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야 할 고정관념 ‘시노포비아’
버려야 할 고정관념 ‘시노포비아’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20.02.10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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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문제는 단지 캐나다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에서도, 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중국인 혐오, 나아가 아시아인 혐오로까지 이어지면서 지구촌을 민족적으로 양분시키는 사라져야 할 세기적 고정관념이 아닐 수 없다.
인종차별 문제는 단지 캐나다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에서도, 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중국인 혐오, 나아가 아시아인 혐오로까지 이어지면서 지구촌을 민족적으로 양분시키는 사라져야 할 세기적 고정관념이 아닐 수 없다.

시노포비아(Sinophobia : 중국인 혐오증)는 당신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구하지 못한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발원지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후, 반중(反中), 인종차별 등 서구사회에서 기승을 부릴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또 북아메리카에서 이 같은 인종차별주의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난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자가 첫 번째 캐나다 사례가 발표된 직후, 마니토바 주(Manitoba province)의 수도 위니펙(Winnipeg)의 의료 종사자인 데이비드 샤오(David Shao)는 동료들로부터 집으로 돌아가라, 그리고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것을 중단하라는 조롱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감염자가 아니다. 하지만 그는 그의 직장에서 유일한 중국인이었다.

데이비드 샤오는 1989년 중국 상하이에서 캐나다로 이주해 왔다. 그는 우한(武漢)에 가본 적이 없는 중국인이다. 사실 그는 1년 이상 해외에 있지 않았다. 불행하게도, 이 같은 인종차별적 발언들은 모두 그에게는 너무 익숙한 것들이다. 지난 2003년 사스(SARS :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병 당시에도 그의 동료들은 그에게 돌아가라. 고향으로라고 했다. 17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차별적 발언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2003년 사스와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 두 번의 발병 경우 샤오의 경험은 캐나다는 물론 그 밖의 많은 중국인들에게 차별적 대우 발언을 경험하는 현실에 있다. 사스와 마찬가지로, 이번의 발병도 중국인들이 본질적으로 이질적이고, 비위생적이며, 질병의 매개자라고 여기는 만연된 인종 차별을 연상시키고 있다.

중국인들을 '더럽고 깨끗하지 않다'고 표기한 소셜미디어 게시물이 수없이 많았고 지금도 많다. 한 중국 여성이 우한 식당에서 박쥐 수프(bat soup)를 먹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인기를 끌었고, 그 같은 관행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이 시작됐다는 주장과 함께 그 동영상을 인기를 차지했다.

그러나 사실은 이 동영상은 태평양 팔라우 섬(island of Palau)에서 촬영된 것이며, 요리는 현지 별미(중국인이 아닌)이며, 발병은 '박쥐 수프'에서 시작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이 '혐오 음식(revolting food)'을 먹기 때문에 병에 걸린다고 간절히 믿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거짓도 가짜도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이번 질병과 나쁜 위생은 먹는 것과 관계가 없으며, 음식을 준비하는 상태와 더 관련이 있다. 그리고 종종 한 민족 집단의 음식 선호보다는 나쁜 정책과 통제의 부족에 의해 결정된다.

중국인들은 사스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하기 훨씬 전에 비위생적”, “더러운이라는 외부의 인식에 직면해 왔다. 19세기 아편전쟁(Opium Wars) 초기에 중국은 동아시아의 병자(sick man of East Asia)”로 불러지기도 했다.

19세기 후반 캐나다에서 백인소유의 식당들이 중국인 노동자를 고용하지 않는다고 광고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비위생적이라는 인식은 차이나타운의 열악한 생활환경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았다. 1887년에 밴쿠버의 차이나타운은 기자들에 의해 문명에 대한 눈엣가시(an eyesore to civilization)”해충 생산(pest-producing)”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1890년 밴쿠버에서 콜레라 공포가 발생했을 때, 현지 언론은 정부가 그 도시의 차이나타운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시 의회는 이웃 지역으로부터 콜레라가 발생했다는 증거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차이나타운을 공식 발병지로 지정했는데, 이 명칭 때문에 법률 위반에 대해 보다 더 세심한 조사를 받게 됐다.

중국인들은 정말로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었지만, 그들의 잘못이 아니었다. 거듭된 인프라 개선 청원에도 불구하고, 현지 당국은 이민 지역을 수년간 방치해 왔다. 그 결과 차이나타운은 하수도가 부족해, 쓰레기와 거름으로 가득 찼고, 주민들은 환기가 부족한 초만원 좁은 공간에서 생활을 해야만 했다.

이런 지역사회가 결핵 등 전염병 발생률이 높아진 것은 정부의 방관 때문이다. 1896년에 마침내 하수가 도입되었지만, 과밀화는 해결되지 않았다. 대신 시 당국은 종종 도시의 건강에 위험하다는 이유로 차이나타운의 주택 철거에 의존하여, 많은 중국인 노동자들을 노숙자로 만들었다. 오늘날 캐나다 전역의 차이나타운의 상황은 눈에 띄게 개선되었지만, 오명은 남았고, 사스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은 역사적 화제에 더 많은 기름을 붓는 꼴이 됐다.

설은 중국 기업들에게는 특히 바쁜 시기지만 올해는 전염병 소식 때문에 전국의 중국 상가와 음식점들이 텅 비어 있었다. 온타리오 주 마캄(Markham, Ontario) 시에 있는 중국계 캐나다인 연맹(Federation of Chinese Canadians)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의 결과로 일부 중국 기업이 20~90%의 손실을 입었다고 보고했다. 2003년 사스 발병 당시 토론토 차이나타운은 수입이 40~80% 감소했다.

캐나다 당국은 반중국 인종주의와 대중의 잘못된 생각들을 고쳐주기 위한 일을 거의 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곳에서는 잠재적인 외풍에 대처하기 위한 지역의료 시설의 능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온타리오에서는 더그 포드(Doug Ford)의 보수적인 정부가 비용절감 대책으로 35개의 공중보건기구를 10개로 통합하는 과정에 있다. 이러한 공공 보건부서는 감염성 질병 통제와 식당 검사 업무를 맡고 있다. 위생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한 중요한 조치이다. 그러나 이러한 축소 통합은 서비스 제공에 영향을 미치는 해고(解雇)를 초래할 수 있다.

캐나다가 발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의료분야를 강화하고, 그 재정적인 필요를 확실히 해결하는 것이다. 그러나 캐나다 정부가 확실하게 막지 못할 일은 외국인 혐오와 중국 혐오증을 억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중국인에 대한 세기적 고정관념을 만들어내는 것은 캐나다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게 지내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은 공동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

인종차별 문제는 단지 캐나다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에서도, 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중국인 혐오, 나아가 아시아인 혐오로까지 이어지면서 지구촌을 민족적으로 양분시키는 사라져야 할 세기적 고정관념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같은 아시아인끼리도 더러운 중국인, 비위생적인 중국인이라며 서양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혐오증을 보이는 것은 인간 본연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나쁜 고정관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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