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에로티시즘 <6월의 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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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에로티시즘 <6월의 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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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을 가득 수놓는 색다른 자극..12월 3일 개봉

 
   
  ▲ 스틸 컷  
 

무덥고 끈적한 장마철의 도쿄. 결벽증이 있는 중년의 샐러리맨 시게히코와 심리치료센터에서 전화상담원으로 일하는 젊고 아름다운 린코는 외견상 평화롭고 풍족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듯하지만 부부생활도, 아이도 없는 그들 부부의 생활은 건조하기 짝이 없다.

어느 날 그녀는 ‘남편에겐 비밀’이라고 쓰인 낯선 봉투를 받는다. 놀랍게도 그 안에는 그녀가 은밀한 행위를 하고 있는 장면을 가까이서 생생하게 찍힌 사진들이 들어있다. 공포와 수치심에 사로잡힌 그녀에게 또다시 봉투가 도착한다. 이번에는 그녀가 거울 앞에서 대담한 옷을 입고 짙은 화장을 하는 장면이 담겨있는 사진이 들어있다. 그리고 그녀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사진과 필름을 돌려받으려면 내 말을 들어!” 누군가 그녀를 감시하고 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토요일, 린코는 사진과 필름을 돌려받기 공포에 떨면서도 전화로 그의 명령을 들으며 짧디짧은 스커트를 입고 집을 나선다. 낯선 목소리는 점점 수치스럽고 치욕스러운 일들을 그녀에게 강요하고, 그녀는 그 요구를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 마침내 모든 요구를 들어준 후 사진과 원본 필름을 돌려받고 안도하는 린코. 그런데 수치심과 공포 속에서도 낯선 목소리의 요구는 어느새 그녀의 몸속 깊이 잠들어있던 관능을 일깨운다. 그리고, 또다시 걸려온 전화. “아직 안심하긴 일러, 사진은 또 있다.”

시게히코는 어느 날, 아내의 놀라운 모습이 찍힌 사진 한 장을 발견한다. 강렬한 의혹과 질투에 몸을 떠는 시게히코. 그리고 그는 정신을 잃는다. 정신이 들자 그는 온몸이 결박된 채 악몽인지 현실인지 분간할 수 없는 이상한 광경들을 강제로 보게 된다.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최근 들어 수상쩍기 그지 없는 아내에게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혼란과 공포와 의혹 속에서 갈등하던 그는 며칠 뒤 아내의 뒤를 미행한다.

한밤의 외진 공터. 쏟아지는 굵은 빗줄기. 급정거하는 차의 타이어 소리, 이어 터지기 시작하는 카메라 플래쉬. 그리고 드러나는 린코의 눈부신 나신. 린코와 시게히코, 그리고 정체불명 사이코 스토커 사이에서 벌어지는 욕망과 폭력의 게임! 과연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 스틸 컷_두 번째  
 

스크린을 가득 수놓는 욕망의 에로티시즘

<6월의 뱀>은 공개 직후부터 과도한 성애묘사로 논란이 되었던 영화지만, 보통 ‘에로틱 미스터리’라 할 때 사람들이 갖게 마련인 편견과 상당히 떨어져 있다. 이 영화는 죽음의 통고를 받고서야 자신이 살아있음을, 또한 ‘육체’를 가진 인간임을 깨닫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삶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됐을 때, 우리의 주인공들이 새로이 발견하게 되는 것은 자신의 몸에 있는 관능의 에너지이자 새로운 형태의 사랑이다.

그러나 현대 도시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삶은 소외되어 있다. 그들은 각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어떻게든 소통하고자 하지만, 마지막 삶의 에너지를 위해 자신의 관능의 에너지를 탐색하면서도, 자위를 통해, 혹은 자위행위를 엿보거나 사진으로 기록하는 행위를 통해서만 자신이 사랑하는 상대와 소통할 수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영화의 엔딩을 장식하는 정사 장면은 서글픈 아름다움과 감동을 선사할 수밖에 없다.

여주인공 구로사와 아스카의 올 누드 열연

여주인공 린코는 영화 초반부에서는 정체 불명의 괴한에서 스토킹을 당하면서 공포와 수치심에 떠는, 전형적으로 가녀리고 연약한 이미지의 피해자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되면서 그녀는 자신의 욕망과 관능의 힘을 찾아가며 자신의 힘을 발견한다. 영화 후반부로 가면 그녀는 자기 세계에만 갇혀있던 남편은 물론 자신을 괴롭히던 스토커까지 완벽하게 지배하며 파워풀한 힘을 드러낸다.

린코 역을 맡아 올누드 씬도 마다하지 않고 격정적인 명연을 펼친 여배우 구로사와 아스카는 이 역으로 권위있는 포르투갈의 판타스틱영화제인 판타스포르토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에로틱 미스테리 영화 역사상 가장 위험한 여주인공이면서도 끝내 관객들의 ‘관음증의 포로’라는 위치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원초적 본능>의 샤론 스톤과 달리, <6월의 뱀>의 구로사와 아스카는 어느새 영화 속 남성들은 물론 스크린 밖 관객들까지 완벽하게 매료시키며 완벽한 카리스마를 발휘한다.
 

 
   
  ▲ 스틸 컷_세 번째  
 

Welcome Back, Mr. Tsukamoto

츠카모토 신야 감독의 영화는 대부분이 한국에서 극장 개봉 또는 영화제를 통해 소개되면서 열광적인 환호와 찬사를 얻었다. 고정팬을 상당수 확보하고 있는 그는 새로운 작품을 하나 만들 때마다 관객들의 기대와 호기심을 자아낸다.

