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청문회법부터 개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청문회법부터 개정해야 한다
  • 석우영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4.06.23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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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 회복과 소명의 기회만은 주어야 할 것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순수하게 자신의 뜻에 의해 사퇴를 하든, 아니면 정치적 교감에 의해 자진 사퇴를 그것은 차후의 문제다. 진짜 문제는 문창극 후보자에 대한 비판이 매우 악의적이고 노골적이라 마치 마녀사냥 식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피아(彼我)의 구분도 없다. 좌파세력이 문 후보자를 친일파라고 매도했지만 막상 구체적인 증거는 하나도 제시 못하면서 친일 식민사관을 들먹이고 있고, 문 후보자의 무엇이 수구보수인지 증명도 못하면서 마구잡이로 수구보수로 몰아간다. 

이제는 하다하다 안되니 어떤 좌파는 본인이야 억울하겠지만 그래도 사퇴하라고 한다. 억울하다는 것을 알았다면 해명할 기회를 제공해 주겠다고 하는 것이 정상인이 할 소리이지 억울하지만 사퇴하라는 소리는 정신병자가 하는 소리다. 박찬종 같은 퇴물 정치인은 세상이 시끄러우니 사퇴하라고 해괴망측한 소리도 한다. 정상인라면 이런 소리를 할 수가 없을 것이고 청문회를 통과하건 말건 청문의 장을 열어 문 후보자의 역사관과 이념에 대해 검증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정상인이 할 소리인 것이다. 

자신이 살아온 인생역정이 그야말로 도덕적으로 완전무결하고 흠결이 단 하나라도 없는 사람이라면 문창극 후보자에 대해 사퇴하라고 말할 자격이 있다. 하지만 어디를 살펴봐도 흠결 투성이 밖에 보이지 않는 당사자들이 자신은 고고한 백로인 것처럼, 문 후보자를 비판하는 것을 보면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마치 뭐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정치권 인사들이 더 추하기 짝이 없다.

새민련 소속의 박 씨 성을 가진 전과자 출신의 국회의원이나 자신의 아들을 년 간, 수천만 원 대의 등록금이 지출되는 외국인 학교에 보낸 새민련 원내대표라는 자, 새누리당에서는 전당대회에 출마한 유력한 두 명의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로 그들에게는 전과가 없고 도덕적으로 흠집이 없는 사람인지 자신부터 되돌아 보아야 한다. 차라리 정치색이 없는 순수한 시민단체나 일반 시민들이 문 후보자에 대해 비토를 한다면 모르겠으나 적어도 정치권만은 그런 소리를 할 자격이 없다고 본다. 

특히 야당이야 생리상 반대 인자가 몸에 베어있으니 그렇다 치자. 하지만 야당 보다 더 눈꼴사나운 건 새누리당의 중구난방이다. 여당 내부에서는 설령, 문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고 임명동의안이 국회본회의에 상정을 한다고 해도 새누리당에서 반란표가 상당수 나와 최종적으로는 부결될 것이라고 하여 반대표를 던질 명단이 적힌 이상한 문건도 돌아다닌다고 한다.

특히 문 후보자에 대해 새누리당에서는 처음으로 문 후보자에 대해 호의적으로 발언을 했던 하태경 의원조차 반대표 명단에 올라있다고 하여 하 의원이 발끈했다고 하니 갈수록 가관이 아닐 수가 없다. 또 이재오 같은 자는 문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는 새민련의 반대시위 현장에도 모습을 드러냈으니 이 자의 소속 당이 어디인지 현주소가 아리송하기만 하다.

문 후보자의 사퇴 배경에는 진영논리가 작동하고 있다. 좌파는 보수이념이 뚜렷한 문 후보자 같은 자가 총리에 기용되는 것을 결코 용인할 수가 없을 것이다. 좌파세력이 반대하는 근본 이유는 그의 강단으로 미루어 볼 때 문 후보자가 총리가 되어 자신이 평소에 지녔던 소신과 자신의 신념대로 국정을 추진하면 좌파세력의 입지가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보여 조기에 싹을 자를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니 관피아 척결대상인 공무원 사회나 공기업 주변 곳곳에 스며든 좌파세력이 좋아할 리가 없을 것이고 그 전면에 개혁대상인 KBS가 총대를 메고 나섰을 것으로 보여진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우리나라에서 대단히 출세한 사람치고 도덕적으로 무결점을 지닌 깨끗한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을 것으로 감히 단언한다. 우리나라가 원래부터 자원이 풍부하고 먹을거리 걱정이 없는 나라였다면 모르되 엄청난 빈곤과 가난을 헤쳐 오면서 고도의 산업화를 이룬 나라였으니 법망의 허술함은 곳곳에 있었을 수밖에 없었고 가난을 물리치는 것이 국민적 과제였으므로 너도나도 부를 쫓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 도처에 널려있었다.

또한 호전적인 북한의 존재는 이념논쟁을 불가피하게 만들었고 자생적 종북세력을 양산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니 소위 이름깨나 알려진 사람치고 어느 한 군데라도 걸리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므로 시중에서는 흠결 없는 총리나 장관을 뽑으라면 차라리 수입을 해야 할 판국에 이르렀다는 서글픈 소리까지 인구에 회자되는 실정이다. 

지난 한 달 여 동안 총리 후보자로 두 사람이 지명을 받았다. 한 사람은 낙마했고 또 다른 한 사람은 청문회가 열릴지 말지 아직도 불투명하다. 이것은 문 후보자가 총리가 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적어도 청문대상으로 지명된 공직 후보자는 그 어떤 문제점이 있더라도 반드시 청문회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의무 조항이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청문대상자가 낙마를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명예 회복의 기회와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소명의 기회만은 부여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청문회 법을 수정해야할 이유인 것이다. 청문회 법을 고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집권을 목표로 하는 야당 역시 오늘날과 똑같은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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