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무더위 때는 뭣 하나라도 입에 딱 맞는 음식이 드믑니다. 의식동원([醫食同源)이라는 말이 있지요. 의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는 뜻으로서, 그러니까 평소 우리가 먹는 음식은 모두가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약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오늘도 날씨는 엄청 더웠습니다. 그래서 오전근무만 마치고 퇴근하는 오늘 토요일 오후엔 입맛이 하도 없기에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인근의 김밥집에 들어갔습니다. 요즘엔 김밥도 경쟁이 심해서 김밥 한 줄에 고작 1천원입니다. 근데 날씨가 더워서 기진맥진한 탓일까요... 평소엔 맛있던 김밥이 오늘은 당최 맛이 없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아침에 배달된 신문 사이에 최근 개업한 찜질방의 50% 할인쿠폰이 끼어 있었습니다.
'모처럼 찜질방에 가서 땀이나 빼 볼까?' 건설비만 해도 수 십억원은 들였음직한 으리으리한 찜질방에 들어가니 시설도 역시나 휘황찬란했습니다.
재래식 불가마에 들어가 땀을 쪽 빼고 냉수로 샤워를 하니 그제서야 묵었던 스트레스까지도 덩달아 몸에서 빠져 나가는 듯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tv를 보고있는데 마침 딸과 아내가 함께 손을 잡고 들어섰습니다. 아내는 "날이 더우니 오늘은 모처럼 콩국수 해 먹읍시다."며 시장에 갔다가 하교하는 딸을 만나 함께 오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거 좋지~!"
아내는 아침에 이미 콩을 삶아 믹서에 곱게 갈아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고 했습니다. 아내가 국수를 삶아 건지고 사이에 저는 냉장고를 열어 콩국에 생수를 부었습니다. 그리곤 아내가 건네준 썬 오이와 소금으로 간을 맞추었습니다. 얼음과 고소한 깨까지 넣으니 콩국수의 맛은 그야말로 임금님의 수랏상이 부럽지 않았습니다. 콩국수에 곁들여진 열무김치의 그 시원하고 아삭한 맛이라니...! 아내는 고 3 딸에게 연신 "많이 먹고 기운 내거라."며 권했습니다.
그러자 딸은 "이거 많이 먹으면 돼지처럼 살찌는 거 아니에요?"라면서도 연신 잘 먹었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불현듯 다시금 아들 걱정을 입에 달았습니다. "이럴 때 우리 아들도 있었음 이 콩국수를 참 잘 먹었을 텐데...!" 그래요. 현재 나라를 지키고있는 일병 아들은 평소 콩국수를 참 좋아했지요. 헌데 아들은 오는 9월이나 돼야만 휴가를 또 나올 수 있으니 아내는 그래서 아들 걱정을 그처럼 했던 것입니다.
아내는 "네 오빠 몫까지 먹거라"며 애꿎은(?)딸에게 자꾸만 콩국수를 먹였습니다. 하여 딸과 저는 그 맛있고 시원한 콩국수를 두 그릇이나 먹었습니다. 군대도 지금은 참 많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때론 피자도 주고 기름에 튀긴 통닭도 준다지요? 근데 요즘 같은 찜통더위 때는 과연 콩국수라도 줄까 싶습니다.
오늘은 우리 세 식구만의 조촐한 콩국수 파티를 했지만 아들이 휴가를 나오면 다시금 우리 가족 모두의 콩국수 파티를 하고 싶습니다. 새삼스레 또 아들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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