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만들어준 박사, 통일부는 통일교육원장으로 모셨다
국정원이 만들어준 박사, 통일부는 통일교육원장으로 모셨다
  • 안형식 논설위원
  • 승인 2012.04.01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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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위조 논란의 조명철, 비례대표 4번으로 모신 새누리당

투표 날이 가까워지니 연일연야 엄청난 소식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번에는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4번을 받은 조명철 전 통일교육원장의 학력위조 사건이 터져 나왔다. 그렇지 않아도 3만 명에 불과한 탈북자의 대표격으로 조 원장을 영입하여 금배지를 달아 준다는 소식에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경제적 장애인들의 심사가 불편해질 대로 불편해진 뒤 끝이다.

1. 학력위조 사건의 전모

분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자 명부에 기재된 그의 학력은 ‘김일성종합대학 졸업(박사)’이다. 1983년 9월에서 87년 10월까지라는 재학 기간도 기재돼 있다. 24세부터 28세까지 김일성대학에서 박사를 땄다는 뜻이다. 35세인 94년 한국에 들어온 그는 경제학 박사란 경력을 인정받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을 지낸 데 이어 지난해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 원장(1급)을 맡았다. 탈북자 출신의 첫 고위 공무원이었다.

이에 대해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이윤걸(44) 소장은 넌센스로 일축했다. 탈북자 출신인 이 소장은 평양리과대학에서 생물학 준박사(한국의 석사) 학위를 받고 북한 호위사령부 산하 무병장수연구소(청암산)에서 일했다. 그는 “조 전 원장은 김일성대 자동조종학과 출신이지만 북한 논문검색 시스템인 ‘북한과학기술네트워크’에서는 94년 이전에 조명철이란 이름이 검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수 경력에 대해서도 이 소장은 “북한에서 교수는 준박사 이상의 학위에 3명 이상의 준박사를 양성해야 하며 5건 이상의 학술논문과 3건 이상의 집필 활동 기록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교원으로서의 활동 기간이 적어도 5년 이상이 돼야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 전 원장은 “지원서를 낼 때 자동화학부 자동조종학과 준박사라고 썼지만 국가정보원에서 그냥 박사로 써도 된다고 인정했다”고 말했다. 또 “내가 처음으로 (한국에) 들어온 대학 학사 이상의 탈북자인 만큼 (남북의) 학제 차이에 혼란이 있었던 것”이라며 “북한에선 지사, 전문가(학사급), 후보 준박사, 준박사, 박사가 있는데 내가 준박사라고 하니 박사라고 인정해도 된다고 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 원장을 통일부의 통일교육원장으로 모신 통일부의 변명은 가관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통일교육원장을 공개 채용할 당시 박사 자격이 꼭 필요하진 않았다”며 “2000년께 만들어진 탈북자 데이터베이스에 ‘박사’로 돼 있어 심사에 참작됐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2. 국정원과 통일부의 합작품

국정원이 북한 석사를 남한박사로 만들어 주고 통일부는 국정원이 만들어준 박사 학위를 보고 통일교육원장님으로 모셔왔다는 소리가 아닌가? 대한민국의 대북정책을 수립하는 양대 기관이 서로 합작해서 작품을 만들었다는 소리가 아닌가. 그리고 여기에 더하여 새누리당은 새로 만든 당의 기념으로 조 전 원장에게 금배지를 달아드리기로 작정을 하고 비례대표 4번을 드리고 모셔왔다는 소리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해야 할 차례이다. 헌정 이후 학력위조 사건은 끊임없이 불거져 온 사안이다.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학력 위조와 논문 표절 사건은, 노력 한 것 없이 존경을 받고 싶어 하는 양심불량자들과 학력으로 따져지는 사회풍토가 만들어낸 독극물이다.

이제는 국정원에서 박사를 만들어 주고 통일부에서는 통일교육원장님으로 모셔온 상식이하의 일이 교육지대계를 부르짖는 교육대한민국의 중심인 의회에서 벌어지고 말았다. 30년이나 뒤떨어진 북한의 경제난과 김일성이 만들어 놓은 주체사상을 배워 오면 석사 학위가 박사 학위로 껑충 뛰는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다는 뜻이다.

3. 관련자 파면하고 조 전 원장은 즉각 사퇴해야

두말할 것도 없다. 관련자는 파면 조처하고 조 후보는 명단에서 빼야 한다. 현재의 상태에서 조 후보가 당선된다고 해도 선거관리법에 의해 무효 처리 될 것이 분명하고, 새누리당이 이 문제를 끌어안고 있는 동안에는 상당한 표도 잃게 되어 있다.

조 전 원장의 경우는 손수조 사태와 비교조차 될 수 없는 중대 사안이다. 논문 표절 사건에 휘말려도 사퇴가 최선인데 학력이 위조되었다면 이는 말할 것도 없다.

새누리당에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대단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조 전 원장 스스로 사퇴하거나 새누리당에서 사과 후 제명을 하는 조처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연일 터져 나오는 청와대의 실정이 새누리당의 표심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중이다. 조 후보에 대한 조처가 없다면 과거 열린우리당의  몰락과 동일한 결말이 예견되며 대선에서도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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