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선일씨를 두 번 죽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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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선일씨를 두 번 죽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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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선일씨 참수동영상을 대체 왜 보는가

옛날 학처럼 고고하게 살던 선비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는 마을에서도 존경과 추앙을 받는 사람이었답니다. 옛날엔 지금처럼 가정마다 목욕시설이 갖춰지지 않았음으로 해서 요즘처럼 폭염이 휘몰아치는 즈음이 되면 그저 안방 앞의 우물가에서 우물물을 길어 올려 몸을 씻든가 남정네들은 등목을 하곤 했습니다. 헌데 그 선비는 습관처럼 여름밤만 되면 슬그머니 집을 나서 어디론가 나가서 새벽녘이 되어서야 귀가해 수면삼매경에 빠지곤 했습니다.

그래서 집안 식구들은 물론이요, 동네 사람들도 모두들 그 선비의 행적에 관하여 궁금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하여 어느 날 밤에 일단의 동네사람들이 모여서 그 선비가 집을 나서는 뒤를 자객처럼 따라 붙었습니다. 그날 결국 동네사람들은 그 선비의 '양두구육'을 비로소 발견하곤 경악을 금치 못 했습니다. 알고보니 선비는 여자 혼자 사는 집만 골라 그 여자가 더위를 못 참아 목욕하는 모습을 숨어서 보길 병적으로 즐겼던 '관음증 환자'였답니다.

국민적 공분과 슬픔을 불러일으킨 김선일씨 살해사건으로 인해 지금 전국이 비탄의 강에 빠져 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생각 없는 일부 네티즌들이 외국의 잔혹,엽기 공개전문 사이트에 의해 올려진 김선일씨 살해 동영상을 다운 받아 무차별적으로 유포하고 있다고 합니다. 무고한 죽음을 당한 김선일씨를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이 때 이같은 실로 어처구니 없는 작태는 김선일씨를 두 번 죽이는 파렴치의 극치라 아니할 수 없다 하겠습니다.

이같은 행태는 서두에 예를 빗댄 양두구육의 선비와도 같은 '두 얼굴의 관음증 환자'에 다름 아니라 하겠습니다. 이와 같은 예기치 않은 '사태'에 대하여 정보통신부와 경찰은 시급히 그 차단책을 마련하고 있다고는 합니다만 자고로 주인 열이 도둑 하나를 못 잡는 법입니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는 이미 IT강국입니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이용자수는 인터넷 도입 10년만에 무려 3천만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귀결은 '얼짱 문화'와 '아바타 문화', 그리고 '블로그'붐을 일으키는 등의 신드롬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음은 역시도 주지의 사실입니다.

청소년과 성인간의 부도덕한 원조교제는 더 말할 나위도 없으며 채팅으로 인한 불륜과의 조우와 그 연결 선상의 가정의 해체, 인터넷에서의 살인모의와 자살 사이트 등 그 폐해는 이루 열거하기조차도 어렵습니다. 칼을 주부가 사용하면 사랑하는 가족의 음식을 만들 수 있지만 살인자가 사용하면 무고한 사람도 함부로 죽이는 법입니다.

고 김선일 씨 참수동영상이 어찌 유포되었고 또한 그 내용이 어떠한지에 대하여서도 저는 조금의 관심도 없습니다. 그저 결혼도 안 한 총각이 한창 나이에 이역만리에서 참혹한 죽음을 당했다는 것만이 지금도 제 마음을 저리게 하는 것입니다.

네티즌 여러분, 같은 네티즌으로서 단호하고 강력하게 주창합니다!

김선일씨를 두 번 죽이는 그분의 참수동영상이 혹여 당신의 이 메일로 도착했더라도 여러분들은 단호하게 그 장면을 보지 맙시다! 사람은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사물을 관조해야만 비로소 동병상련의 감흥에 젖는 법입니다.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과 형과 오빠와 손자가 만약에 그같은 참척을 당했다고 가정해 보자구요. 어찌 감히 그같은 잔혹 끔찍한 참수동영상을 볼 수 있겠습니까? 물을 소가 먹으면 우유가 되지만 뱀이 먹으면 독이 되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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