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싫어해도 ‘매국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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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싫어해도 ‘매국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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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2일 [손상대의 5분 논평]

요즘 너무 답답하다. 문재인 정권을 봐도, 국회를 봐도, 군을 봐도, 사법부를 봐도, 언론을 봐도 어디 한 곳 시원한 구석이 없다.

한일 간의 외교문제로 촉발된 경제보복을 외교력으로 앞장서 풀어내야 할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문재인과 조국의 목소리만 왕왕거린다.

한쪽만 답답하면 그나마 다행일 텐데 미국을 봐도, 자유한국당을 봐도, 우파진영을 봐도, 심지어 태극기 집회를 봐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한일 간 분쟁이 터지기 몇 달 전부터 저는 방송과 집회에서 내년 총선을 두고 좌파들이 ‘친일 대 반일’ 또는 우파를 ’토착왜구’로 몰아가는 프레임에 가둘 것이라고 그렇게 경고했건만 결국 그렇게 되고 말았다.

이번 ‘친일과 반일’프레임은 특정 좌파세력들 보다 오히려 청와대가 주도하는 꼴이다. 아예 국민들을 두 편으로 갈라 ‘문재인 기조’를 따르지 않는 국민들을 ‘친일’로 몰아가고 있다.

잘 한번 보라. 이미 주연, 조연 감독이 정해진 것 같지 않은가. 문재인 감독, 조국 주연, 이인영 조연의 신작 ‘신(新)쇄국주의’와 ‘신(新)친일’을 보는 것 같은데 어떤가.

먼저 감독 문재인은 ‘대일 강경 방침’을 정하고 주연에게 ‘공격’ 지시를 내린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주연 조국이 국민의 59%를 친일로 몰고 가는 연기를 페이스북 무대 위에다 펼친다.

13일 이후 21일까지 페이스북에 42개 글과 기사를 링크하고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연기를 하면서 교묘하게 국민들이 상당수를 친일로 몰아간다.

지난 13일 “SBS 드라마 ‘녹두꽃’ 마지막 회를 보는데, 한참 잊고 있던 이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나왔다”며 80년대 운동권 노래 ‘죽창가’를 소개하는 글을 올려 무대를 연다.

18일엔 “일본과의 경제 전쟁이 발발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진보냐 보수냐’, ‘좌냐 우냐’가 아니라 ‘애국이냐 이적(利敵)이냐”라는 편 가르기를 시작한다.

20일에는 “1965년 이후 일관된 한국 정부의 입장과 2012년 및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부정, 비난, 왜곡, 매도하는 것은 정확히 일본 정부의 입장”이라며 “이런 주장을 하는 한국 사람을 마땅히 ‘친일파’라고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강도 높은 표현으로 국민들을 겁박한다.

이때 조국의 연기에 화가 난 관람자들이 야유를 퍼붓는다. “반일감정을 부추기고 한·일 양국 간 갈등을 고조시키는 게 민정수석의 역할이냐”

“‘친일파’라는 단어를 공개적으로 꺼내 국민 편 가르기를 시도하는 일은 공직자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행위다”

“반일감정을 진정시키고 외교 갈등을 해결해야 할 민정수석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야단을 친다.

그러니까 조국은 잘못했다는 사과보다는 이번에는 “지레 겁먹고 쫄지 말자”면서 “법적·외교적 쟁투를 피할 수 없는 국면에는 싸워야 하고 또 이겨야 한다”고 한발 더 나아간다.

심지어 “문재인 정부는 국익 수호를 위해 ‘서희’의 역할과 ‘이순신’의 역할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고까지 한다.

이건 비교가 너무 나가 내가 봐도 지하에 계신 서희나 이순신 장군께서 대노할 것 같다.

고려 서희가 누구인가. 거란과의 담판으로 강동 6주를 얻어낸 고려 최고의 지장이자 한민족 역사상 최고의 협상가가 아닌가.

거란의 수십만 대군을 책상 앞에 앉아 대담한 논리로 물리친 지장(智將)이자, 문신이자, 외교가인 서희를 들먹거리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논리 비약이다.

이순신 장군은 또 어떤가. 조선 선조 때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해전에서 왜군을 격파하여 승리로 이끈 조선의 명장으로 열두 척 배로 100척이 넘는 왜구 선박을 침몰시킨 충무공 아닌가.

