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중국과 정상수교 후 현지 공장업무로 자주 왕래하며 이런 저런 중국인을 만났지만 우리나라 수도 ‘서울’을 "서울"이라고 부르는 중국인은 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 거의가 조선시대 ‘漢城’의 중국식 발음인 "한청"이라고 했다. 그럴 때마다 ‘한청’이 아니고 ‘서울’이라고 설명하고 꼭 ‘서울’이라고 발음해 달라고 했고 때로는 진지한 태도로 강요했지만 고쳐 지지 가 않았다.
우리 정부는 10년도 더 지난 후에야 호칭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알았던지 2005년 전후해서 지금 사용하는 ‘首爾’ 중국식 발음 "셔우얼" 이라고 확정했다. 당시 중국 언론매체에서 ‘首爾’이냐 ‘首午爾’이냐를 두고 토론을 거쳐서 결국 "首爾"로 결정된 것이다.
‘서울’은 순수 우리말이고 한자어가 아니다. 영어로는 표음에 문제가 없는데 중국인은 발음이 안돼 "한청"을 고집한 것이다. "爾"는 중국어에서 주로 영어의 "R" 발음 과 비슷한 접미사로 쓰인다. 도시 명으로는 "하얼빈" 할 때의 "얼"에 해당한다. 같은 한자권인 일본의 경우는 다르다. 일본과 거래 시 우편물을 보면 대부분은 일본 가다가나로 바르게 표현한다. 간혹 나이가 많은 일본인은 "京城"이란 표현을 쓰기도 했지만 극소수다.
중국에 진출하는 외국 기업은 중국인 성향에 맞는 상품명을 반드시 다시 만들어야 한다. 비슷한 시기에 진출한 ‘코가콜라’ 와 ‘팹시’를 예를 들면 ‘코카콜라’는 중국식 이름을 "可口可樂"으로 만들어서 진출해서 성공한 반면에 "펩씨"는 별도로 중국 이름을 정하지 않았다. 결과는 물론 한쪽은 중국시장에서 성공했고 다른 하나는 실패했다.
‘코카골라’의 경우 "可口可樂"은 중국어로는 "커코우커르"이니 발음도 비슷하고 그 뜻으로도 좋다. "입이 매우 즐겁다" 혹은 "입이 왜 이리 즐거우냐" 등으로도 해석되니 성공할 수밖에. 반면에 "팹시"라고 정확히 발음하기는 어려워 비슷한 말로 "파死"로 불렀다. “파死"라는 발음은 "파쓰"이고 그 의미는 "무서워 죽겠다"이다.
팹시 경영진은 많은 경비를 들여 명칭공모를 했고 여기서 나온 중국식 명칭이 "百事"라는 이름이다. 막대한 손해를 본 후에 겨우 제자리를 잡은 셈. 중화사상이 뿌리깊이 박힌 중국인들은 특히 외국 자본에 대해서 거부감이 많아 명칭을 옳게 정하지 않으면 좋은 쪽보다는 나쁜 쪽으로 해석해서 외국 업체를 골탕 먹이는 모양이다.
몽고인‘Mongolian’은 반드시 "몽골"이라고 발언해야 맞는데도 ‘Mongol’을 중국인은 꼭 朦古(朦은 ‘흐리 멍청하다’)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타국의 호칭에서 조차 철두철미한 중화사상을 느낄 수 있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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