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의 섬나라 ‘바하마’가 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안(Dorian)’의 습격으로 쑥대밭이 됐다고 복수의 외신들이 3일 전했다.

‘도리안’은 최고 등급인 5등급(category five)에서 4등급(category four)으로 한 단계 약화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여전히 초강력 강풍과 해일을 동반, 바하마와 미국 남동부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2일(현지시각) 도리안은 현재 바하마 그랜드 바하마 섬에 도달, 바람의 속도는 최고 시속 250km로 여전이 강력하며, 사람이 걷는 속도보다 느린 시속 2km로 느릿느릿 이동하고 있어, 인구 50,000명의 그랜드바하마섬(Grand Bahama)에 수 시간 동안 머물면서 최고 6~7m에 달하는 폭풍과 해일을 일으킬 것이 우려되고 있다.

전날 최고 시속 297km의 ‘역대급’ 강풍과 함께 바하마에 상륙한 도리안은 지난 24시간 동안 아바코섬과 그레이트아바코섬 등 바하마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렸다. 도리안의 위력은 역대 허리케인 중 2 번째이자, 상륙 허리케인 중엔 최강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버트 미니스’ 바하마 국무총리는 아바코섬이 “이 같은 대규모 파괴는 유례없는 일”이라며 “지금 집중해야 할 것은 구조와 복구, 그리고 기도”라고 말했다.

국제적십자사에 따르면, 도리안이 상륙한 바하마에선 최대 13,000천 채에 달하는 가옥이 심각하게 파손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하마 인구가 40만 명가량인 것을 고려하면 인구의 상당수가 도리안으로 보금자리를 잃게 되는 셈이다.

바하마 온라인 매체인 '바하마프레스'는 아바코섬(Abaco islands)에서 7살 소년이 물살에 휩쓸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년의 누이도 실종 상태다.

이와 관련, ‘대런 헨필드’ 바하마 외교장관은 “대참사 수준의 피해가 발생했다. 인명피해 보도도 있다. 다만 직접 현장에 가서 확인하기 전까지는 인명피해 상황을 확인해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도리안은 앞으로 몇 시간 더 그랜드바하마를 휩쓴 후 2일 방이나 3일 새벽(현지시각) 바하마를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 경로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미국 본토 상륙 가능성도 아직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태라서 플로리다와 노스·사우스 캐롤라이나, 조지아 등 미국 남동부 지역도 초긴장 상태로 도리안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이들 지역에선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수십만 명의 주민에 대피령이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