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야기(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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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야기(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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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선의 상부결정

중국은 손님을 대접할 때 ‘좌석배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설사 형편이 어렵다 해도 술과 음식을 극진히 준비하고 술잔을 다 비우기도 전에 곧장 채워 주며 심할 정도로 먹고 마시기를 권한다.

연회장 입구에서 맞은편 한복판 좌석에 그날의 접대 자가 앉고 그 오른쪽은 초대받은 사람 중 가장 직위가 높은 사람이고 왼쪽에는 두 번째 직위의 사람이 앉는다. 초대인이 많을 경우, 주최 측의 2번 지위자는 1번 지위자의 맞은편에 앉고 좌, 우에 손님 측의 3번째 4번째 직위의 사람이 배치되고 그 다음 순위는 역시 오른쪽, 왼쪽으로 앉는 방식이다. 이러한 좌석 순서는 매우 중요해서 초대 받은 사람이 맘대로 좌석을 차지하면 큰 실례가 된다.

음식이 나오면 반드시 초대받은 사람 중 1 번 지위자가 맨 먼저 시식한다. 통상 중국 음식을 여러 가지가 나오고 모든 음식은 이렇게 순서를 지킨다. 일반 서민들의 접대에서 ‘찐 생선’요리를 고급으로 친다. ‘생선찜’요리가 상 위에 오르면 초대자의 성의를 인정해도 된다.

나는 손님을 초대한 중국인은 누구나 전혀 주눅 들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고 거침없고 당당하게 접대하는 모습을 보았다. 산동성 하청공장에 업무 차 갔을 때, 마침 사장과 나이든 상위 관리직이 모두 출타 중이었다. 젊은 여직원과 사원들은 조금도 어색해 하지 않고 예의바른 태도로 우리일행을 맞이하여서 어릴 때부터 부모로부터 받은 교육 때문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지직원(조선족) 결혼식에서 겪었던 일. 상대 남자는 漢族이었다. 신부가 연변이라 그런지 결혼식은 신랑 집에서 치렀다. 회사 직원, 하청 공장 직원, 신부의 고향친구, 신부친척들과 함께 50여명이 넘어 회사차는 물론 하청공장의 차를 동원하여 신랑동네로 갔다. 이들은 특히 결혼식 때는 음식을 과분하게 준비를 한다. 온 동네 사람들이 잔치 집에 모여서 같이 음식 장만을 한다고 했다.

‘좌석배치’는 결혼식모임에서도 어김이 없다. 도착하자마자 내방한 손님들의 서열을 정했다. 1.2.3.4 의 서열을 정하는데 당시에는 내가 가장 고위직이라 당연히 1번이 되었고 나로부터 오-다를 받는 중국무역회사 사장이 2번, 3번은 우리 합자공장 사장, 4번은 신부 아버지 순서였다. 이것도 양측이 토론을 벌여서 정한 것이다. 우리일행 4명이 가장 좋은 자리에 앉고 신랑 측에서 가장 학식이 높고 명망 있는 사람이 바로 옆자리에서 융숭한 접대를 해줬다.

1234 좌석에 앉을 상관의 역할은 같이 온 일행을 대표해서 주요 결정을 내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전혀 불평 없이 따르는 것이 중국인의 ‘접대문화’이다. 그렇게 시끄럽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중국인이지만 상부의 결정에는 순순히 따라가는 그네들 문화가 나로서는 의외의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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