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에서도 김성규씨의 ‘눈가리개를 이제 푸소서’라는 조시(弔詩)는 특히 많은 사람들을 슬프게 했다.
[조시 전문]
눈가리개를 이제 푸소서!
아무나 가지 않은 곳에
그대는 갔습니다.
아무나 공부하지 않는 말을
그대는 뜻을 세워 준비했습니다.
가정의 눈물을 넘어 나라를 업고
님은 멀리 가고도 또 더 멀리 가셨습니다.
살려달라고 애걸하는 그 눈빛마져 가려졌지만,
우리 모두는 님을 보고 있었습니다.
조국이 그대를 보냈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그대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이제 가야 할, 이제 님이 못다한 일을 이루기 위하여
삼천명이 나섰습니다.
모래바람에 그대 이차돈의 목숨보다 더
스테판의 숨소리보다 더 애절하게
그대의 애타는 목소리는 멀리 조국땅까지
날아왔습니다.
우리 모두는 그대를 마중나갔습니다.
부디 저 세상에서는
모래바람 막던 눈가리개 푸시옵소서!
우리 모두의 명복을 비는 모습을 보시옵소서..
조국은 그대의 빛나는 눈빛을 보고 있습니다.
이제 눈가리개를 푸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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