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잡설
 싸리숲길_
 2016-02-10 18:48:27  |   조회: 3611
첨부파일 : -
지난 추석때도 그랬지만 이번 설 명절도 쏜살같이 왔다가 지나간다.
요즘은 명절도 명절같지가 않다고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것 같다.
녹녹치않은 살림에 물가는 치솟고, 명절이 다가오면 차례상이나 고향갈 채비부터가,
우리같은 서민들에겐 언제부턴지 명절은 주름살만 더하는 반갑지않은 손님처럼 되어버렸다.
새옷과 고무냄새나는 운동화에 세뱃돈이 그리워 몇날 며칠을 밤을 설치던
까까머리 옛 시절이 생각난다. 동네를 돌며 세뱃돈 받고 누가 더많이 받았나
재보고 자랑하고 깡총거리던 철부지 그 시절이 왠지 많이 그립구나.
명절하니까, 배고프던 시절 "모사"도 생각난다. 모사라고,,요즘 신세대는 잘 모른다.
나이 4~50이상 세대들은 잘 알겠지만....지금처럼 명절 설이 지나고,
겨우 내 얼어붙었던 냇가 버들가지도 봄기운에 마악 새눈이 틀락말락 할때 쯤이던가,
명절 차례와 별도로 조상님 묘소앞에 가서 또 한번 제사를 올리는 관습이 있었다,


지방마다 다르겠지만 안동지방에선 "모사"라고 하여, 푸짐한 음식을 준비한다.
싸리가지로 엮어만든 박스 모양의 사각통에 떡이며,과일들을 바리 바리 담은지게를 지고
조상을 모신 산소를 향해 어른들이 산길을 오르면, 그 뒤에는 동네 아이들이 총 출동하여
뒤따른다. 어느 집에 모사를 지낸다 정보가 들어오면 산소가 아무리 가파르고 멀고 험하여도
그것은 별 문제되지 않는다. 꽁보리밥에 찌들어 있던 아이들이 제일 신나는 날이
생일보다도 먹을것이 더 푸짐한 명절과 제사 모사때였다, 유~우~세~차 ~어쩌구 저쩌구
산소에 도착하여 모사를 올리는 약간의 시간동안 아이들은 떡을 받을 준비를 한다.
한 집에 아이가 한명이 왔건 , 열명 형제가 다 왔건 그건 따지지 않는다,
업혀 온 아이도 목에 책보하나 척 동여매고 누나 형 옆에 한자리 척 걸치면 떡 받을 자격이 된다.
이윽고 제사가 끝나고 어른들이 떡을 분배한다. 횡대로 쭈~욱 앉아 책보를 목에 두른 채,
양팔을 벌리고 있으면 책보위로 인절미가 툭툭 떨어지며 주~욱 한차례 지나간다.
그 다음은 시루떡에, 돼지고기 조각,수루메도 지나가고, 마지막엔 과일쪽도 지나간다.
음식을 다 돌리고 남았으면 어른들이 마지막가지 다시 차례대로 공평히 나눠준다.
이렇듯 음식에 대한 인심은 "모사"라는 것에도 짐작을 할 만큼 우리네 옛 시골 인심은
비록 밀가루 한줌도 아쉬운 시절에도,이웃간 나눠먹는 인정은 결코 야박하지는 않았다.

벌초.
시대가 어찌 변했는지 도심지 야산부터 해서 저~시골 농촌 산자락 구석구석 골짜기마다
매년 성묘철에는 요란한 예취기 굉음의 메아리들로 산새들도 놀라 정신이 없을 것이다.
모사떡 얻어먹으러 다니던 옛 산소길은 너무 멀다 너무 가파르다고 발길을 끊어,
수풀을 헤집던 옛길은 무성한 가시넝쿨과 잡목들로 빽빽하고 오소리 통로마져 사라져간다.
자손들의 발복과 효의 근본으로 첩첩산골을 다 헤집어 깊은골 명당자리에 묻혔던 조상은
길이 막힌 핑계로 자손들로부터 제사 막걸리 한잔 못받을 지경이 됐다.
현대에 와서 벌초라는것이 시간이 없다, 또는 멀다고 안 가고 험하다고 안 가고 요리 조리
가깝고 쉬운데만 찾아다니며 때로는 품삯을 들여 남의손도 빌리는것이 벌초다.
남의 손을 빌려야 할 사정은 누구나 있을수도 있고 다만 정성이다. 남의 손을 빌려서 일일이
열흘이고 나흘이고 낫으로 정성껏 낫으로 묘소를 다듬는 옛 혼을 담는것이 진정한 벌초다.
조상들 누운 자리에 기름연기 풀풀 풍기는 까무러칠 굉음을 내는 기계를 휘둘러대고,
조상의 얼굴에 깔쿠리로 북북긁어대는 짓은 귀신들도 무서워 혼비백산할 일이다.
성묘철에 너도 나도 없어서는 안될 필수기구 예취기는 어떻게 보면 귀신쫓는 기구다.
편리하다 ,빠르다, 수월하다는 것만 쫓아 예사로 조상의 묘소에 들이대고 마구 휘둘러대는
귀신쫓는 예취기는 제삿상 옆에서 삼겹살 구워먹는 짓보다 더한 것이다.
차라리 안하는게 낫지않나?


