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찬 전 총리 | ||
요즘 막말로 ‘게’나 ‘고동’이나, 다 나서서 대통령하려는 세상이라는 말이 있다.
장관 한번 했다고 대통령에 나오려하고, 국회의원 한번 했다고 대통령에 나오려는 대통령 병이 만연된 세상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대통령에 나오려고 하는 경량급 인사들의 대권선언이 그래서 코믹한 느낌을 가끔은 국민들에게 선사해준다.
무엇 좀 했다하면, 너도 나도 대통령 경선에 나오겠다고 아우성이고, 그래서 대통령에 대한 인식이 평가 절하되는 참 희한한 정치판이 되었다. 한마디로 대통령 경선이 희화화되고 있다는 느낌도 일어날 정도다.
국민들이 대통령 나오겠다고 선언하는 경량급 인사들의 출정선언을 볼 때, 엷은 미소이외에는 무엇을 더 표현할 수 있으리오.
드디어 친노직계인 이해찬 전 총리가 대통령 출정선언을 했다. 이해찬 전 총리는 총리시절 골프 마니아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골프 스포츠맨(?)이다. 이해찬 전 총리는 열린우리당 출신의 중량급 정치인임에는 틀림이 없다.
같은 친노직계인 김두관 씨가 이해찬 전 총리를 향해 골프 관련 직격탄을 날렸다. 김두관 씨는 이해찬 전 총리를 칭하여 ‘골프 실력 하나는 확실히 검증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서 시선을 끌고 있다.
친노진영의 대선주자인 김두관 씨는 지난 27일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스스로를 검증된 후보라고 말했었는데, 골프 실력하나는 확실히 검증되었다’ 는 말을 함으로서 이해찬 전 총리가 골프마니아임도 만천하에 확인해주는 듯 한 셈이 된 것이다.
김두관 씨는 기자들과 만나 이해찬 전 총리는 민생측면에서 내세울 업적이 없다고 비판하면서, 이해찬 전 총리의 총리시절을 폄훼했다. 또한 김두관 씨는 ‘이 전 총리 재임시절 열린우리당은 국회과반수였으나, 국가보안법 등 개혁입법을 처리하지 못해 지지자들은 절망했고, 부동산(가격)은 폭등했다. 이 전 총리의 재임기간은 참여정부의 암흑기였고 개혁세력 좌절의 시기였다’고 매가톤급 비판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제 친노직계의 싸움판이 제법 볼만해졌다. 골프로 말썽을 일으킨 이해찬 전 총리도 결국 골프가 부메랑이 되어 이해찬 전 총리의 브랜드화 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니…
남해군수를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참여정부에 발탁되어 행자부장관으로 이름을 떨친(?) 김두관 씨가 이제는 대통령 꿈을 갖고 이해찬 전 총리와 진검승부를 겨루는 모습을 보노라면 하도 재미가 있어 별별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된다.
그런데 느닷없이 이해찬 전 총리는 골프 스포츠맨답게 한나라당의 ‘빅2’인 李·朴을 향해 무서운 드라이브샷 한방을 날렸다. 한나라당의 李·朴은 “권투로 말하면 플라이급이나 라이트급밖에 안 된다”면서 “한방이면 (李·朴이) 그냥 간다.”고 엄청난 말을 쏟아냈다.
‘한방이면 그냥 간다’는 말은 조폭적 용어처럼 들리기도 하고, 위협적 커뮤니케이션이 내제된 발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정도다.
또 이 전 총리는 “선거를 많이 기획해 봐서 아는데, 이런 정도의 상황은 2002년 대선 때보다 훨씬 쉽다”라고도 했다. 그렇다면 이해찬 전 총리의 이 말뜻은 대통령이 쉽게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내었다고 보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총리까지 하시고, 대통령 경선후보 출정식까지 마치신 분께서 야당 후보를 향해 ‘한방이면 그냥 간다’고 말할 정도면, 국민들은 이해찬 전 총리의 이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옳을까.
아마도 이해찬 전 총리의 생각으로는 李·朴을 한방에 날릴 그 무엇인가 엄청난 비장의 무기를 갖고 있다는 뜻을 은연중에 비치는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또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이 자기(이해찬 전 총리)를 보고 형이라고 한다고 표현한 이해찬 전 총리의 말은 스스로의 위상을 높이고 싶어 하는 원초적 인간 욕망에 그 뿌리를 두고 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미국의 힐 국무부 차관보가 이 전 총리에게 형이라고 했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하고, 미국 공항에서 검색을 당하지 않았다는 것을 자랑이라고 떠벌이고 있는 이 전 총리의 객기는 어쩌면 어린애처럼 순진하게 보인다.
언어구사가 미려하거나 수려하지는 못하나마 그렇게 말을 함부로 해서야 될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솟아오른다.
‘한방이면 그냥 간다’라는 말뜻은 행여나 정치공작 수준의 발상에서 나온 말이 아닐는지 자못 소름끼친다.
이해찬 전 총리의 화법(話法)을 보고, 이제 정치인들도 품위 있는 말과 품격 있는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웬일일까.
자유언론인협회장. 육해공군해병대(예)대령연합회 사무총장·대변인. 인터넷타임즈 발행인 양영태 (전 서울대초빙교수. 치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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