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위기로 ‘굶주림, 폭동 등에 휩싸여’
세계-식량위기로 ‘굶주림, 폭동 등에 휩싸여’
  • 김상욱
  • 승인 2008.04.13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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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 총재, ‘세계는 지금 대재앙의 가장자리에 와 있다’

^^^▲ 필리핀 사람들이 수입된 쌀이 쌓여 있는 곳에 들러 가격이 치솟은 쌀을 구하려 모여들었다.
ⓒ AFP^^^
고유가, 곡물 및 식품가 급등, 식량 부족, 이에 따른 폭동, 파업 등 저개발 국가 발(發) 위협들이 널리 퍼져가고 있다.

전 세계에 걸쳐 식량위기는 빠른 속도로 확산돼 가고 있다. 기후변화, 중국의 소비 증가, 바이오연료 생산 확대 등이 식량 부족을 초래하고 물가 급등을 유발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카리브 해 연안 국가에서부터 극동에 이르기까지 많은 도시에서 폭동이 발생하고 있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13일 이 같은 세계적인 식량위의 위험성을 크게 보도했다.

신문은 로빈 맥키-히더 스튜어트 보고서를 인용 수백만 명이 굶주림에 직면하고 있으며, 지구촌 안보에 위협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 보도 내용을 일부 발췌 등, 열거해 본다.

신문은 한 예로 인도 뉴델리의 한 가정주부의 말을 인용했다. “그녀는 하루에 50루피 (1250원 상당)를 버는데 그 돈으로 시장에 가면 이 금액이 얼마나 적은 금액인지 알 수 있으며, 따라서 가게주인을 때려주고 싶고, 정부를 쓰레기통에 쳐 넣어버리고 싶다”고 토로했다.

42세인 그녀는 몇 달 전만해도 자신과 남편이 하루에 2끼 이상을 먹을 수 있었으나 지금은 하루에 한 끼만 먹을 수 있는 처지이며, 따라서 두 아들은 형편이 좀 나은 친척집에 보내 살아가도록 하고 있다. 그녀는 약간의 야채와 양파 그리고 양념을 해 만든 로티(인도의 전통적인 둥글고 편편하며 얇은 밀 빵)를 열 두 어 장 만들어 먹고 남으면 밤에 먹는다고 말하고, 자기는 남편과 매일 밤 다투면서 살고 있다며 심각하게 어려운 사정을 말하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이 이야기는 참으로 비참한 이야기이다. 이 같은 현실은 단지 인도의 한 가정만의 얘기는 아니다. 전 세계에 걸쳐 식량위기는 현재 놀라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몇 달 전만 해도 가족을 위해 음식을 마련할 수 있었으나 급등하는 물가 즉 밀, 쌀, 식용유 등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수직상승해 굶주림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식량부족으로 인한 대재앙은 지구촌을 암울하게 하고 있다.

채 1년도 되지 않아 밀 값은 130% 인상됐고, 콩 값은 87%. 쌀은 74%나 인상됐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현재 세계는 곡물 재고량은 8~12주 분(分)에 불과하며 198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지난 주말에 워싱턴에서 개최된 서방선진국 회담(G7)에서 전 세계 수백만 명이 비참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부자나라에서 참석한 대표단에게 “세계는 지금 대재앙의 가장자리에 걸쳐 있다”며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이어 “이는 단지 식량문제만은 아니라 점증하는 사회불안이며 앞으로 어린이와 어른들의 학습기회를 상실하게 하는 것이며, 지적 물질적 성장을 저해시키는 문제이다”고 말하고 “이런 식량 위기에 대한 시급한 해결 없이는 빈곤에 대항한 투쟁이 발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방글라데시 물가 항의 시위 : 놀랄 일은 아니지만 이러한 급등하는 물가는 세계 곳곳에서 심각한 정치적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각) 방글라데시 다카에서는 1만 명의 방글라데시 섬유노동자들이 경찰과 충돌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20명을 포함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날 소요사태는 식품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였으나 경찰은 곤봉과 취루가스로 사태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부상자들이 속출했다.

▲ 아이티 : 최근 시위대들은 50%까지 치솟은 주요 농산물 가격에 항의하기 위해 대통령궁 앞에서 폭동을 일으켰다.

