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남중국해에 ‘프리깃’을 파견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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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남중국해에 ‘프리깃’을 파견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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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연방공화국이 진정으로 인도-태평양에서 관련 해군 강대국이 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해 보인다. (사진 : seaforce.org 캡처)
독일 연방공화국이 진정으로 인도-태평양에서 관련 해군 강대국이 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해 보인다. (사진 : seaforce.org 캡처)

독일 정부와 군 관계자들은 최근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자국의 대잠 호위형의 소형 구축함(frigate, 프리깃)을 동아시아를 항해할 계획을 밝혔다.

이 지역에서 프랑스와 영국의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고, 특히 독일의 파트너인 일본의 노골적인 초청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남중국해 호위함 파견은 중국에 대한 것보다는 베를린 동맹국들에 대한 메시지가 훨씬 강하다고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25일 보도했다.

독일의 이 항해는 지난 2019년 호위함 함부르크(frigate Hamburg)가 이듬해 5월부터 인도 및 호주와 합동 훈련을 실시하기로 선정되면서 처음 알려졌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더 이상 진행되지는 않았다. 그 후, 20209월 독일 외무부가 발표한 인도-태평양 지침은 이 지역에서 독일 해군의 활동이 보다 많은 연락 장교보다는 해군 함정의 존재로 확대되는 방향으로 전환을 했다.

지침에 따르면, 독일 호위함 바이에른(frigate Bayern)호의 남중국해 파견 계획은 현재 동맹국 및 조직과의 광범위한 활동을 포함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의 지중해 해상 보안 임무인 바다의 수호자 작전(Operation Sea Guardian)’ 참가와 아프리카의 뿔 앞바다에서 유럽연합(EU)아틀란타 작전(Operation Atalanta)’에 이어 호주로 가는 말라카 해협을 통과, 유엔의 대북제재의 동참과 남중국해 통과 등이다.

미국과 중국 간 경쟁구도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지난 2월 프랑스 잠수함의 순찰과 2021년 말 영국 항공모함인 퀸엘리자베스(HMS Queen Elizabeth)’와 다국적 항공모함 집단을 배치하는 등 분재 수로에서 서방 세계의 군사 활동이 크게 늘어났다.

독일의 이번 프리깃 배치는 중국을 억제하려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세계의 노력에 베를린이 기여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아직 거기까지는 아니다는 게 scmp의 분석이다.

독일 외무부는 그동안 유엔해양법협약(UN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 등 규칙 중심질서와 2016년 중국의 남중국해의 여러 섬들에 대한 영유권 주장이 법적 근거나 역사적 주장이 없다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 판결 인정 등 남해구단선(nine-dash line)을 통해 강조해왔다.

12해리 해역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대한 반박은 지금까지 미국에 의해서만 실시됐다. 따라서 독일은 더 먼 곳으로 움직이고 있는 유럽 동맹국들과 함께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 하지만, 거의 20년 만에 남중국해를 통과하는 독일 선박의 첫 항해는 그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이지만, 이러한 항해 의도를 드러내지 않는 것은 베이징 당국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되고 있는 수로를 통한 항로를 중국 측이 계속 알 수 있게 하는 것과 중국이 점령하고 있는 곳(인공 섬 등)에 근접하는 것은 이 지역에서의 중국 권위와 영향력에 대한 어떠한 대립적 조치임이 넌지시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하이코 마스(Heiko Maas) 독일 외무장관은 2019년 홍콩 활동가 조슈아 웡(Joshua Wong)과의 만남부터 최근 "러시아, 중국 등이 우리의 안보와 번영, 민주주의, 인권, 국제법을 위협하고 있는 곳"에서 후퇴시키기 위한 독일-미국 공동 전략을 지지하는 등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를린과 베이징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홍콩과 신장위구르자치구를 둘러싼 대립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지난해 12월에 체결된 ‘EU-중국 투자협정(EU-China investment agreement)’을 추진하는 힘을 실어준 국가였는데, 유럽연합(EU)의 몇몇 회원국에 대한 중국의 제재로 인해 궁극적으로 유럽의회에서 그 투자협정이 비준되지 못할 수도 있다.

독일의 중국 정책은 항상 경제가 우선이다. 최근 몇 년 동안만 중국-독일 관계의 지도 원칙인 무역을 통한 변화(change through trade, Wandel durch Handel)”가 기대했던 효과를 가져 오지 못할 것이라는 점진적인 깨달음이 있었다. 아무리 많은 무역과 경제 협력도 중국이 국내적이든 국제적으로든 서구 자유주의 가치에 한 치도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음을 인식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정부는 방향을 바꾸는 것을 꺼려왔다.

그러나 베를린 당국은 중국에 생각보다는 비판적이지 않았고, 비즈니스 중심적인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프랑스나 영국처럼 독일도 지난 수십 년간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적극적으로 기여해왔다. 그것은 이중 용도품목(dual-use goods), 특히 1989년 유럽연합(EU)이 중국 톈안먼 광장에서의 베이징 당국의 강압적인 진압 이후, 중국에 부과한 무기 금수 조치에 해당하지 않는 디젤 잠수함 추진 공장에서 전체 Type-039형 송급 잠수함(Type-039 Song-class of submarines) 전체를 공급했다.

