맞아 각 희생자 단체 및 대구시간 해묵은 갈등이 봉합되고 남은 과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