▲ 이집트 . 인도네시아, 아이보리코스트, 모리타니아, 모잠비크, 세네갈, 카메룬 : 배고픔에 시달린 수많은 주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물가 폭등에 항의 시위를 했고, 일부 국가에서는 사망자까지 발생하는 비참한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 베트남 : 쌀 도둑이 극성을 부리는 범죄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논에 있는 곡식을 침입자들이 밤새 도둑질해 가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이 같은 현실에 석양 이후엔 모든 추수기의 이동을 전면 금지시켰고 농부들에게 24시간 논을 지킬 수 있도록 엽총으로 무장하도록 했다.

^^^▲ 아프리카 짐바브웨. 식료품 가게의 선반이 텅 비어 있다. 식량위기를 여실 보여주는 한 장면이다.
ⓒ AP^^^
서방선진국(G7)회담에서 대두된 주된 문제는 7년 전 미국이 석유와 혼합해서 사용할 수 있는 바이오 연료 에탄올 증산을 위해 농민들에게 보조금을 제공하겠다는 결정이었다.

미국의 이 정책은 자국의 석유수입을 제한하고 지금까지 미국의 2천만 에이커를 재배하는 농민들 지원에 도움이 됐다. 이 같은 정책으로 미국은 식량 생산이 극적으로 감소했으며 결과적으로 밀, 콩 그리고 기타 작물 가격은 천정부지로 상승하게 됐다.

아르헨티나, 캐나다 및 일부 유럽 국가를 포함한 다른 국가들도 미국과 같은 정책을 채택. 바이오 연료 값 상승을 막는데 일부 효과를 보았으나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구체적으로 국가 이름을 밝히진 않았으나 미국을 겨냥 비난을 했다. 그는 바이오연료의 효과를 면밀히 분석해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유야 무엇이든 에너지 안보 및 기타 목적으로 바이오연료 개발을 강조하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이 먹을거리인 식량 생산에 민감하다며 바이오연료 생산 과대한 확대에 부정적인 발언을 했다.

이 점에 대해서 영국정부의 과학 자문관인 존 베딩턴 교수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세계 수요를 충족하는 재생가능 에너지를 생산하면서 동시에 대량의 식량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떻게 대량의 곡물을 확보하겠는가를 상상하기가 어렵다”면서 “실제 식량공급은 유지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식량가격 상승에 따른 미국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질문을 받은 행크 폴슨 미 재무장관은 이러한 질문을 일축했다. 그는 “이 문제는 복잡한 것으로 많은 요인이 있다”면서 미 에너지 정책 비난에 보호막을 쳤다. 이어 그는 최우선 정책은 가격상승에 대한 장기적인 이유를 고려하기 전에 필요한 사람들에게 식량을 공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엔식량프로그램(UN WFP=UN World Food Programme)에 긴급자금으로 5억 달러를 제공한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지금 즉각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미국과 유럽은 지난 해 가솔린 가격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탱크에 가솔린을 가득 채우는 등 세계의 가솔린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자신들의 배 채우기에 혈안이 돼 있다”고 비난하고 “따라서 상황은 날마다 더욱 더 악화 일로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세계 식량 위기의 원인을 기후변화(지구온난화)를 지목한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증가해 생태계가 교란되고 여러 곳의 토지를 황폐화 시키고 있다. 호주의 경우 가뭄 등으로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하고 곡물 생산량이 감소하는 등 기후변화 영향이 뚜렷한 국가이다.

중국은 식량가격 상승 원인 제공국가

식량 위기의 또 다른 요인은 중국의 육류소비, 특히 돼지고기의 소비량 배증(倍增)이다. 중국의 농민들은 돼지고기 수요를 대기 위해 더욱 더 많은 돼지를 기르게 됨으로써 이 돼지들의 사료로 곡물이 소비된다. 중국은 세계 경작지의 7%를 차지하고 있으나 오염과 물 부족으로 차츰 경작지가 감소하고 있는 실정으로 식량이 감소하고 있다. 그 결과로 제 3세계로 흘러가던 곡물양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을 초래하게 됐다.

중국의 중산층은 확대되고 육류소비는 1980년 이래 150% 이상이나 증가해왔다. 그래서 최근 중국에서는 기존에 하던 사업을 접고 돼지고기 정육점이나 양돈(養豚)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다. 돼지고기 값이 급등하고 있어 수지타산이 맞는 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돼지고기 값은 지난 1년 동안 58%나 뛰었다. 또 중국 음식에서는 기름에 튀기는 음식이 많아 역시 식용유 수요도 많아 더욱 이들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

오늘날 중국인 한 사람이 한 달 평균 50kg을 소비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 수백만 마리의 돼지와 이를 기를 토지가 필요하다. 이 같이 중국이 세계 곡물가격 상승의 원인을 제공하는 국가다.

