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5.21. 상황 기록한 검찰보고서 9개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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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5.21. 상황 기록한 검찰보고서 9개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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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비정보 획득능력, 피아 전투력 평가능력, 전투부대 공격능력, 운전능력 모두를 다 갖춘 이 300명은 절대로 광주시민일 수 없다

▲ ⓒ뉴스타운

1995.7.18.에 민-군 검찰이 공동으로 발행한 “5.18관련사건 수사결과”(증거자료 별책 1항, 이하 별책으로 호칭) 제92-93쪽에는 아래와 같은 9개 줄의 매우 중요한 기록이 있습니다.   

“02:30경 용산을 출발, 고속도로를 경유하여 08:00경 광주에 도착한 20사단 지휘차량 인솔대는 광주공단 입구에서 진로를 차단한 수백 명의 시위대로부터 화염병 공격을 받고 사단장용 짚차 등 지휘용 짚차 14대를 탈취당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사병 1명이 실종되고(수일 후 복귀), 2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09:00경 20사단 지휘차량을 타고 온 시위대 3백여 명과 고속버스 5대를 타고 온 시위대 3백여 명이 아세아자동자공장을 점거하고 장갑차 4대와 버스 등 차량 56대를 탈취하여 광주시내로 진출하였음.”

위 글에서 56대는 356대의 오타로 보입니다. 별책 제23쪽에는 200여대, 33쪽에는 305대, 76에는 328대 등으로 기록돼 있기 때문입니다. 군상황일지, 안기부상황일지, 치안본부상황일지, 계엄사 등을 종합한 결과 저는 374대로 정리하여 놓았습니다.

군대 상식이 없는 사람들이 위 검찰보고서를 읽으면 전혀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합니다. 1985년의 안기부가 그랬고, 1995년 검찰이 그랬습니다. 그냥 시위대가 20사단 차량 부대를 공격해 10여대의 지프차를 빼앗고, 아시아자동차 공장에 시위대 600명이 모여 장갑차 4대와 수십 대의 차량을 탈취해 시내로 나갔구나, 하는 정도의 느낌을 주는 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군대는 물론 게릴라와의 전투경험이 있는 제 눈에는 아래와 같이 읽혔습니다.   

“시위대 3백여 명이 08시에 광주공단 입구(톨게이트 부근)에서
20사단 지휘차량부대를
공격했다”는 의미

군부대 이동 상황은 극비 중의 극비정보입니다. 이 극비정보가 이들 300여명의 폭도들에 넘어갔다는 뜻이 이 문장에 들어 있습니다. 군 이동계획에 대한 극비정보를 빼낸다는 것은, ‘스스로를 5.18의 주역이었다고 주장하는 10-20대의 비조직 화된 광주의 콩가루 하층계급’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5월 26일, 도청, YWCA 등을 지켰던 광주사람들은 10~20대의 개념 없는 하층계급 70~100명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좌익들은 이들을 ‘항쟁본부’라며 존재감을 풍선처럼 부풀려왔습니다.   

조직화된 300명이, ‘이동 중인 현역부대’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과 배짱은 일반 시민이나 학생들에 없습니다. 광주에는 이렇게 조직화된 순수한 민단인 300명이 있을 수 없었습니다, 오전 08:00에 정규군을 공격했다는 것에도 엄청난 의미가 내포돼 있습니다. 적어도 06시 정도에는 300명의 시위자들 각자가 집에서 기상하여 최소한 07:00경 공격대기지점(Line of Departure) 근방에 집결하여 실무적 작전점검을 하고, 공격대기지점에 매복해 있다가 08시에 작전을 개시했다는 말이 됩니다. 어느 나라 군대에서건 이는 기본 틀에 속합니다. 광주의 10~20대 최하층 노동자 300명이 이른 새벽에 일어나 집결지에 모여 작전 전 회의를 하고, 공격대기지점에 매복하고 있다가 정규부대를 공격할 수 있다고 생각할 사람 아마 지구촌에는 없을 것입니다.   

“300명이 사단장 1호차를 포함한 14대의 짚차를 탈취한 후 그것을 몰고
아시아자동차
공장으로 갔다”는 의미

이 300명은 전투력이 뛰어난 제20정규사단을 상대로 그 어려운 기습작전을 성공시켰습니다. 정규군을 공격해서 이겼다는 말은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의 정규군이 자기들보다는 약하다는 사실을 먼저 평가한 후 자신감을 가져야만 감행할 수 있는 행동입니다. 이들 300명은 극비 중 극비로 취급되는 제20사단 이동계획을 사전에 파악했고, 이동하는 한국군이 자기들보다 취약하다는 사실을 평가한 결과 매복을 했고, 기습을 감행했습니다.

