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잘하는 군대, 전쟁 이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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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잘하는 군대, 전쟁 이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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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진은 자기만 책임이 없다며 대통령 옆을 지키고 있다

▲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박근혜 대통령 ⓒ뉴스타운
나는 소위로부터 시작하여 22년 동안 군대생활을 했다. 군 생활을 하면서 가장 참을 수 없었던 것 중 하나가 지휘관들의 거짓말과 조작 습관들이었다. 나는 군복을 입고 있으면서도 군의 발표를 불신하면서 그 좋다는 대령 계급장을 불과 2년여 달고 1987년 2월 말에 옷을 벗고 미국으로 가 취직을 했다.

월남전에서 관찰한 한 지휘관의 조작행위는 늘 잊혀지지 않는다. 산악 작전 중 병사들이 천막에서 코를 골고 자다가 베트콩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여러 병사들이 희생되었다. 책임을 져야 할 연대장은 이튿날 있지도 않은 교전상황을 연출해 냈다. 헬기로 시중에서 AK 소총을 사다가 교전의 전과라고 보고 했다. 희생자는 그 교전과정에서 발생했다고 보고 했다.

이처럼 지휘관에게 불리한 사고는 조건반사적으로 은닉하거나 왜곡한다. 전력증강에 필요한 첨단 무기들을 획득하는 데에는 '토박이 중견 전문가들'이 '늘 보직을 바꾸는 고급지휘부 간부들'을 아주 쉽게 속인다. 내가 전후방을 두루 다니며 현장 연구를 할 때가 1980년 대, 부사관들의 입에서 거침없이 나오는 말이 "군대는 가라로 시작해 가라로 끝난다"는 말이었다.

군 간부들의 거짓말은 체질화돼 있다는 것이 내 생각 아니 신념이다. 2013년 7월, 공군에서 자살한 김지훈 일병, 그 아버지가 모 일간지와 인터뷰한 내용도 같은 맥락이다. "군은 거짓말과 제 식구 감싸기가 상습화된 조직입니다. 아들 소속 부대가 수사 기록을 갖고 있었으면서도 공군본부로 넘겼다고 거짓말을 하고 주지 않았습니다. 공군 수사팀이 가혹 행위를 확인하고도 가해자는 입건하지 않은 채 있지도 않은 아들의 정신병력을 찾으려 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가 진정서 철회를 종용하기도 했습니다."

공군은 자살한 시각으로부터 1년 이상 지난 후에야 김 일병이 상관의 질책과 가혹한 얼차려 때문에 자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군은 육군 28사단 윤 일병이 선임들의 악마 같은 가혹 행위로 숨진 사실도 4개월씩이나 숨기다가 인권단체의 폭로로 마지못해 조금씩 전모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2012년 10월 북한군 병사의 '노크 귀순' 사건 당시 CCTV로 북한군 귀순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발표했지만 이것도 거짓말이었다. 사고가 나면 군은 늘 개인 탓으로 돌렸다. 김훈 중위의 경우 그리고 강릉 무장공비에 의해 사살된 추 일병의 경우, 군은 김 중위의 평시 자세를 거론하며 명예를 훼손하려 했고, 추 일병에게는 여성관계가 있다는 식으로 명예감을 손상시켰다. 추 일병 부모는 자식 잃고 이웃에 얼굴을 들지 못해 이사를 했다는 말도 들렸다. 황당한 허 일병의 경우도 있다.

그런데 최근 국가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28사단 윤 일병 사건에 대해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은, 윤 일병 사건의 지휘선상에 있었던 중대장-대대장-연대장-사단장-군사령관-육군총장 모두가 책임을 지고 사퇴한 이 마당에서도 자기만은 책임이 없다며 대통령 옆을 지키고 있다. 군의 발전을 위해 예외 없이 스스로 지휘책임을 지고 줄줄이 옷을 벗는 모처럼의 신선한(?) 릴레이 운동을 청와대가 가로 막은 것이다.

옷을 벗은 사람들, 중대장으로부터 참모총장에 이르는 모든 지휘관들은 그들의 직속상관이었던 김관진을 어떻게 생각할까? 국민 일반의 생각도 그들의 생각과 조금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런 청와대 정신을 가지고는 군의 체질화된 거짓말 문화를 바로 잡을 수 없다. 그리고 이를 바로 잡지 않는 군대를 가지고는 전쟁에서 반드시 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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