그리고 식물성 기름, 콩, 팜 오일 등은 아시아의 주요 칼로리 원(源)이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의 홍수와 인도네시아의 가뭄 등은 이들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

나아가 이러한 오일도 호주를 비롯해 많은 국가에서 디젤 대신에 바이오연료로 팔려나가고 있다. 그 여파는 제 3세계의 곡물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팜 오일 가격

오일 팜 나무는 식용유를 생산하는 가장 효율적인 재료이다. 오일 팜 나무 재배 면적 1에이커는 콩 재배 면적 8 에이커의 소출량과 맞먹는다. 불행하게도 지난 8년에 걸쳐 수요는 성숙되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기 시작됐다. 식물성 기름은 선진 국가에서 칼로리의 원천으로 매우 중요하다. 식물성 기름의 부족은 곧 식량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가뭄과 말레이시아의 홍수는 이런 작물에 치명타를 입혔다. 농부들과 대규모 농장 기업들은 재빨리 기존의 경작지를 갈아 업고 다른 작물로 전환해버렸다. 지난해 팜 오일 가격은 70%나 뛰어 올랐다. 한 예로 지난 해 11월 중국 충칭(중경)에서는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식용유를 구입하기 위해 상점에 한꺼번에 인파가 몰려들어 3명이 죽고 31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바이오연료 수요

에탄올의 수요 증가는 미국의 아이오와의 풍경을 바꿔버렸다. 오늘날 미 중서부의 핵심 땅은 옥수수벨트이다. 어디를 쳐다봐도 옥수수 밭 천지이다. 아이오와는 미국의 전체 에탄올 생산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곳에는 21개의 에탄올 생산 공장이 들어 서 있다. 아이오와 농부들은 기존의 울타리를 걷어내고 옥수수 밭을 일구고 콩밭을 갈아 업고 너도 나도 옥수수재배에 뛰어들며 마치 서부 개척시대의 ‘골드러시(Gold rush)’를 연상하게 한다.

그러나 이곳에는 사람이 먹어야 할 곡물은 찾기 힘들다. 에탄올 수요의 급증으로 농부들과 기업들은 곡물 대신 더욱 더 바이오연료 원료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세계의 곡물 부족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기후변화(지구온난화)

세계의 이 같은 곡물 부족사태는 기후변화에 따른 요인도 크다. 호주의 경우 한해 평균 2천 5백만 톤의 곡물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5년간 연속적인 가뭄으로 2006년도에는 곡물생산량이 겨우 980만 톤에 지나지 않았다. 호주의 농부들은 농사를 지어 봤자 생산원가도 건지지 못하고 있으며, 그들은 만일 운이 있다면 다음 번 농사는 좀 잘 되겠지 하는 생각만 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 미국 : 지난해 옥수수 생산은 9천3백만 에이커로 지난 2006년도에 비해 19% 증가했으며, 동물 사료용으로 옥수수가 76% 사용됐다. 쇠고기 1kg을 생산하는데 곡물 8kg이 소요된다. 미국 옥수수의 20%는 지난 2006-2007년도에 에탄올 50억 갤런을 생산하는 데 사용됐다.

▲ 중국 : 중국인 1인당 연간 평균 소비하는 육류는 1985년에 20kg이던 것이 이제는 50kg으로 2.5배 증가했다. 지난 해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은 58%나 올랐다.

▲ 태국 : 태국의 최상급 쌀의 원가는 900달러로 한 달 사이에 30%나 치솟았다.

▲ 유럽연합 : 오는 2020년까지 운송용으로 사용된 바이오연료의 점유율은 10% 증가가 전망되는 등 심각한 식량위기 요인들이 많다.

한편, 유엔 식량프로그램은 올 한해 식량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급하기 위해 5억 달러의 금액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으며, 오는 2050년 세계 인구는 92억 명으로 예측된다. 현재 세계 인구는 66억 명이다.

지난 12개월 사이에 밀 값은 130% 상승했고, 세계 부자나라 20%가 소비하는 식량은 가난한 나라 20%에 비교해 무려 16배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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