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에 개를 엎고 다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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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에 개를 엎고 다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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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한 끼로 식사를 때우고 매를 맞고 사는 어린이가 있다

하나님. 부처님. 세종대왕님!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린이날 집주위에 강아지를 끌고 나온 사람들이 더 많다. 어쩌다가 이렇게 변했지 모르지만 집에 어린 아이가 없어서인 것이 분명해 보인다.

어린이날에 개를 끌고 나와서 자기 아들처럼 안아주고, 입도 맞추며, 피자도 시켜준다. 자기 아들인 개를 운동시킨다고 자전거 도로에 끌고 나와서 풀어 놓는다. “아들아! 빨리 비켜 위험해!”

새파랗게 젊은 여자가 예쁜 강아지에게 내뱉은 소리지만 더 웃기는 소리도 하면서 개를 자전거도로로 끌고 다닌다. “이제 힘들지, 엄마가 엎어 줄게” 어머니가 예전에 나에게 하던 말과 똑같다. 더 희한 것은 엎어 주기에는 너무 큰 개를 멜빵에 걸머지고 하염없이 걷는 사람도 있다. 어린이 날이어서 자식처럼 엎어주는 것 같다.

한 여름이 가까워지는데 옷을 입혀서 안고 다닌다. 개는 땀구멍이 없어서 입으로 체온을 조절한다. 그래서 옷을 입히지 않아도 추위를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추울까봐 옷을 입혀서 끌고 다닌다. 물론 미학적으로 털이 빠지는 것이 싫어서 등의 변명을 하겠지만 정말로 웃기는 세상이 되었다.

아직도 매를 맞고 사는 어린이가 있다. 국제연합아동기금은 전쟁이나 내전의 희생 국가 아동들에 대한 구제목적으로 설립되었지만 그 기능은 미약해 보인다. 수단에는 내전으로 수만 명의 소년병 환자가 있다. 아직도 쇠사슬에 묶여서 매를 맞고 있는 어린이도 있다. 얼마 전에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일이 매스컴에 보도된 적이 있다.

‘어린이의 상실’이라는 말이 있다. 어린이가 늘 배가 고프거나 어린이답게 무리를 지어서 놀지 못하는 것에 대한 말이다. 이 말은 톨스토이의 <유년 시대>와 M.윈의 <어린이는 이제 없다> 그리고 아리에스의 <어린이의 탄생>같은 문학 작품에서 사용하여서 생긴 말이다.

유년 시대의 주인공이 4세 때 아버지가 죽어서,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으나 파산으로 인하여 어려움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어머니가 재혼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도 성장해가는 모습을 진실하게 보여준다.

어린이는 어떠한 조건에서도 선량한 것을, 인간적인 것을 지향하는 면을 보여준다. 이러한 작품들의 대개는 어머니와 자녀의 관계가 양립되어서 나타나게 된다.

어린 시절에 받는 고통을 사실적으로 리얼하게 다루어서 감흥을 준다. 어떤 계기에 새로운 삶을 어렵게 극복해 나간다. 대개가 아동의 풍부한 감수성, 예리한 관찰력, 도덕적 자기형성 과정이 그려져 있는 고리키문학들이다.

반면에 모든 어머니들은 자식을 위해서 헌신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실제로 열차에 치여 죽는 자식을 구하고 죽기도 하고, 죽어가면서도 아이에게 젖을 물린다. 동물들도 마찬가지여서 두꺼비는 구렁이의 밥이 되어서 자기의 종족을 번식시킨다.

공자는 살신성인의 정신이란 말을 최고의 덕목으로 보아서, 이것이야말로 인간 최고의 중심 가치인 인(仁)으로 보았다. 몇 년 전에 한국인 학생이 일본인을 구하고 죽은 것도 이러한 정신이다.

반면에 자기욕구 실현 때문에 아이를 쇠사슬로 묶고 매질을 한 부모가 있었다. 또한 이혼을 하면서 아이를 양육하는 것이 어렵다고 해서, 아이들을 길거리에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예전에는 부모들이 시래기죽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버리지는 않았다. 아동위탁 시설에서도 여러 가지 사건이 생긴다. 어린이에게 성폭력사고도 생긴다. 어린이가 너무 운다고 어떤 보육원에서는 수면제를 먹여서 재우는 사건도 있었다.

이러한 사건들은 전통적으로 아동의 보육이 가정에서 어머니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지만, 현재는 여성의 사회적 진출변화와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결손가정이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예전과 다르게 오늘의 아이들은 풍부한 정보화 사회 속에서 산다. 혼자서 텔레비전, 컴퓨터, 전자게임, 비디오, 만화 같은 것을 보고, 따라서 흉내 내면서 논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아직 미숙한 아동들이 잘못 판단한 실수로 우발적 사고가 생기게 된다. 주된 보육 장소도 가정에서 위탁시설, 직장, 병원으로 바뀌고 있다.

아이들을 위탁 시설에 맡기는 것이, 가정에서처럼 늘 감시 할 수가 없어서, 부모가 통제하지 못하는 시간이 문제가 된다. 그렇다고 가두어 놓고 양육할 수도 없다. 또한 아동의 집단생활에 따른 음식물과 식기류, 교구, 장난감, 같은 것에서도 질병을 얻어 양육에 지장이 생기고, 다음 성년기까지 이어지는 것이 문제다.

반면에 병리학적으로 인하여 허약한 아동과 질환을 가진 아동, 장애아동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결손 가정이나 많은 맞벌이 부부들의 아동보육은 체계성, 일관성, 지속성을 유지하지 못해서, 성장발달에 많은 영향을 준다. 특히 그때그때 땜질식 처사는 아이들에게 혼란을 가중시켜서, 부모에 대한 믿음과 신뢰성을 감소시킨다.

성인병이 아동들에게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혼자 먹고 마시는 것이 통제가 되지 않아서이다. 아이들에게도 고혈압, 동맥경화, 당뇨병, 같은 성인병이 생겨난다. 단백질이나 지방 섭취를 많이 하고 운동을 안 하는 것과 부모의 방치가 문제된다.

국제적으로 어린이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두고 있지만, 지금도 전쟁, 가뭄, 기근 같은 천재지변으로 인한 사회의 급속한 변화로 많은 문제들이 생기지만, 우리의 경우는 사회적, 문화적, 병리학적 문제가 더 큰 비중으로 떠오르고 있다.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만, 급속한 사회적 변화가 ‘어린이의 상실’을 만들고 개만도 못한 삶을 살고 있는 어린이도 있다.

물질의 풍요 속에서도 아직도 굶고 있는 아동이 있다. 어린이날 대접받지 못하고 혼자서 집을 지키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어린이를 생각하면서 개를 엎고 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마음이 매우 착잡하다 못해 분통이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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