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와 나의 외조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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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와 나의 외조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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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고인이 되신 나의 외조부님 이야기를 친구분이셨다는 또래 할아버지의 증언으로 이글을 올린다. 필자가 태어나기 20년 전인 1950년도의 기록이었다

선교활동을마치고 귀국한 외할아버지 가족은 31살 되던해 서울대 병원장을 역임하면서 당시로도 부자동네로 손꼽히던 혜화동 가정에서 집사 너댓명을 거느리고 기사를 둔 리무진(당시 리무진이라는 말은 없었지만 요즘으로 치면 리무진급이었슴)을 소유한 땅부잣집 5남 2녀중 막내였다.

선친과 7남매 모두 독실한 기독교인이었고 남에게 배풀기를 좋아하던 유복한 집안이었다. 그렇지만 곧 6.25가 발발하면서 식구들은 모두 피난을 떠나려했지만 조부님께서는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는데 자기들만 살겠다고 고향을 등진 대다수 의사들을 강하게 비난했다.

북한군이 38선을 넘었다는 소식에 의사들 대부분이 서울을 떠난 직후여서 전선일대엔 의료진이 거의 남아있지않았다. 8살난 딸아이(필자의 모친)의 손을 꼭 붙잡은 아내는 한강교가 폭파될 것이라며 서둘러 피난을 설득했지만 고집을 꺾진 못하였다.

'북한군들이 미아리고개를향해 내려오고있어요...밖에 차를 대기시켜 놓았으니 같이 가요'

그렇지만 조부님께서는 미소를지으며 김일성과 자신은 아는사이(기독교의 뿌리였던 김정일 참조)라며 저들과 상대하면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을 것 이라며 안심시키고 장인.장모와 여섯명의 형님과 누이 자신의 부모님들만 피난케 하고 부상자들과 국군 패잔병을 돌보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활동하고있을 때 그의 설교내용에 감동에복받쳐 눈물을 흘렸다는 말을 듣고는 마음을 진정한 상황이었다.

동대문지역을 점령한 북한군들은 더이상 상종하지 못할 정도로 인간이라고는 차마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린아이건 임산부건 아녀자건 닥치는대로 총검으로 난도질하고 죽은 어미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통곡하는 아이마져 처참한 시신으로 만들어버렸다.

흥분을 감추지 못한 외조부님은 서울대병원에 은신하면서 라디오를통해 전황을 경청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워낙 활달한 성격의 외조부님은 3개월가까운 시간을 실내에서 지내고 있는 것이 감옥과도 같았다.

UN군이 상륙하고 의료반이 도착하고있다는소식에 매우 기뻐하시며 때맞춰 상경하는 가족들을 맞기위해 박으로 나가다 잔류해 있던 북한군 병사들에 체포되 노동당사로 압송되셨다. 국방군들을 어디에다 숨겼냐며 모진고문을받은 외조부님은 마침 당사를 습격한 국군에의해 구출되셨지만 만신창이가 된 조부님몰골은 외국인 의사들조차도 손을 쓸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9월25일 그러니까 서울수복을 3일 앞두고 35세라는 너무나도 젊은 나이에 하늘나라로 가신 것이다. 갈기갈기 찢겨진 옷가지에 피범벅이 된 모습을 본 가족들은 그 자리서 실신하기도 했다고 한다.

조부님은 생전에 수십권이상의 저서를 발간했으나 그외 자료들을 모두 북한군이 가져갔기에 남북통일이 되지않는한 그분의자료를 찾을 수 없다고 하니 참으로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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