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 지도부의 얼굴이 합성된 가수 싸이(본명 : 박재상. 35)의 ‘강남스타일’의 말춤 사진이 인터넷에 게재되었다가 며칠 후 중국 정부의 검열로 차단돼 논란이 되고 있다고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 신문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 신문은 “왜 중국은 지도자들이 강남스타일의 말춤을 추는 합성사진을 검열하나?(Why is China censoring a fake photo of its leaders doing ‘Gangnam Style’)"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17일(현지시각)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Weibo)’에 한 이용자가 그 합성 사진과 함께 싸이의 ‘강남스타일’ 돌풍에 대해 가벼운 이야기를 덧붙인 글을 올리자마자 중국 검열당국이 이를 차단했다고 보도했다.
말춤을 추고 있는 이 합성사진에는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원자바오 총리 등 중국의 핵심 지도부 인사들이 말춤을 추는 모습이 담겨있다.
WP는 이 사진은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열린 지난 8일 중국어 페이스북에 처음으로 게재된 후 유명 블로그인 ‘베이징 크림(Beijing Cream) 등을 거치면서 급속하게 퍼져나갔다고 전했다.
이 같은 재빠른 검열과 관련, 중국의 한 언론은 “중국의 지도자들의 사진은 선전선동의 관리자들에 의해 조심스럽게 다뤄져 왔으며, 그 지도부들이 대열을 갖추어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추는 모습은 달갑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WP는 전하면서 별다른 정치적인 의도 없이, 의미도 별로 없는 그러한 사진까지 검열을 지나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선전선동 관리자들은 1966~1976년 10년간의 문화 대혁명(Cultural Revolution) 당시 마우쩌퉁(모택동)과 관련, 당시의 교훈을 반면교사로 삼아 아직도 지도부에 대한 사진을 조심스럽게 다루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신문은 꼬집었다.
그러면서 신문은 “중국 정부가 중국의 1당 지배체제와 지도층의 적법성이 흔들릴까 두려워 우려하는 게 틀림없다”고 비꼬기도 했다. 사실 중국의 온라인에서 정치 해설가들은 종종 금지되어야 할 것처럼 보이는 주제로 정부를 비판하는 것들이 게재되지만 검열에 의해 사이트상에서 사라지곤 한다.
WPO는 이어 “지나친 검열은 오히려 더 큰 대중의 관심을 끌어들인다”며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가 날로 늘어나고, 인터넷을 통한 외부와의 소통이 늘고 있어 중국 이러한 문제를 다루는 일이 갈수록 더 어려워 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중국정부는 반체제 예술가인 아이웨이웨이가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강남스타일 패러디 영상물인 “풀, 진흙, 말 스타일(grass mud horse)”도 차단해 비판을 받은 바 있으며, 당시 그의 패러디물이 미국의 CNN 웹사이트를 통했더라면 이런 식의 검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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