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자녀 인성을 공부보다 중시
스크롤 이동 상태바
학부모, 자녀 인성을 공부보다 중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주 KEDI 연구위원, 교육정책포럼에서 설문조사 결과 발표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자녀교육에서 도덕성이나 인간성 교육이 공부보다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창시절에 공부하지 않은 걸 후회한 적이 있는 학부모가 10명 중 8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 현주 선임연구위원은 28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 홀에서 한국교육개발원(원장 이종재) 주최로 열린 '한국 학부모 교육열의 재조명'이라는 주제의 교육정책포럼에서 전국의 학부모 2천5백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설문대상 학부모의 83.3%가 '자녀에게 도덕성이나 인간성 교육보다 공부를 잘 하도록 하는 일이 필요하다'라는 문항에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반면 자녀가 현재 하고 있는 많은 과외활동들이 성적을 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응답한 학부모는 53.7%에 그쳤다.

학부모 84% "학창시절 좀더 공부할 걸" 후회

84%의 학부모가 학창시절에 공부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41.3%의 학부모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학력으로 인한 절망감과 무력감, 좌절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해 우리 사회의 학력간 교육병폐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절반 이상의 학부모들은 자녀가 학원이나 과외공부를 하고 있을 때 마음이 편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53.4%의 학부모가 자녀의 시험기간에는 자녀와 함께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변의 공부 잘 하는 이이 이야기에 영향을 받는 부모도 58.1%나 됐다.

특히 자녀의 시험기간에 자녀와 같이 긴장하며 생활을 맞추려고 하는 경향은 인문계 고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일수록 그리고 지역적으로는 광역시 학부모들에게서 더 높게 나타났다.

이밖에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자신의 학력이나 학벌에 비해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대체로 자신의 현재 상황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러한 만족 경향은 자녀가 어리고 학부모의 학력이 높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학부모들은 자녀의 미래와 관련해서 '자신의 적성이나 소질대로 살지 못하는 것'(67.2%)을 가장 걱정한다고 응답했다. 그 다음 걱정으로는 '인간성 좋은 사람으로 크지 못하고 비뚤어지는 것'(63.9%). '취직이 안되어 생계를 못 꾸리는 것'(58.7%), '학력이 낮아 좋은 배우자를 못 만나는 것'(43.5%) 등의 순이었다.

이러한 걱정들은 부모의 배경에 관계 없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이 중 '자신의 적성이나 소질을 계발하지 못하고 사는 것'에 대한 걱정은 부모의 학력이 높을수록 더 높게 나타나 고학력을 가진 학부모들이 자녀의 적성과 소질 파악 및 지원에 상대적으로 더 여유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가 변해도 자녀를 대학에 보내겠다

사회가 변해도 자녀를 대학에 보내겠다는 학부모가 많았다. 자녀를 대학 또는 대학원까지 진학시키겠다고 응답한 학부모가 92.1%나 됐다. '대학을 안 나와도 만족할 만한 직업을 얻을 수 있다고 해도 자녀를 대학에 보내겠느냐'는 질문에 52.1%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 '고졸 학력으로 취업해도 보수, 승진 등에서 능력에 따라 대졸자와 동등한 대우를 받는 사회가 되더라도 대학에 보내겠느냐'는 문항에 대해서도 58.9%의 학부모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같은 결과는 대학 교육에 대한 열의가 대학 졸업장이 가져다주는 사회 경제적 이익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주 연구위원은 "학부모들은 자녀 교육에서 인성교육이 중요하다고 인식은 하면서도 실제로는 학교 성적 위주의 교육을 자녀에게 강요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상반된 모습은 학력·학벌 위주 관행과 시회 분위기 속에서 어쩔 수 없는 현상일 수 있으나 실제로 자녀 교육에 있어 오히려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 연구위원은 우리 교육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 △개인의 능력을 평가함에 있어 학력이나 학벌이 아닌 국가 차원의 평가체제와 전반적인 국가 인력 관리 방안의 도입 △학교가 학생 개개인의 적성과 소질을 발견하고 이를 계발해주는 역할의 강화 △학부모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자녀를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 및 정보제공 기회 확대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한편 조은 동국대학교 교수는 '사회이동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욕망: 세계화, 교육열 그리고 학부모'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교육열 문제는 한국 교육이 처한 여러 딜레마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일어나서는 안 되는 문제라고 정의하고 매도하거나 억제해서는 안된다"며 "문제를 일으키는 그들의 처지에서 현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우리 사회의 교육열은 단순히 학교나 학벌에 대한 욕망이 아니라 불안정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욕망 그리고 상승이동에 대한 열망과 하강이동에 대한 두려움 등을 드러내는 사회이동을 향한 참을 수 없는 욕망과 이어져 있다"고 분석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칼럼/수첩/발언대/인터뷰
방송뉴스 포토뉴스
오피니언  
연재코너  
지역뉴스
공지사항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뉴스타운TV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