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김지하 출현 '주사파놈들' 작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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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김지하 출현 '주사파놈들' 작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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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 칼럼

자칭타칭 제2의 김지하로 불리는 분이 등장했다. 그가 주사파놈들을 박살냈다. 주사파놈들이란 말은 그의 표현인데, 정말 머리부터 발끝까지 융단폭격했다. 최근에 했던 강연에서 그랬다. 이게 의미있는 것은 그 분이 자유우파가 아니고 좌파 진영 쪽 사람이란 점이다. 그는 73학번으로 70년대 서울대 학생운동권 출신이고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에 참여했던 주대환이라는 분이 좌파에 제대로 매질을 한 것이다. 그는 사민주의 즉 사회민주주의자라서 지금 미친 좌빨, 돌연변이 좌빨인 주사파와는 결이 달라도 한참 다르다.

운동권이 이 분 같이 정상이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는 생각을 저는 자주 해왔다. 정말 그러면 지금 문재인 정권의 등장도 없었을텐데 어쨌거나 그런 주대환이 방향을 바꾼 계기는 당연히 89년 동구 공산권이 무너지고, 소련 해체 사태였다. 그걸 지켜보면서 주대환은 막스-레닌주의를 버렸는데, 놀라운 것은 그 이후 주사파는 그를 변절자라고 손가락질했고, 제2의 김지하라는 딱지까지 붙여놓았다. 주대환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워라”고 외친 김지하가 예전 할 말을 제대로 했듯이 지금 자기는 자신에 주어진 임무대로 주사파를 작살내겠다는 선언이다.

자 그 분이 했던 강연은 ‘5·18에 돌아보는 한국 민주주의 역사’란 제목인데 희한하게도 전라도 광주에서 열렸다. 호남에는 얼치기 좌파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는 정상적인 호남사람들이 있고, 그런 그들의 집회였다. 그런 자리에서 주대환은 주사파를 정말 박살냈는데, 우선 민주화운동이라는 것 자체를 전면부정했다. 직선제 개헌을 했던 87년 이후 저들이 했다는 민주화운동이란 학생운동의 일탈-타락에 해당하는 것이고, 그건 한국 민주주의에 방해가 되면 되었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주사파의 민주화운동이란 정확하게 말하면 민주화운동과 무관한 친북 민족주의운동이고, 통일운동이었다. 당시 주대환은 한 해 수만 명씩 쏟아져 나가는 NL주사파들이 훗날 어떤 문제를 일으킬 것인지 그때 벌써 걱정을 했었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걸 나중에 가래로 못 막으면 어떻게 하냐는 생각이었다. 다음은 임종석과 이수경 그리고 문익환 목사가 하던 철부지 통일놀이를 보던 주대환의 심정을 그의 목소리로 들어보자. 어떠냐? 그게 맞지 않을까? 그런데 놀랍게도 당시 YS 계열은 물론이고, DJ계열도 주대환이 하던 걱정을 하지 않았고, 거꾸로 운동권 학생에게 멋대로 국회의원 공천을 줘버리기도 했다. 그들은 주사파 운동권의 머리를 지배하던 '해방전후사의 인식'을 읽지 않았고, 때문에 주사파의 생리를 알 리가 없었다.

하지만 주대환은 그런 운동권을 겨냥해 “무식하고 건방진 놈들”이라고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당당히 지적하고 있다. 당시 이른바 사회구성체 논쟁이 유행했는데, 한국사회의 현단계를 ‘식민지 반봉건 사회’라고 떠들던 친구들이 바로 그렇게 무식하고 건방진 놈들이다. “한국 농촌 어디에 지주와 소작인이 있냐? 가보라!”고 이야기해도 식반론을 앵무새처럼 고집하던 그들은 오직 대남방송만 듣고 또 듣던 바보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보던 책인 ‘해방전후사의 인식’은 “지성을 마비시키는 독약”이었다. 결정적인 것은 지금 운동권의 다수는 당시 ‘전향할 기회를 놓친 주사파’들이 오늘 한국 민주주의의 가장 큰 적이라고 언급한 대목이다.

그는 이런 말도 했다. 지금 민주화를 말하고, 87년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를 떠들어대던 친구들은 말하자면 “해방이 이뤄진 뒤 다시 독립운동을 한다며 설치는 격”이다. 이게 매우 중요한 소리다. 왜냐? 대한민국이 건국됐던 그해 그날 즉 1948년 8월 15일 성립한 대한민국은 바로 우리의 민주정이고, 한국 민주주의의 뿌리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멋진 제안이기 때문이다. 정말이다. 우남 이승만 등 우리 건국의 아버지들이 설계하고, UN이 직접 개입하고 도와줘 만든 나라를 다시 민주화하겠다는 것은 역사를 모르는 말장난이고 실은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좌파의 헛소리에 불과하다. 그건 그의 신념인데, 지난해 여름에도 이런 독설을 퍼부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온갖 것을 누리면서 살아온 나라, 대한민국을 어떻게 봅니까? 인류가 파시즘을 물리친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새로운 세계를 세우려는 진보적 이상(理想)에 따라 유엔이 총선 감시단까지 보내서 가장 모범적으로, 가장 실험적으로 만든 나라가 대한민국 아닙니까? 바로 그렇게 만들어진 최고의 나라에서 지금까지 온갖 혜택을 받으면서 잘 살아놓고서, 대한민국을 부정(否定)하는 배은망덕한 놈들, 이해찬 전 총리의 어법을 잠시 빌린다면, ‘후레자식’ 같은 놈들이 어찌 진보니 좌파니 할 수가 있겠습니까?” 어떠신가? 멋지지 않느냐? 주대환처럼 대한민국을 긍정하는 좌파 세력이 별도로 있다는 게 중요하다. 그동안 좌파는 의도적으로 대한민국 건국을 부정해왔는데, 이분처럼 제대로된 좌파, 좌파가 무서워하는 좌파가 따로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희망이다.

※ 이 글은 28일 오후에 방송된 "제2 김지하 출현 '주사파놈들' 작살냈다"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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