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베를린 구상’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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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베를린 구상’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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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은 영구분단 평화공존 체제를 원하는가?

▲ ⓒ뉴스타운

문재인이 독일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 나갔다. 중국의 시진핑과의 회담에서는 의외로 사드 문제에 대해 대한민국과 미국의 입장을 잘 대변했다. 한미일 정상화담에서도 한 미 일 공조체제에 합류함으로써 몰상식 했던 노무현과는 달리 신사적인 체면을 유지했다. 6월말 한미정상 회담에서는 얼굴을 붉힐 수 있는 주제인 사드 문제가 의제로 등장하지 않았다. 안보수석이 미리 도미하여 미국의 입장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다짐을 했던 모양이다.  

문재인은 좌익세력에 영합하여 사드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표했다. 이런 그의 제스처는 국내 빨갱이들에는 영합할 수 있어도 미국에 가서는 통할 수 없다. 만일 그가 트럼프 앞에서 사드에 대한 적대감을 표한다면 한-미관계는 매우 살벌해 지고, 문재인에 공포를 느끼는 국민들이 대거 시위에 나설 것이다. 국제사회가 보는 앞에서 꼬리를 내리는 난처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문재인은 안보실장을 미국에 보내 사드에 대한 통큰 양보 의지를 전달했음직도 하다.  

7월 6일, 문재인이 “베를린 구상”이라는 걸 내놓은 모양이다. 그가 어떤 포맷을 갖추어 말한 것이 아니라 큰 것 작은 것 섞어놓은 것이어서 문재인의 베를린 구상이라고 하기에는 좀 어설픈 면이 있다.

문재인이 내놓은 큰 이야기 

1. 북한붕괴나 흡수통일은 배제한다.
2. 한미일러가 동참하는 평화체제를 구축해 김정은 정권의 안전을 보장한다.
3.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에 나와야 한다.
4. 인위적인 통일은 절대로 추진하지 않겠다.

문재인이 내놓은 작은 이야기 

1. 오는 10월 4일 이산가족상봉 행사 개최하자
2. 평창 동계올림픽에 공동팀으로 참가하자
3. DMZ에서의 적대행위 금지하자
4. 평화와 협력을 주제로 하는 대화를 하자

문재인에 들려주고 싶은 말

1. 문재인은 영구분단 평화공존 체제를 원하는가?  

문재인이 내놓은 4가지 큰 발언은 한 마디로 “핵과 군사력 증강 정책을 포기하고 미일중러가 모두 참여하고 보장하는 영구분단체제를 만들어 북한은 북한대로 살고 남한은 남한대로 캐나다와 미국처럼, 세계 각국의 이웃나라들처럼, 평화롭게 공존하며 살자. 그렇게 사이좋게 살다보면 언젠가는 통일도 올 것이다. 이는 자연적인 통일이지 인위적인 통일이 아니다. 인위적으로 통일하려 하면 긴장만 고조된다” 이런 이야기인 듯하다.  

하지만 그가 내놓은 문장 조각들로부터 이런 개념을 상상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차라리 화끈하게 “남북한은 통일하기 없기를 선언하고 휴전선을 국경선으로 바꾸어 사이좋은 이웃 독립국가로 공존하자, 군사력은 재래식 군사력만 허용하고 군사력은 자위력 수준으로 제한하자, 국경선과 군축은 주변국들로 하여금 감시케 하자” 이런 그림을 내놓았으면 한다,  

그렇다면 이는 내가 1995년 5월 스위스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김대중이 주최한 한중 국제세미나에서 발표한 ‘영구분단론“과 일치한다, 

당시 나는 위 기조연설문을 다듬고 다듬으면서 18분 동안 외워서 했다. 그 자리에 앉았던 사람들의 눈빛이 빛났고 공간 전체가 조용했다. 김대중은 이 내용이 너무 좋다며 나를 김대중 부부 사이에 앉혀서 식사를 하게했다. 그리고 이 내용 그대로를 중국에 가서 발표해 달라 해서 1995년 10월 25일부터 31일까지 중국 영빈관 조어대에 갔다. 중국인들도 처음 들어보는 신선한 말이라며 박수들을 쳤다. 강만길과 한완상도 이런 나를 좋아했다. 이에 발을 거는 사람은 임동원이 유일했다.

2. 만일 문재인 생각이 위와 같다면 허나마다 한 작은 제안들 4개는 다 버려라 

북한정권은 매우 엉뚱하게도 남한의 대통령들을 우습게 여긴다. 북한의 상대는 미국이지, 미국의 식민지 남한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좌익들은 문재인에게 주문한다. 미국이 하라는 대로 끌려가지 말고 자주성 주체성을 지키라고. 그래서 문재인은 이번에 트럼프에게 남북한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이 주도권을 쥐겠다고 말했다.  

물론 트럼프는 속으로 비웃었을 것이다. 남한이 주도하려면 힘이 있던지, 머리가 제갈량처럼 비상해서 미국에 아이디어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생각이라도 남한이 나서면 북한에 씨도 먹히지 않는다. 우리는 미국을 이용해야 한다. 그것이 주도권이지 문재인 얼굴 앞세우며 나서는 것이 주도권이 아니다.

문재인의 뜻이 내 뜻과 일치한다면 큰 이야기에 대해 좀더 국제사회와 국민이 알아듣기 쉽게 정리하여 강조하고, 나머지 4개의 ‘작은 이야기’ 들은 남북한 모두에게 식상한 이야기이니 없던 것으로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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