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첫 승, 그러나 아직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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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첫 승, 그러나 아직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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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아시안컵 B조예선 2차전, UAE 2-0 제압

'힘겨운 경기였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국가대표팀이 2004 아시안컵 B조 예선 2차전에서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을 2-0으로 꺾고 첫 승을 기록했다.

23일 중국 지난에서 벌어진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기존 멤버의 상당수를 교체하는 무리수를 띄웠다. 이에따른 결과는 그럭저럭.

전반 41분 이영표의 프리킥을 이동국이 머리로 방향만 살짝 바꿔 넣어 선제골을 성공시킨데 이어 후반 인저리타임에는 설기현의 패스를 받은 안정환이 감각적인 마무리골을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밖았다.

시스템 변화, 가능성 확인

요르단과의 1차전에서 3-5-2 시스템을 사용했던 한국의 가장 큰 변화는 공격라인. 요르단전에서 부진했던 안정환을 빼고 이동국을 중심으로 설기현, 차두리를 좌우에 포진시키는 스리톱 시스템을 선택했다.

미드필드라인 역시 부진했던 현영민을 제외하고 이영표를 다시 원래의 왼쪽으로 돌려 오른쪽의 박진섭과 함께 '좌영표 우진섭'콤비를 모처럼 다시 가동했다. 중앙에는 1차전에서 제외되었던 이을용이 김남일과 함께 배치, 상대 역습을 저지하는 역할을 맡았다.

선수구성이 가장 컸던 부분은 수비라인. 요르단전에서의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최진철과 무릎에 물이 차는 바람에 출전이 어려워진 김태영을 대신해 박재홍과 김진규가 중앙의 이민성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사실 3-4-3 전형은 지난 월드컵 당시 한국대표팀이 주로 사용했던 전술.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감독의 의지가 담긴 선택이다. 이에 우리선수들 역시 모처럼 몸에 맞는 옷을 입은 듯 지난 1차전과 같은 포지션 중복문제는 노출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남일과 이을용의 중앙미드필드 진용의 움직임이 부진해 상대적으로 최전방의 공격수들과의 간격을 떨어뜨리며 고립시켜 버렸다. 또, 단조로운 공격루트와 세트플레이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무더위 속 컨디션 저하

포메이션상의 문제는 어느정도 사라졌다. 그렇다고 경기가 뜻하는데로 쉽게 풀렸다고 해석하기는 곤란하다.

체감온도가 무려 40도씨에 육박할 정도로 몰아친 무더위가 원인. 볼 하나 하나에 집중하지 못한 선수들은 어이 없는 실수를 연발했고 우리쪽으로 경기를 끌어오는데 어렵게 했다.

가장 먼저, 공격으로의 전환이 지나치게 늦었다. 수비에서 볼을 차지한 이후 불필요한 볼터치와 배급으로 공격전환이 늦었고 좌우로 방향을 바꾸는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

볼을 소유한 선수는 불필요한 볼 소유로 템포를 떨어트려버렸다. 어슬렁거리며 구경만하고 있던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 당연히, UAE 수비수들은 밀집한 상태로 버텼고 우리 선수들은 이런 상황에서 무의미한 돌파만 반복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나온 패스미스도 원인. 중요한 순간에서 번번히 어이 없는 패스미스로 선수들의 사기를 자발적으로 떨어뜨렸다. 그에 따른 체력 손실 또한 만만치 않았을 터. 기본에 충실하지 않아 나타난 결과다.

수비라인 역시 측면에만 시선이 집중되는 바람에 뒤에서 돌아들어오는 선수들을 번번히 놓쳤고 골키퍼 이운재의 선방이 없었더라면 대량실점까지도 허용할뻔했다. 갑작스레 조직된 수비라인인 탓인지 선수들간의 사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상대가 드리블로 돌파하는 상황에서 계속 뒷걸음질만치는 등 슈팅할 수 있는 거리를 쉽게 내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 10명 투혼(?)

정말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또 벌어졌다. 1차전에서 최진철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데 이어 이날 경기에서는 박재홍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것.

아쉬운점은 결정적인 실점위기나 긴박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 무리하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무리한 파울로 심판의 눈에 들어가고 말았다. 더욱이 이날 주심이 호각으로 경기의 흐름을 자주 끊었다는 점을 일찌감치 파악했다면 더욱 조심할 수도 있었을 터.

전반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유리한 분위기를 만들어가던 팀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한 선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차두리를 빼고 박요셉을 투입해 수비를 강화하면서 당연히 창 끝은 무디어졌다. 빈 공간을 많이 노출한 것도 이런 이유.

다행히 경기 종료 시점까지 위기를 잘 치키며 추가골까지 뽑아 승리는 거뒀지만 두 경기 연속 똑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그냥 단순히 넘기기에는 쉽지 않은 대목이다. UAE의 마무리가 좋았더라면 결과는 틀려졌을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후반 이을용을 대신해 투입된 박지성의 교체는 대성공. 언제 부상을 당했었냐는 듯 시종일관 공수를 넘나들며 투혼을 불살랐다.

쿠웨이트전 최소 비겨면 8강

또 다시 경우의 수를 따지게 됐다. 한국에는 다소 유리한 상황. 앞서 벌어진 경기에서 10명이 싸운 '복병'요르단이 강적 쿠웨이트를 맞아 인저리타임에만 2골을 뽑아 2-0으로 승리 한국과 함께 승점4점(1승1무, +2)으로 공동 선두에 나섰다.

따라서, 마지막 경기에서 이미 예선 탈락이 확정된 UAE와 맞붙는 요르단이 승리한다고 가정했을 때 초점은 한국과 쿠웨이트 전으로 모아진다.

불의의 일격을 당해 1승1패로 3위를 기록중인 쿠웨이트는 한국을 반드시 잡아야만하는 상황이어서 초반부터 맹공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역대전적에서 쿠웨이트에 밀리는 한국으로서는 고전이 예상되는 이유다.

한국으로서는 승점1점이 앞서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지만 않으면 최소 조 2위로 8강에 오르게 되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

한국이 쿠웨이트를 꺾으면 두말할 나위 없이 8강행은 확정되고 요르단-UAE전의 결과에 따라 조 수위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요르단과 한국이 나란히 승리할 경우 마지막 경기에서 많은 골 차로 승리한 팀이 1위를 차지한다.

1위와 2위의 차이는 크다. 1위로 8강에 오를 경우 다소 체력적으로 충전할 시간도 가질 수 있을뿐더러 같은 지난에서 또 다시 경기를 치른다. D조의 2위와 맞붙는다는 점도 장점.

반면, 조 2위로 8강에 오를 경우 약 천킬로미터나 떨어진 충칭까지 이동해서 경기를 해야한다. 이동시간을 제외하면 사실상 훈련할 시간은 하루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벌써 체력적으로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불필요한 큰 손실일 수 밖에 없다.

마지막 총력전이 될 쿠웨이트와의 2004 아시안컵 B조 예선 마지막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27일 오후 8시 이 곳 지난에서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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