아니 아무나 끌어다 붙이면 어떻게 하나. 지금 내가 보기에는 감독, 주연, 조연 모두 일본에 말로만 강한 척하면서 행동으로는 아무 맥도 못 춘 채, 미국에 말려 달라 하다 안 되니까 급기야 국민을 친일과 반일로 편 가르기 하는 패잔병 수준으로밖에 안 보인다.

열 받은 관람자들이 “이 놈의 영화 더러워서 못 보겠다. 관람료를 돌려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이번에는 조연들이 나선다.

조연 1번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한일전이 벌어졌는데 한국당이 백태클을 한다. 우리 선수를 비난하고 일본 선수를 찬양하면 신(新)친일”이라며 슬쩍 한국당을 걸고 넘어진다.

이건 삼류 연기자들이 펼치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의 극치 연기로 일이 잘 안 풀리면 친일이라는 딱지부터 붙이고 나오는 집권 세력 연기파들의 못된 버릇이다.

그러자 조연 2번 유시민이 나타나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국내 일본 제품 불매운동 움직임에 대해 “자연스럽고 합헌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든다.

유시민은 또 “한국 속담에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하면 피눈물로 돌아 오더라’라는 말이 있다”며 “아베 총리가 이를 배우길 바라는 마음을 가진다”고 덧붙였다.

이건 또 뭔가.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하면 피눈물로 돌아 오더라’ 이 말은 문재인 정권이 먼저 배워야 할 덕목이 아닌가.

하여간 주연과 조연의 연기력은 수많은 연기자들이 “헉 저건 아닌데”라며 우려하고 있지만, 제 잘난 맛에 산다고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할 뿐이다.

문제는 자신들의 연기력 부족은 간과한 채 나중에 이 신작이 실패로 끝나면 “친일파들 때문에 망쳤다”는 내로남불로 졸작을 덮으려 할 것이다.

자, 이쯤 되면 브레이크를 밟아줄 소방수가 나타나야 하는데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더위에 지쳤는지 그저 말 몇 마디로 대응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21일 조국이 일본의 경제보복과 관련해 페이스북을 통한 반일 여론전 연기를 이어가는 것과 관련 “총선용 반일감정 조장”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조 수석의 반일 감정 조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죽창가, 이적, 친일파에 이어 이제는 전쟁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며 “연이은 조 수석의 ‘페이스북 정치’는 청와대의 정치적 쇼인 회담에 5당 대표가 들러리에 불과했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 대변인은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에 충성하면 애국, 정당한 비판을 하면 이적이라는 조 수석의 오만함과 무도함에 국민이 치를 떨 지경”이라고 공격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조국, 유시민, 이인영을 동시에 거론하며 “정부 여당의 586 운동권들은 80년대식 사고로 반일 선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죽창가’가 울려 퍼지는 조국 수석의 페이스북 내용들은 마치 80년대를 그린 영화를 보는 것 같다”며 “현명한 국민들은 ‘80년대 운동권 놀이’를 하고 있는 이들에 대해 혀를 차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말로는 안 된다는 것 수없이 보아왔음에도 여전히 그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럴 때는 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이나 머리 띠 메고 아스팔트로 나와 이들이 친일파라 딱지를 붙여놓은 전체 우파세력과 하나 돼 버릇을 고쳐주어야 하는데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자신들을 지지해준 국민의 절반이 넘는 지지 세력들이 친일파로 몰리고 있는데도 내년 총선에서 뱃지 달 생각만 하고 있으니 이를 어쩌면 좋은가.

지금 이 상황에서 유야무야 이들이 만든 ‘친일프레임’의 딱지를 붙인 채 물러서면 한국당의 내년 총선은 희망이 없다.

우파세력들이 한국당을 버릴 것임을 경고하고자 한다. 제발 정신 좀 차리고 죽인지 밥인지 좀 알아야 한다. 아니 한국당이 갑자기 왜 이렇게 됐는가.

아무 말 없이 그냥 바라만 보고 있다가는 가슴이 터져 죽을 것 같다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나는데 왜 한국당은 이런 꼴만 보이는가.

답을 찾았다. 한·일 월드컵 개막식 연출, ‘김연아 PT’로 알려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프레젠테이션 기획 등을 했던 제일기획 출신으로 김찬형 자유한국당 홍보본부장이 어제 조선일보와 가진 인터뷰를 보니까 정확히 지적하고 있었다.

