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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조영남의 대작소동
 곽정부_
 2016-05-18 10:56:45  |   조회: 3573
첨부파일 : -
반세기 가까이 지난 젊은 날의 일이다. 친구와 소공동을 지나다가 라스베이거스란 생맥주집에 들어가게 됐다. 입구 문을 들어가서야 가수가 무대서 노래 부르는 술집이란 걸 알게 됐다. 실내는 넓고 어두웠으나 천장중앙서 조명이 빙빙 돌며 별빛 같은 빛이 비추는 당시로선 환상적인 실내분위기였다.

테이블마다 젊은이로 가득 찼다. 무대에는 조용남이 물레방아 인생이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키 보이스도 그 무대에 출연했는데 바닷가~에 모래알처럼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해변으로 가요는 화음이 끝내줬다. 전파를 타고 듣는 노래와 생음악이 무엇인질 느끼게 해줬다.

조 용남처럼 가수로 대중의 사람을 받아 한 시대를 풍비한 연예인도 흔치는 않다. 그가 화가로 변신하여 화투주제 그림전시회를 연다고 할 때 재능도 많은 연예인이 구나 펜들은 감탄했다.

그런 그가 작품을 대신 그려줬다는 무명화가로 부터 대작해 줬단 실상이 까발려져 시비에 휘말리게 됐다. 그러나 당사자예기는 다르다. 화가가 조수를 두는 건 미술계의 관행이란 예기다. 자기가 구상해 주문한 그림을 조수가 상당부분 그렸어도 자신이 완성했으니 자기 작품이란 예기다.

인터넷에선 네티즌들이 엉뚱한데서 분개했다. 대작 료 10만원 밖에 주지 않았다는 건, 유명연예인으로 쩨쩨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어려운 형편을 이용해 착취했단 말까지 나온다. 정말 호텔 바 양주한잔 값밖에 주지 않았을까? 중간에 떼먹은 인간이 있으면 엄벌해야 한다는 예기다. 우리사회는 이것이 큰 문제다. 출세하면 하늘이 돈짝 만하게 보이는 모양이다. 의상 한 벌에 수백서~ 수천짜리는 입으면서 노인들에 2만원이 뭐냐는 거다. 그것도 중간에 “꿀꺽”한 인간이 있다면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용남이 화가로서 재능에 손색없단 것은 상당히 오래된 사실이다. 그런 그가 무명화가에 밑그림을 부탁했단 건 자기인기를 파는 상업주의 발로라 하겠다. 노력은 적게 들이고 돈 벌이에 치중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예술을 상품만으로 취급한 처사로 보인다.

퇴계원 내 작업실 벽에는 동양화 한 폭이 걸려있다. 남 농 허준의 작품인데 현금대신 그만한 대가를 주고 구입한 시기가 30년이 넘었다. 그 때 돈으로 50만 정도인 걸로 기억된다. 그 당시 50만이면 적지 않은 돈이다. 몇 년 전에 이 그림 가치가 궁금해 인사동 가는 길에 남 농 전문 화방에 의뢰해 보았으나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구입한 세월도 많이 흘렸고 호남의 대표적인 동양화가라 최소5백만 이상은 갈 걸로 생각했으나 화방감정가는 그것도 장담할 순 없다는 것이다. 화상설명이 워낙 그림 수가 많아 희귀성이 없단 것이다. 더구나 말년엔 제자들이 그린 그림을 낙인만 찍어 나온 것도 있어 그의 작품은 인기가 떨어진단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건 내 소장그림은 낙인이 두 개 찍힌 거라 허준 젊은 날 그림인 것만은 확인하니 그것도 다행이라 하겠다. 지금도 벽에 걸려있다.

예술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없으나 어느 예술분야이던 유명인작품이면 첨부터 본인이 시작하고 본인이 완성해야 한단 점에는 이의가 없다. 그러나 수요자는 많고 본인이 연로해 도와주는 사람이 기본은 했고 당사자가 최종 감수했다면 그걸 꼭 사기로 봐야 하느냐? 란 게, 나의 개인적인 견해다.
2016-05-18 10:5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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