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 사람들의 색다른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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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 사람들의 색다른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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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남편, 알콜중독 정신분열증 환자 부인의 결혼 이야기

^^^▲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소담출판사 펴냄^^^
세상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것은 무엇인가? 세상이란 하나의 덩어리 속에서 누구보다도 빛나는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정답은 당연히 없다. 혹은 모두다.

에쿠니 가오리는 "반짝반짝 빛나는" 이란 책에서 어떠한 형태에 사랑이든 간에 사랑을 하는 모든 사람들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잠에서 깨어나자 아홉 시 15분이고, 무츠키는 벌써 나간 후였다. 잠옷을 입은 채 거실로 나가자, 향긋한 커피 냄새가 났다. 청결한 실내에는 가습기가 쉭쉭 소리를 내고 있고, 리플레이 단추를 눌러 세트한 CD가 세 장, 귀에 거슬리지 않을 정도의 볼륨으로 흐르고 있다. 나는 갑자기 불안해졌다. 무츠키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기분이 들었다. 아니 어쩌면 애초부터 무츠키란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비정상적이리만큼 밝은 이 방과, 환경음악의 병적인 투명함. 이곳에는 진짜 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나는, 당장 무츠키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지금에 와서 새삼스럽게 하네기의 꿈을 꾸다니, 무츠키 탓이다. 무츠키가 그런 말을 했기 때문에, 가슴에 응어리진 불안이 점점 목구멍으로 치밀고 올라와, 나는 거의 울음을 터뜨릴 지경이었다. -본문 中에서 p44

게이 남편을 둔 쇼코, 알콜중독에 정신분열증 환자 부인을 둔 무츠키 그들의 결혼은 이미 어긋나 있는 상태에서 시작됐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이들의 기묘한 결합을 두고 뭐라 말하겠는가?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스토리라고 일축해버릴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에쿠니는 그것은 아주 자연스레 이야기를 풀어간다. "냉정과열정사이"는 두편의 소설을 나누어 각각의 남자와 여자의 시선에서 그려진다면 이 책은 한 권의 책 위에 남자와 여자의 시선이 번갈아 가며 오가고 있다.

사랑은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지론으로 삼고 있는 듯 하다. 어느 누구도 일방적인 이야기를 듣고는 판단할 수 없는 듯이 말이다.

이렇게 불안전한 결혼을 그들은 강행했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그러나 그들은 서로 결합 할 수 없는 사람들이지만 세상에서 아웃사이더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그들은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하고 보듬어 안아 주기도 하며 살아간다.

"은사자들은 서로 무리지어 살아간다"

책 속에는 그들을 은사자로 표현한다. 은사자... 흰색 털을 가졌고 초식동물인 돌연변이 은사자들은 무리 속에서 살지 못해 자신들만의 무리를 지어 살아간다. 그들의 털이 바람결에 날릴 때 은색 빛을 띤다 해서 은사자라고 불린다.

우리의 주인공인 무츠키, 쇼코는 그런 은사자의 모습을 닮았다. 세상이 그들을 거부하듯 그들은 세상 속에서 멀어져 자신들의 무리를 지어 살아가고 있다.

세상은 저마다의 무리를 지어 살아가는 게 아닐까? 지구라는 거대하다고 볼 수 있는 별은 이미 우주라는 틀에서 무리를 지어 밖으로 떨어져 나온 은사자들이라 볼 수 있다. 즉 지구인들 모두가 은사자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서로 부둥켜 안아주며 호흡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 게 아닌가?

그들의 결합은 이렇게 자연스러움으로 비춰지고 그들은 서로 동병상련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옆에 있는 물건을 죄다 무츠키에게 던지고 있었다. 홍차 깡통, 찻잎 거르개, 민트병, CD 재킷, 물뿌리개, 문고본. 하나하나 던지면서, 나는 흐르는 눈물에 나를 맡겼다. 목구멍에서 꺽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무츠키는 마치, 양심이란 바늘을 잔뜩 곧추세우고 있는 고슴도치 같다. 무츠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물론 나는 그게 죽도록 무서워서, 말 따위는 사실을 말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정말 슬펐다. 어째서 결혼 따위를 한 것일까. 왜 무츠키를 좋아하게 된 것일까. …나는 자신이 몹시 떨고 있음을 알아챘다. … 나는 이제 무츠키 없이는 살 수 없다.” -본문 中에서 p183

이 소설은 또한 게이 남편의 애인까지도 함께 어울려 살아간다는 반전을 숨기며 부인은 결혼 1주년에 남편에게 최대의 선물을 한다. 그것은 남편의 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이보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상대를 배려하는 사랑을 가진 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 이들의 사랑은 외형적인 면에서는 상식을 어긋난 사랑이다. 하지만 그 상식 또한 우스운 존재가 아닌가?

그저 이렇게 서로 따뜻하게 아껴주는 사랑을 해보고 싶어진다. 서프라이즈 파티는 이렇게 세 사람을 모두 행복을 만끽하게 주고 있다. 그럼 된 거 아닌가? 세 사람이 행복하다면 이 세상에서 누가 그들에게 뭐라 말할 자격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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