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박정희 왜 몰라 경제회생 끝내 실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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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박정희 왜 몰라 경제회생 끝내 실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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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 칼럼

윤석열 대통령이 교육부를 크게 질타했다는 지난 주 국무회의 분위기가 꽤 살벌했던 모양이다. 당일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인사에 따르면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이 어렵다는 말을 하면서 그 자리에 참석한 교육부 차관이 수도권 대학 정원 규제 등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하자 윤 대통령이 ‘다시 한번 그런 얘기하면 교육부를 없애버리겠다’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매우 수위가 높은 발언인데 좋다. 그게 바로 우릴 칭칭 동여맨 규제를 다 풀어서 경제 살리고 민생 챙기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일 것이다. 그러나 오늘 좀 다른 얘기를 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한강의 기적을 만든 박정희를 모르면, 그의 경제철학을 모르면 유감스럽게도 규제개혁 끝내 못할 것이고 그가 원하는 경제 회생은 힘들 수 도 있다는 게 내 판단이다.

수도권 대학 정원 규제를 하게 된 배경을 충분히 파악하지 않고선 버럭 화를 내는 선에서 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몇몇 마피아집단이 자기가 이익을 보려고 오늘날의 규제를 만든 게 아니다. 오해 마시라. 사안이 그렇게 간단치 않다. 핵심은 뭘까? 박정희 사후 거의 반세기 가깝도로 박정희가 갔던 길과 정반대로 갔던 게 지난 반세기 동안 실은 우리 모두였고, 그 과정에서 박정희처럼 하면 안된다는 짧은 생각 아래 만들어낸 게 각종 규제이고 이른바 명분 근사한 균형발전이고 상생이고 뭐고 따위의 감언이설이었다. 그게 핵심이다.

그렇게 하는 게 개혁이고 정상화라고 믿었던 것이다. 그럼 박정희 경제철학은 어떤 것일까? 박정희, 그는 경제평등주의를 결코 내세우지 않았다. 거꾸로였다. 즉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원리에 따라 움직였다. 잘하는 중소기업에 인센티브를 줘서 대기업을 만들었고, 잘 사는 사람이 더 잘 살게 만든 다음 그걸 나중에 함께 나누어 가지겠다고 했다. 이해 하셨는가? 그래서 박정희 시절의 경제성장 방식은 차별화와 불평등을 역이용한 것이었다는 게 내가 잘 아는 경제학자 좌승희 박사의 말이다.

그런데 그걸 뒤집는 게 좋은 것이고, 개혁이라고 생각하는 경제민주화가 무슨 대세인양 지난 반세기를 휩쓸었다. 그것의 원조도 김대중-노무현 좌파정부만이 아니라 실은 전두환 정부다. 즉 지금 우리 몸을 옥죄고 있는 수도권정비계획법(1982년)을 통해 수도권규제를 시작했던 것도 5공이다. 그건 전두환의 개인적 취향이 아니라 ‘박정희 이후’ 우리 모두의 못난 사회적 합의였고, 박정희를 잊기로 작정했다는 뜻이다.

즉 당시 전통은 집권 뒤 이른바 시장경제개혁을 단행했는데, 핵심은 ‘박정희 반대로’였다.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라고 말했던 김재익의 경제논리도 실은 그것이었다. 즉 그런 성장 방정식 자체를 5공은 청산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그게 좌승희 박사의 시각이다.

박정희 시절 가장 혜택을 많이 본 집단으로 재벌-대기업과 수도권-대도시를 설정해 이들을 잡겠다고 선언했던 것이다. 그걸 ‘정의사회 구현’이라고 저들은 거창하게 설명했고, 실제로 30대 재벌에 대한 각종 규제가 그때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게 좌파 정권을 만나서 더욱 기승을 부렸다.

전두환이 씨앗을 뿌렸던 경제민주화의 꽃이 거대하게 핀 것이고, 이 과정에서 우린 박정희를 완전히 잊기로 작정했다. 즉 5공 이후 지금까지는 박정희 시절 가장 혜택을 많이 본 집단으로 재벌-대기업과 수도권-대도시를 설정한 뒤 이들을 때려잡는 방식이었다.

이해하셨는가? 그렇게 경제민주화라는 이름 하에 경제적 평등을 추구해온 우리는 그 결과 지금의 저성장·양극화 추세로 쪼그라든 것이다. 역설도 이런 역설이 없다. 아까 말한대로 수도권 대학 정원 규제 등을 개혁이라고 믿어온 지난 반세기의 우리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선 일을 풀어갈 수 없다. 박정희를 모르면, 정말 그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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