핵심은 이렇다. 3가지 질의 응답만 소개하겠다. 한국당의 현실을 한번 보기 바란다.

一부임한 지 한 달이 돼 간다. 와보니 한국당은 어떤가.

“답답하다. 너무 답답하다.”

一무엇이 그리 답답하게 느껴지나.

“당 사람들이 위축돼 있다. (탄핵 등으로 상대방이 만든 ‘적폐’ 등) 프레임에 갇혀 극복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一무엇을 극복 못하고 있다는 건가.

“한국당은 지난 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 국민들에게 제대로 사과할 타이밍을 놓쳤다. 그때 지지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고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에 이르렀다. 나는 평생을 현장 무대에서 라이브를 한 사람이다. 현장에 문제가 생기면 그 자리에서 바로 잡아야 한다. 그 타이밍을 못 잡고 우물쭈물하다 보면 그 무대는 망한다. (내가 보기에) 한국당 사람들이 (뭔가 유권자에게 진심을 말할) 마음은 있는데, 아직까지도 솔직하게 말을 못하는 것 같다. 글방 도련님처럼 자라서 옷에 뭐가 묻는 걸 싫어한다고나 할까.”

좋다. 언제 한국당 바라보고 살았나. 스스로 환골탈퇴하도록 두고 지금부터는 문재인 감독, 조국 주연의 신작에 대한 비판을 좀 더 강노 높게 해야겠다.

첫째, 조국이 그렇게 큰 소리를 치는데 도대체 일본을 꺾을 비책이나 숨통이라도 조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국민 앞에 밝혀라. 그래야 국민들이 당신이 말하는 진보 보수를 떠나 애국을 할 것 아닌가.

둘째, 조국은 조선의 흥선대원군 때 펼친 쇄국주의를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당시도 쇄국정책으로 말미암아 조선은 세계화 반열에 끼지 못했고 결국엔 일본에 식민지가 됐다. 그런데 지금 자신들만 애국자인척 국민의 상당수를 ‘친일’로 모는 것이 ‘현대판 쇄국주의’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이게 민정수석이 할 말인가.

셋째, 세월호 사태와 박근혜 대통령 불법 탄핵 이후 우리사회의 편 가르기는 심각한 수준이다. 문재인 정권 스스로가 통합보다는 촛불국민만을 내뱉으면서 지금도 분열을 획책하고 있다.

그런데 조국까지 나서 친일과 반일로 국민들을 또 편 가르기를 하는 것은 이념 갈등이 심화로 나라를 망하게 하는 길이지 결코 흥하게 하는 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 행태는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조선시대 동인 서인의 대립과 행태와 뭐가 다른가. 결국 과도한 편 가르기는 결국 이념과 믹스 되면 광기로 돌변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조국의 지금 이 행동 멈춰야 하는가, 계속 질주해야 하는가.

넷째, 일본에는 이렇게 강경하게 달려들면서 6.25 전쟁을 일으켜 엄청난 피해를 입힌 것도 모자라, 지금도 핵으로 위협을 가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는 이해를 넘어 모든 것을 용서해주는 행태를 보이는 이유가 뭔가. 그럼 친북적 성향의 문재인 정권 기조를 따라가지 않는 국민들은 매국자인가.

세계는 급변하고 있다. 철저하게 힘의 논리에 따라 국제관계가 재편되고 있다. 싸움에서 이기지 못할 것 같으면 눈물을 머금고라도 부국강병을 통해 힘을 길러야 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은 반대로 가고 있지 않는가. 그렇다면 조국 같은 참모는 목숨 걸고 직언을 해야 할 입장에 있는 사람 아닌가. “그쪽으로 가면 안 된다”고 직설을 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이 어느 시대에 머물러 있나. 조선시대 프레임에 머물러 있지 않은가. 하루빨리 빠져나와 급변하는 세상에 적응도 해야 한다.

자유무역도, 미국이 끝까지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는 생각도,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일본이 그러다 멈추겠지 하는 생각도 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착각임을 알아야 한다.

2019년의 세계는 힘이 약한 나라는 하소연할 곳마저 없다. 지금의 국력으로라도 버티려면 철저하게 한미일 동맹을 해야 한다. 그것만이 최고의 무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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