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문칼럼] 정권을 잡기 前과 後가 달라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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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문칼럼] 정권을 잡기 前과 後가 달라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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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잘 하고 싶은데 청와대 참모들의 기고만장과 엇길로 가는 것이 문제

 ▲ 양파방송.양파뉴스 이강문 총괄사장. ⓒ뉴스타운

이명박근혜 전직 두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조기 대선으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가 16개월째 접어들면서 취임 때 국민에게 했던 약속과는 점점 그 괘를 달리하면서 초심을 잃고 ‘사악’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염려스럽다.

문 정부의 참모들은 벌써 권력의 단맛에 취해 자기 보호 본능이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비친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10일 국회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한 연설은 국민에게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역대 어느 대통령의 취임사보다 감동적이었다.

1998년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생이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검색엔진인 구글을 창업하면서 내세운 모토가 ‘사악(邪惡)해지지 말자’(Don’t be evil)이다. 구글이 창업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인터넷 세계를 지배하는 최강자가 될지 몰랐겠지만, 단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세상을 위해 좋은 일을 하겠다는 자기 다짐이었다.

그러나 절대 강자의 위치에 선 지금 세계 곳곳에선 독점적 지위에 오른 구글이 초심을 잃고 ‘사악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넘보기 어려운 ‘정보 권력’으로 군림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불가능한 일을 하겠다고 큰소리치지 않겠습니다.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거짓으로 불리한 여론을 덮지 않겠습니다. 공정한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전국적으로 고르게 인사를 등용하겠습니다. 능력과 적재적소를 대원칙으로 삼겠습니다. 저에 대한 지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해서 일을 맡기겠습니다.”

‘국민만 보고 가겠다’는 정치인의 말과 배달의 선구자인 중국 음식점이 받는 거짓말 전화처럼 중국집 주인의 말은 믿지 말라는 얘기가 있지만, 문 대통령의 ‘선한 의지’는 액면 그대로 믿고 싶었다. 말대로만 된다면 대한민국 정치가 새로워질 수 있겠다는 기대를 했지만, 역시 권력을 잡기 전과 후는 달랐다.

최근 통계청이 환란과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통계와 실업률을 발표한 데 이어 빈부 격차가 더 심화된 ‘가계소득 동향자료’를 발표한 뒤 황수경 통계청장이 전격 경질됐다. 지난해 황 전 청장을 임명할 당시만 해도 청와대는 “노동 및 고용통계의 여성전문가이자 소득주도 성장을 지원할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다.

그런데도 정권에 불리한 통계가 나오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통계청의 기본직무에 소홀했다”고 비판했다. 통계청 노조의 주장대로 ‘좋지 않은 상황을 좋지 않다’고 투명하게 공표한 ‘정무적 감각이 없는 통계청장’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쓴 꼴이다. “통계가 정치적 도구가 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다”는 황 전 청장의 눈물의 퇴임사가 시사 하는바가 크다.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말하면 오히려 국민이 박수를 치고 격려했겠지만, 누가 봐도 잘못 가고 있는데도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강변하는 문 정부는 국민 신뢰는 떠나갈 수밖에 없다. 지지여부와 상관없이 인재를 삼고초려해 등용하겠다는 약속은 이미 깨진 지 오래지만, 최근 이뤄지는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인사를 보면 사법 신뢰마저 깨질 위기다.

법원과 헌재는 균형 감각과 공정성, 불편부당이 조직의 생명이다. 그러나 법원 내 ‘사조직’인 우리법연구회와 그 후신인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 출신인 김명수 대법원장에 이어 같은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인 유남석 헌법재판관이 후임 헌재소장으로 지명됐다. 예전 군사정부 시절 군 사조직인 하나회가 요직을 장악한 것과 다를 바 없다.

두 사법 수장이 같은 진보 성향 모임 출신이 되는 것을 과연 공정한 인사라고 할 수 있겠는가. 문 대통령이 지난 주말 당·정·청 모임에서 “강력하고 지속적인 적폐 청산으로 불의의 시대를 밀어내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했다. 두 전직 대통령과 전임 정부 청와대 수석, 장관 상당수가 구속되거나 아직도 수사를 받고 있다.

작금은 ‘적폐청산 피로감’이 만연하고 국민 생활은 점점 어려워지는데 여전히 과거와 지지층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 대통령이 해야 할 것은 ‘우리의 삶이 이렇게 달라졌다’고 성적표를 내놓는 일이다. 국민의 인내심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필자의 생각은 대통령은 잘 하고 싶은데 청와대 참모들의 기고만장과 엇길로 가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촛불정신마저 희미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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