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회의 만연, 농민 신뢰 스스로 떨어뜨려
허상만 농림부 장관은 취임이후 줄곧 농민들과의 ‘대화’를 강조했다. “현장에서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는 것”이 허 장관의 신조였다. 허 장관은 기존 농정대책이 현장에서 떨어진 밀실 행정으로 농민과의 거리감이 멀어짐으로 농정불신이 커졌다며 현장 중심의 농정을 통한 농업인 신뢰 회복을 매번 강조했었다.
하지만 최근의 농림부의 행보를 보면 허 장관의 이런 발언들은 ‘공언(空言)’ 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보다 많은 비공개 회의로 농민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농림부는 비공개 회의가 만연하고 있다. 보안 기관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지원대책, 쌀 관세화 유예 협상,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 등 굵직굵직한 현안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허 장관을 비롯한 농림부 관계자들은 농업인 의견을 충분히 묻고 정책에 반영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그 어디에도 농업인에게 정책을 묻는 열린 회의를 보지 못했다. 언제나 해당 이해 당사자들끼리 문을 닫고 ‘그들만의 회의’로 끝을 내곤 했다. 오고 간 이야기 중 깊은 내용은 당사자들을 제외하고는 모를 뿐이다.
22일 농림부는 농업기반공사 대회의실에서 허 장관 주최로 ‘품목단체 간담회’를 주최했다. 이 자리는 농업·농촌 종합대책, 쌀 협상 대책,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지원대책을 농림부 장관과 품목별 대표자가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30분간 지체된 회의에서 농림부 관계자들이 앵무새처럼 말하는 각 부문 대책 방안을 듣고 회의 참가자들의 자유 토론이 실시되려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농림부 직원이 오더니 “자유 토론을 의해 비공개로 회의를 실시할 예정이다”라며 “기자분들은 나기주기 바란다”라는 뜻밖의 통보를 들었다. 그냥 앉아있었더니 애절하게 강요(?)하길래 어쩔 수 없이 회의장 밖으로 나갈 수 밖에 없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자리는 향후 농업인 지원과 품목별 세부 지원 방향을 논의하는 농업인이 꼭 알아야 하는 이야기 들이 오고가는 중요한 자리였다. 비공개로 진행한다는 것은 농림부 장관과 품목단체별 대표들만 이야기한다는 의미이다. 어떤 이야기들의 오고 갔는지 정작 지원 받아야 할 농업인은 알 수 없는 것이다. 기자와 농업인들이 들으면 안 되는 ‘껄끄러운 이야기’들이 오고 간다는 의미로 밖에 이해할 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이런 비공개 회의가 일반화돼 많은 농림부 회의가 이런 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상당히 숙달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자를 몰아내는 농림부 직원에게 ‘프로의식’을 느낄 정도이니 말이다.
의혹은 불신을 낳을 뿐이다. 현재 만연하고 있는 농림부의 비공개 회의는 스스로 농업인들의 불신만 키우고 있는 결과를 낳고 있다. 농림부가 진정 농업인을 위한다면 당장 안 좋은 이야기를 듣더라도 농업인들 앞에서 솔직히 이야기하고 이해를 구하려고 해야 할 것이다. 농업 중요 현안에 관해 농업인을 배제시키고 뒤에서 이야기를 다 끝낸 다음, 시간을 끌다 농업인을 두 번 울리는 짓을 이제 제발 하지 않았으면 한다.
농림부가 ‘그들만의 회의’에서 벗어나길 간절히 바라며 씁쓸한 발길을 돌렸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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