그렇다면 독일이 미국처럼 중국에 무력시위를 실제로 적극적으로 할까? 만일 그렇다고 하더라도 얼마나 믿을 만한 일인가?

프리깃 바이에른은 독일의 주요 수상 전투함정(surface combatants) 가운데 가장 최신의 것도 아니고, 가장 강한 것도 아니며, 억제 요인으로서는 바이에른의 역할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전에 독일-중국 양국의 우호적인 관계에도 불구하고, 바이에른은 남중국해에 관한 중국 과민증에서 예외가 아닐 것이다.

이와 관련, 왕원빈 (汪文斌, Wang Wenbin)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독일에게 중국의 주권과 안보에 도전하지 말라고 은연중에 경고했다. 유럽의원들과 유럽의 최대 싱크탱크인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Mercator Institute for Chinese Studies)에 대한 중국의 최근 제재는 양국 관계를 더욱 악화시켰다. 해군 사절단이 진행될수록 중국 측에서는 더욱 노골적인 발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새로운 공약과 관련해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이것이 일회성 수송인지, 아니면 반복적으로 부대를 파견하거나 심지어 해외 주둔까지 할 수 있을지 여부이다. 독일은 과거에도 군에 대한 의회의 엄격한 감독으로 인해 해군력의 한계가 투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그 후, 2019년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Ursula von der Leyen)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독일의 주요 무기체계의 의심스러운 상태에 대한 조사를 보고 받은 후, 독일 연방군(Bundeswehr)의 준비태세에 대한 연례 보고서를 비밀로 재분류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독일의 6척의 잠수함 중 많은 수의 탱크와 전투기와 함께 5개월 동안 쓸 만하다는 잠수함은 없었다. 2020년 국회 국방위원장은 15개의 수상 전투함정 중 실제로 쓸 만한 수상 전투함정은 9개뿐이라고 보고했다. 한편 신형 F125 등급의 프리깃함의 인도도 여러 차례 지연되어 각 함정 당 진수로부터 시운전까지 5년에서 6년 사이에 소요되고 있다.

나아가 독일 해군은 수년째 인력이 부족해 특히 승조원들의 근무여건이 악화됐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해군은 물론 두 개의 상설 나토 해상 그룹인 이리니(operations Irini)와 아탈란타 작전등 독일의 지속적인 의무 이행으로 이미 해군의 많은 자원을 소진, 부족한 인력의 무기 공장에서는 선박의 유지 기간을 더욱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독일군 감사관인 에베르하르트 조른(Eberhard Zorn)은 바이에른호는 함정 고유의 특성 때문이 아니라 이용 가능성 때문에 선발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를린에서는 바이에른호 임무의 장점과 가치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의 동료인 랄프 뮈체니히(Ralf Mützenich) 사회민주당(SDP) 의회파 의장은 독일이 대신 외교적 수단을 고수해야 한다며 함정 사절단에 반대했다.

남중국해에 있는 독일 선박은 베이징에 대한 신호가 덜하다. 독일의 함정 배치와 관련 보다 분명한 것은 현지 파트너들과 동맹국들을 겨냥한 메시지이다.

안네그레트 크램프 카렌바우어(Annegret Kramp-Karrenbauer) 독일 국방장관은 호주, 일본, 한국, 싱가포르를 명시적으로 지명했지만, 특히 미국의 환영을 받게 될 것이다. 일본의 세력 균형 전환에 대한 두려움은 해군의 강화로 이어졌을 뿐만 아니라 지역과 그 이상의 방위 협력을 부활시켰다.

최근 일본과 독일이 정보공유협정(intelligence sharing agreement)을 체결하면서, 독일이 정책논문과 회의연설을 뛰어넘는 입장을 취하기 시작했다는 지표가 누적되고 있다. 독일은 주요 동맹국들에게 그들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그들을 지지하기 위해 그곳에 있기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임무는 유럽 국가들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운명에 일정한 관심을 갖기 위해 영토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독일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인도-태평양에서 제대로 할 수 없을 수도 있지만, 독일이 규칙에 근거한 질서를 집행하는 것을 기꺼이 돕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중국이 이러한 야망을 어떻게 조화시키고자 하는 것인지, 중국이 말하는 규칙에 근거한 질서를 위반하는 데 대한 중국의 강경한 행동에 맞서기 위한 망설임이 있을지 여부는 두고 볼 일이다.

메르켈 정부의 전야제와 같은 함정의 남중국해 배치는 2021년 들어 처음 보기 시작한 독일의 중국정책의 재편성을 위한 여지를 만들어 줄지도 모른다. 현재 독일의 차기 정부 구성은 확실하지 않다.

메르켈의 당인 독일 기독교민주동맹(CDU : Christian Democratic Union of Germany)은 주로 코로나19 전염병에 대한 관리 잘못으로 인해 대중의 지지를 계속 잃어가고 있으며, 반대파인 녹색당은 상승하고 있고, 공동 여당인 사회민주당(SDP)은 낮은 수준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연정은 9월 선거 이후 가능하며, 주요 정당은 저마다 중국에 대한 입장을 갖고 있어, 메르켈 총리의 경제 기반 비()대결주의(non-confrontationism)와는 큰 차이가 있다.

독일 연방공화국이 진정으로 인도-태평양에서 관련 해군 강대국이 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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