데뷔작 <철남 데츠오>부터 심상치 않은 재능을 과시했던 그의 영화를, <쌍생아> 이후 정말 오랜만에 다시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현대 도시인들의 고독과 소외감을 폭력과 에로티시즘을 통해 거친 흑백 화면에 풀어낸다는 점에서 <6월의 뱀>은 일견 초기영화 스타일로 되돌아간 것처럼 보이지만, 인간의 내면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훨씬 깊어지고 성숙해졌다.

일본 내 원로 감독들과 평론가들은 이러한 작품 변화를 가리켜 “재기로만 영화를 만들던 츠카모토 신야가 이제 어른이 되었다”고 칭찬을 했을 정도. 최근 그가 완성한 <바이탈 Vital>까지 보고나면, 그의 작품 내적인 변화가 <쌍생아>에서 씨앗의 형태로 존재했다가 <6월의 뱀>에서 비로소 만개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츠카모토 신야, 오랫동안의 숙원을 풀다

원래 <6월의 뱀>은 츠카모토 신야 감독이 데뷔작인 <철남 데츠오>보다 훨씬 먼저 구상했던 영화다. 해마다 장마비가 쏟아지는 6월이 될 때마다 “올해도 <6월의 뱀>을 찍지 못하는군.”이라 한탄했다는 그는, 첫 구상 후 15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6월의 뱀>을 완성하게 된다.

15년 전에는 잔혹하기 짝이 없는 스토커 이야기였으나 완전히 다른 영화가 된 까닭은, 감독이 가슴 속에 분노와 반항심을 가득 채워두고 있던 청년에서 인간 내면의 슬픔과 애절함을 아는 어른이 되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갖고 있던 분노와 절망을 투영한 캐릭터였던 사이코 스토커 이구치가 그저 잔혹한 인물이 아닌, 죽음 앞에서 나약하게 무너져 내리며 린코에게 실은 생의 마지막 선물을 주고 싶어하는 인간적인 면모를 갖추게 된 건 그 때문이다.

극 중 이구치에게 ‘숱하게’ 얻어맞는 남편 시게히코 역시, 아내와 부부생활도 거부하며 지독한 결벽증을 보이고 어머니의 상에도 무관심할 정도로 이기적이고 비정한 캐릭터임에도 감독의 시선은 대단히 연민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추하고 악한 인간의 내면을 구원으로 이끄는 힘은, 바로 린코가 가진 여성적 관능의 힘이다.
 

 
   
  ▲ 스틸컷_네번째  
 

영화천재 츠카모토 신야의 새로운 영상미학

<6월의 뱀>은 <철남 데츠오> 등 츠카모토 신야 초기작품의 특징이었던 ‘거친 흑백화면’으로 다시 돌아온 영화다. 블루톤을 살짝 입혀 끈적하면서도 신비로운 질감을 선사하는 화면은 보통의 일반적인 1.33:1의 화면비 대신 4:3의 TV 화면 비율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감독이 각 화면마다 한 사람이 등장하는, 거대 도시에서 고립되고 소외된 현대인을 표현하기 원해서이다.

이뿐만 아니라 고도의 상징적인 미쟝센, 빈번한 클로즈업은 배우들의 정제되면서도 역동적인 움직임을 섬세하게 수놓는다.

초등학생 시절, 활짝 핀 수국 위를 기어가는 달팽이 그림으로 미술 재능을 최초로 인정받았다는 그는, 이 그림의 이미지를 오랫동안 간직하다가 비로소 <6월의 뱀>에서 영화의 이미지로 사용하게 된다.

연일 쏟아지는 도쿄의 장마비, 물이 빨려들어가는 배수구, 집안 곳곳의 하수구, 비밀클럽 무대의 원형 물수조, 카메라의 렌즈, 활짝 핀 수국, 그 위를 기어가는 달팽이… 이 영화는 온통 원형의 이미지로 가득 차 있다. 극도로 절제된 대사와 압축적이고 상징적인 이 영화에서 이러한 이미지들은 영화의 주제와 맞물려, 관객에게 새로운 차원의 영상 쾌감을 선사한다.
 

 
   
  ▲ 스틸 컷_다섯 번째  
 

전세계가 인정한 충격과 감동

화려한 수상경력에서 말해주듯, <6월의 뱀>은 전세계가 인정한 새로운 충격이다. 77분의 짧은 러닝타임 안에서 결코 짧지도, 가볍지도 않은 이야기를 지극히 흥미진진하게 풀어가는 이 영화는, 수많은 영화제에 초청되었으며, 판타스포르토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시체스영화제에서 최우수미술감독상을, 그리고 베니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작품상을 수상함으로써 그 진가를 인정받았다.

국내에는 2002년 7회 부산영화제에 초청되어 순식간에 매진을 기록하면서 츠카모토 신야에 대한 한국관객들의 변함없는 애정과 이 영화에 대한 높은 기대가 이미 확인된 바 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고독과 외로움’을 그리고 싶었다는 츠카모토 신야 감독은 이 작품에서 몰래카메라와 스토킹, 자위 등의 자극적인 소재들을 사용하면서도, 고독하고 외로운 사람들이 ‘사랑’을 통해 구원받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국내 개봉은 12월 3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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