그리고 제20사단 차량부대를 패닉상태로 몰아넣었습니다. 그리고 14대의 짚차와 300명을 태울 수 있는 또 다른 차량들까지 운전하여 아세아자동차로 갔습니다. 극비정보 획득능력, 피아 전투력 평가능력, 전투부대 공격능력, 운전능력 모두를 다 갖춘 이 300명은 절대로 광주시민일 수 없습니다. 이는 단순한 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규군과는 비교할 수 없는 참으로 엄청난 특별-특수 훈련을 이수한 맥가이버 집단의 실력인 것입니다.   

이들 300명은 왜 이 어려운 작전을 통해 짚차를 탈취해가지고 아세아자동차공장으로 직행했겠습니까? 아래에 설명하겠지만 전남지역 17개 시군에 숨어 있는 38개의 무기고를 털 군용트럭이 필요해서였습니다. 한국군을 상대로 게릴라전을 수행하려면 장갑차들도 필요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차량들은 군납업체인 아세아자동차공장에 있었습니다. 아세아자동차 공장의 벽은 요새의 벽입니다. 높고 견고하고, 철조망이 있고, 망루가 있고, 경비병들이 있습니다. 경비병들은 높은 망루에 모래 마대를 쌓고 기관총을 거치하고 여차 하면 발사할 준비를 갖춘 전투병들이었습니다.

이런 벽을 뚫고 그 많은 차량을 탈취하려면 삼엄하게 경비를 서는 경비병을 제압해야 합니다. 경비병과 싸우려면 총이 있어야 하는데 폭도에는 총이 없습니다. 싸우면 총 없는 600명이 전멸합니다. 총 없는 폭도 600여명이 총을 가진 경비병들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기발한 작전이 필요했습니다. 짚차 등 14대의 짚차를 구태여 빼앗아 아세아자동차공장으로 갔다는 것은 “이 거 봐라, 20사단이 다 일망타진됐다, 이미 대세가 기울었으니 반항하지 말고 순순히 항복하라”또는 “우리가 20사단 지휘부다. 문 열어라”는 식의 엄포용이었을 것입니다.   

“09:00경 20사단 지휘차량을 타고 온 시위대 3백여 명과 고속버스 5대를 타고 온 시위대 3백여 명이 아세아자동자공장을 점거하고 장갑차 4대와 버스 등 차량 356대를 탈취하여
광주시내로 진출하였음.”이라는 의미

시위대 600여명이 아세아자동차 공장을 점거했다는 말은 경비병력이 순순히 경비를 풀고 문을 열어주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장갑차와 군용차를 수백 대 단위로 내주었다는 것은 차량키를 꽂아주었다는 뜻입니다. 그 많은 장갑차와 군용차량들을 몰고 시내로 나갔다는 말은 자가운전 시대가 아니었던 광주에 장갑차를 4대씩이나 운전을 할 수 있는 운전기술자들, 군용트럭을 300여대나 몰 수 있는 많은 운전사들이 광주에 있었다는 말이 됩니다.

별책 74쪽(계엄사) 상단 표의 셋째 줄에는 탈취당한 차량이 군용 민수용 다 합쳐서 총 882대인 것으로 표기돼 있습니다. 900대에 가까운 차량을 몰 수 있는 운전자들이 광주에 나타났다는 뜻입니다. 그 당시 이렇게 많은 운전자들이 광주에 있었다는 사실을 믿을 사람 별로 없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600명은 부대이동에 대한 극비 정보도 얻을 줄 알고, 매복해 있다가 현역부대를 급습할 줄도 알고, 짚차를 몰고 다닐 줄도 알고, 장갑자와 트럭도 몰 수 있고, 곧바로 뒤에 석명하겠지만 38개 무기고 위치를 사전에 파악할 줄도 알고, 무기고 경비병을 단번에 제압할 줄도 알고, 무기고를 단숨에 부술 줄도 알고, 총기를 자유자재로 다룰 줄도 알고, 총기사용방법도 교육시킬 줄 알고(별책 14쪽), 뒤에 설명하겠지만 8톤트럭 분의 다이너마이트로 2,100여발의 폭탄을 조립한 매우 희귀한 기술도 보유했습니다.

실로 다재다능한 능력을 가진 600명 팀인 것입니다. 이런 맥가이버들이 600명 씩이나 광주에 있었다는 것 역시 해가 서쪽에서 뜬다는 것을 믿으라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이상이 제가 검찰보고서에 기록돼 있는 9개 줄을 읽는 독해방법이었습니다. 이 9개 줄을 놓고 군-안기부-검찰-법관들이 읽은 방법과 제가 읽은 방법이 천지차이로 다른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북한특수군을 보지 못했고, 저만 보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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