서두에 말했듯이 갈수록 명절이 명절같지가 않은것은 본인도 어지간히 공감하는 것이다.
명절은 오랜만에 흩어진 가족들 한자리 모여 차례를 지내고 정담이 오가는 그런 명절이 아니라
며느리간 형제간 시누간 고부간 시부모 봉양 재산싸움같은 다가올 가지각색을 놓고
벌이는 기싸움내지 내공싸움의 사투장이나 다름없다,다만 겉으로는 평온한듯 포장하고 있지만...
자칫하면 거기서 고성이 담넘어로 새어나오는것도 명절이다.
물론 극단적인 예라고 할수도 있지만, 있으면 있는데로 없으면 없는데로 저마다 행복할수는
없는 명절은 그동안 잠재되었던 가족간 또는 친척간 어떤쟁점이 불거질 소지가 있는 만남이다.
결론은,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만남이 있기에 싸우는 것이고 만남이 있기에
화해도 되는것이 만남이다. . 부모 품안에서 자식이지 자식이 출가하면 자식 이기는 부모도 없다.
명절 전날 밤늦게 왔다가 아침에 차례 지내고 나면 밥도 한지리에서 밥도 먹는둥 마는둥 ,
중요한 약속 핑계대고 횡하니 기어나와 곧바로 처가집 쪽으로 내 달린다.
부모님 뵙고 하룻밤 자고 처가집가서 이틀을 자는 놈들도 있는데 처가집이 그리 좋흔 모양이다.
명절 풍속도가 많이 변했어도 예전이나 지금이나 바뀌지 않는 풍속도는 "나이를 먹을수록 서럽다"
집안의 최고령 어른은 가물 가물한 눈뜨고 아들 손자 며느리들 얼굴도 제대로 파악못하는데 ,
잠시 순간 절한번 딱 받으면 끝,그걸로 끝이다. 명절분위기 같은 것은 없다, 건너방 옆방에서
아들 며느리 아낙들이 가요방 틀고 쿵작거리고 기둥뿌리가 들썩거리는 오도방정을 다 떤다한들
골방에 갇혀 찍소리도 못하고,억지로 이불쓰고 누워 자는척 해야 어른이다.


물가중에도
특히 농산물은 10%, 20%로 치솟는 것이 아니라 이번 설 에도 100% 200% 이상 단위로 치솟았다.
얼마전 무 한개가 500원,대파 한단에 2000원가량 하다가 마트에서 무 한개3000원,
대파 한단에 7000원까지 치솟아 있었다. 그렇다고 무파를안사먹을 수도업슨 노릇이고,
생선 돼지고기 쇠고기 따위는 원래 그렇다 치고 가장 쉽게 접해야 할 서민 기본 반찬거리까지
기온이 급강하했다는게 이유로, 날씨가 조금 더워졌다고 치솟고 눈비가 조금 온다고 치솟고,
산지에서 출하되어 중간 상인을 거쳐 창고에 쌓아놓은 농산물들이 날씨따라 같이 백야시 재주넘듯
재수없게 소비자를 울린다.
정부가 개입하기 껄끄러운 것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농산물이 아닌가 싶은데,
이것은 짐작하건데 예전부터 중간상인들이 마음대로 쥐락펴락 정부의 물가정책의 헛점을 파고들어
가격농간을 부리고 자빠진 탓이다.
이거 좀 정부차원에서 중간상인들 손모가지 버릇부터 고칠만한 대책이 나와야 할것같다.
서민들은 1년 365일 농산물이 휘두르는 가격폭력에 언제까지 울고 웃어야 하나?
2016-02-10 18:48:27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자유게시판
#번호 제목 작성자 첨부 날짜 조회
공지 [공지] 뉴스타운 자유게시판 이용 안내 (1)HOT 뉴스타운 - 2012-06-06 197897
970 본인에 의해 삭제 되었습니다.HOT 익명 - 2016-03-08 3355
969 RE 본인에 의해 삭제 되었습니다.HOT 익명 - 2016-03-09 3263
968 더 마비 민주당? 더(허송)세월 민주당? 더 낙선 민주당?HOT 더 마비 민주당? - 2016-03-01 4340
967 중공의 너구리 쇼 평화협정HOT 최우원 - 2016-02-29 3371
966 국회법 제13조(임시의장) 임시의장은 선출하여 의장의 직무를 대행한다.HOT 임시의장은 선출되어 - 2016-02-27 4336
965 김영삼 아들 김현철아봐HOT 김현철아 봐 - 2016-02-24 3592
964 전북장애인재활협회, 장애가정청소년'성장-mentoring' 대상자 모집HOT 전북장애인재활협회 - 2016-02-23 4583
963 박근혜대통령각하 외국인 귀화자법(한국적 취득)손질하시라HOT 韓민족주체 - 2016-02-22 4471
962 [박정희] 100부작 드라마 만들라HOT 시청자 - 2016-02-21 3603
961 RE 100부작 적어요. 300부작으로HOT 300부작 - 2016-03-03 3381
960 RE 한반도는 박정희각하 기념관HOT 한반도 - 2016-03-09 3151
959 RE 예 맞습니다HOT 예 맞습니다 - 2016-02-22 3439
958 대한민국에 북한 체험장을 만들자HOT 싸리숲길 - 2016-02-21 3539
957 손상윤 박근혜가역적이라도 보호하는가 유감이다.HOT 손상해 - 2016-02-19 4135
956 [박근혜] 1등 대통령HOT 천리안 - 2016-02-18 3470
955 더러운민주당 빨갱이 이종걸 보거라HOT 더러운민주당 - 2016-02-17 3746
954 [신공항] 엄청난 충격발언 !!HOT 펌글 - 2016-02-14 3663
953 김대중노무현간첩정권때 행정중요기관에 특채간첩침투60-70%현직에있다.전라도간첩구섞구섞침투 (1)HOT 고첩침투 - 2016-02-12 4942
952 개성공단 눈물난다HOT 싸리숲길 - 2016-02-12 3752
951 민주당의 단일화는 파생 저작권법 위반에 집단소송 깜.HOT 곽정부 - 2016-02-12 4410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