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병 결정과 흔들리는 한국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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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 결정과 흔들리는 한국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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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이제는 합(合)을 구할 때

드디어 이라크에 대한 파병 결정이 내려졌다. 이제는 파병은 기정사실화 되었고 파병 병력과 방법 그리고 병력의 구성 등 방법론적 측면만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이 파병을 앞두고 지금 우리 사회는 그 대립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 대립의 혼란이 날이 갈수록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대로 있다가는 우리 사회가 뿌리째 흔들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든다.

우선 이 글을 쓰는 나의 입장부터 정리를 해야 하겠다. 나는 파병에는 찬성이다. 찬성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파병을 하지 않는다고 가정을 할 때 우리 사회에서 일어날 혼란들을 생각해 봤을 때 파병하는 것이 더 낫기 때문이다.

파병을 하지 않는다고 가정 해보자. 그렇다면 미군은 당장 주한 미군 철수를 들고 나올 것이다. 물론 이 주한 미군의 재배치 등 미군의 이동은 이미 그들의 세계 전략의 틀에서 구상되어 있겠지만 문제는 이 주한 미군 철수를 받아들이는 우리 사회의 반응에 있다.

만약 주한 미군 철수에 관한 발표가 제기된다면 당장 보수를 자처하는 계층들에게 있어서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이럴 경우 이들 보수 자처 세력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이념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이들의 저항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최악의 경우 소멸된 이념 분쟁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극도의 혼란에 빠질 것이다.

그렇다고 진보를 자처하는 계층을 무시하는 것도 아니다. 물론 이들의 의견도 충분히 당위성(當爲性)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파병을 하지 않을 경우 우리 사회와 국제 사회에 대한 미국의 압력 등에 대응할 효과적인 대응책을 갖고 있지 못하다.

한마디로 파병을 하지 않을 경우 그 이후 사태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나는 어떤 진보 자처 단체도 우리나라가 파병을 하지 않을 경우 그 이후 일어날 사태에 대한 대비책에 관해 언급한 경우를 보지 못했다.^

보수와 진보는 정치권이 설정한 인위적 잣대

나는 보수니 진보라고 하는 계층들을 비난하기 위해서 이 글을 쓴 것이 아니다. 하지만 현재 파병을 둘러싼 이들의 대립이 너무 가열되고 있어 답답한 마음에 이 글을 쓴다. 이들은 각각 보수와 진보라는 경계에서만 행동하려고 한다. 그리고 상대편에 관해서는 무조건적으로만 대립하려고만 한다.

이들에게 한마디 물어보겠다. 무엇이 보수이고 무엇이 진보인가? 파병 찬성하면 보수, 반대하면 진보인가? 너무나 이분법적인 분류 아닌가? 우선 우리 사회에서는 보수와 진보를 나눌 만한 확실한 잣대도 없다. 그 잣대가 있다면 단지 정치권에서 선동한 잣대만 있을 뿐이다.

모 당은 보수 우익이고 모 당은 진보 좌익인가? 이들이 각각 보수와 진보 계층을 대표하는가? 아니다. 확실히 아니다.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면 단지 그들의 이익에 따라 당의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들의 대의명분을 위해 그들 스스로 그렇게 분류해 놓았을 뿐이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각인(刻印)시켜 놓은 기준을 우리가 따를 뿐이다. 우리 사회가 보수와 진보로 확실히 나누어지기 위해서는 우리 정치계도 미국처럼 확실한 양당체제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자신들의 이익에 의해 부침이 심한 우리 정계에서 이런 건전한 양당체제를 기대할 수는 없다.

문제는 국민들이다. 이제는 국민들이 스스로 보수니 진보니 하는 굴레에서 벗어나서 서로의 의견을 인정해 줄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국가사의 중요한 결정은 자신들의 굴레의 틀에서 결정할 일이 아니라 우리나라에 보다 많은 이익을 줄 수 있는 방향에서 공감대를 형성하여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파병을 했을 때 우리 군의 피해를 최소화 하고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 파병을 하지 않았을 때 그에 따른 대응방안 등은 모든 국민의 합의 과정 중에서만 도출될 수 있는 것이다.

이라크 파병으로 인한 대립이 국내의 대립으로 이어지지 않아야

이제는 우리끼리 싸울 때가 아니다. 이런 말을 하면 파병 옹호론자처럼 보이겠지만 현실은 현실 아니겠는가? 파병이 결정된 이 상황에서 이제 우리가 할 일은 파병으로 인한 우리 군의 피해 최소화 방안과 국익 최대화 방안에 관하여 다같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시점인 것이다.

그리고 향후 이라크 정세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을 통한 기민한 대응을 모색해 보아야 한다. 우리끼리 대립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물론 의견 결정 전에는 다양한 의견이 나와 그 의견을 조율, 통합해 나가야 하겠지만 결정 후에는 그 결정을 신속히 따라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보다 효율적으로 파병할 수 있는 방안에 관하여 논의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 우리 군의 철수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번 파병으로 인해 국론이 심하게 분열되는 것 같아 심히 우려된다. 지금은 ‘합의의 시대’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보수와 진보라는 정치권이 그은 인위적인 경계선에서 벗어나 ‘공동의 구역’을 만들어 보자. 그 공동의 구영 안에서 서로의 의견이 합쳐져서 보다 좋은 의견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독일의 역사가 ‘헤겔’의 변증법을 적용해 보면 우리에게는 현재 정(正)과 반(反)은 있지만 합(合)은 없다. 지금은 합(合)의 시간이다. 이라크보다 우리가 더욱 분열되면 곤란하다. 이라크 파병에 관한 보다 나은 방안과 그 영향에 대한 공동의 대처 방안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이라크 파병으로 인한 대립이 우리 사회의 대립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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