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23일 ‘북한 장거리 미사일(로켓) 잔해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지난 14일 새벽에 청해진함이 군산 서쪽 160km 지점에서 인양, 수거한 1단 추진체 잔해는 연료가 연소될 수 있도록 산소를 공급하는 ‘산화제통’으로 밝혀졌다.

조사결과 북한이 재진입체와 탄두항법, 그리고 유도 등의 기술을 확보할 경우 미국 보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탄(ICBM)도 개발할 수 있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에 밝혀진 산화제통은 길이 7.45m, 지름 2.4m, 두께 3.8mm의 원통형으로 중량이 1,13톤이다.

재질은 알루미늄(Aluminum)과 마그네슘(Mg)이 섞여진 알루미늄합금(AlMg6)으로 산화제는 독성이 아주 강한 적연질산((HNO₃94%+N₂O₄6%)이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국방부 측은 나로호와 같은 일반적인 우주발사체가 산화제로 액체산소를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장기간 상온에서 보관이 가능한 ‘적연질산’을 산화제로 사용한 것으로 보아 우주발사체 개발이라기 보다는 대륙간탄도탄개발 의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적연질산을 산화제로 사용한 액체 추진기관은 옛 소련에서 개발한 기술로 스커드(Scud)미사일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알려진 바로는 현재 적연질산을 사용하는 국가는 없으며, 우주선진국에서는 적연질산이 불임을 유발할 수 있는 독성을 함유하고 있어 환경친화적인 ‘액체산소’를 산화제로 사용하고 있다. 액체산소는 초저온에서 보관을 해야 하기 때문에 ‘미사일’에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군 당국은 은하3호의 1단 추진체에 노동-B(무수단) 엔진 4개를 사용한 것으로 보아 우주발사체보다는 ICBM에 가깝다는 근거로 내놓았다. 그리고 2단 추진체로는 스커드 미사일 엔진 1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은 사거리가 3천 km 이상인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다.

북한은 중거리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나 ICBM급 기술을 확보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군 당국은 예상했다. ICBM은 대기권 재진입할 때 최고 마하 20의 속도로 떨어지기 때문에 섭씨 6천~7천℃의 고열이 발생하므로 이 고열과 압력을 탄두가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이어 군 당국은 북한이 노동미사일과 스커드 미사일 기술을 적용, 효율적인 장거리 로켓을 3단형으로 개발했고, 이에 필요한 단 분리기술을 성공적으로 구현 것으로 평가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노동ㆍ스커드 미사일 기술을 적용해 효율적인 장거리 로켓을 3단형으로 개발했고 이에 필요한 단분리 기술을 성공적으로 구현한 것으로 평가하고, 1단 추진체의 산화제통에 들어간 적연질산의 용량이 48톤으로 1단 로켓의 추력이 118톤인 점으로 볼 때 은하3호가 500~600kg의 탄두를 탑재하고 1만 km 이상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산화제통 제작과정에서 8개의 조각을 용접(welding)해 만든 원통형으로 용접선(welding line)이 균일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기계용접이 아닌 수작업 용접으로 이뤄졌고, 나아가 용접 연결된 각 패널의 간격도 들쑥날쑥해 규격화(표준화)가 안 된 것으로 추정됐다.

군 당국은 북한이 로켓을 개발하면서 ICBM개발 능력을 발전시키면서 ‘단분리, 유도제어기술’ 등에서는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으나 추진체를 제작하는 기본적인 제작능력은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또 압력센서, 전기배선 등 일부 부품은 북한 자체 제작 부품이 아니라 해외에서 상용 부품을 수입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군 당국은 23일 로켓 연료통, 연료통하단부, 엔진연결링 추기로 수거했다고 밝혔다. 이날 수거한 것들을 정밀 조사하면 보다 구체적인 북한의 로켓기술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