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타의 조화가 거의 완벽히 이루어지고 있고 벤치의 작전도 열이면 열 다 성공을 거둔다. 전력상 한 수 위라던 삼성, 기아는 SK에게 힘 한번 쓰지 못하고 내리 5연패를 당했다. 지금의 모습은 거의 기적이라 할 정도로 파죽지세 그 자체이다. SK의 돌풍행진을 분석해본다.
선발, 중간, 마무리의 완벽 투수진
포스트 시즌 전만해도 SK의 투수진은 큰 점수를 받지 못했다. 중간, 마무리쪽은 정상급에 속했지만 다소 무게감이 떨어지는 선발진은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 큰 단점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SK는 김영수, 채병룡, 스미스 등 내세우는 선발들이 모두 호투를 거듭하며 상대 선발을 압도했다. 조범현 감독의 탁월한 선택도 한 몫을 했지만 정규시즌과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다.
중간, 마무리쪽에서는 김원형, 조웅천의 역할이 무엇보다 빛났다. 정규시즌 기아 전 2승, 방어율 0.70의 호성적을 올린 김원형은 여차하면 나가 급한 불을 끄며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치 않았다.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막강 뒷문으로 자리매김한 조웅천은 변화무쌍한 구질로 기아 타자들마저 완전히 잠재우며 친정팀 현대가 버티는 한국시리즈로 SK를 이끌었다.
오로지 팀을 위해 우리는 존재한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전력에서 앞선다던 삼성, 기아가 SK에게 연패를 당한 가장 큰 이유는 팀 배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삼성은 일발 장타에 대한 미련을 끝까지 버리지 못했고 기아는 타자들이 전반적으로 밀어 치는데 익숙치 않은 모습이었다. 반면 SK는 확실히 밀어치는 타격을 보이며 팀 배팅에 충실했다. 여기서 갈리기 시작한 승부는 상대가 SK를 따라올 수 없는 이유가 됐다.
대표적인 예는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던 기아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SK가 4대 3으로 앞서던 3회 2사 2, 3루서 대타 양현석의 타구는 우익수 앞 안타가 되며 스코어는 순식간에 6대 3이 됐다.
사실상의 결승점으로서 욕심내지 않고 갖다 맞친 양현석의 팀배팅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반면 기아는 타구의 상당수가 좌익수 쪽이나 내야 땅볼이 되며 그저 잡아 당기는데 급급했다.
초보 감독 같지 않은 조범현의 용병술
SK가 전반기 상당기간 동안 독주를 거듭하자 한 때 한국시리즈 직행 이야기까지 나온 적이 있었다. 그러나 SK는 후반기 위기 관리 능력에 집중력 저하까지 나타나며 추락을 거듭, 4위 자리마저도 장담할 수가 없었다.
이 시기에 도마 위에 오른 것이 조범현 감독의 용병술이었다. 결국 초보 감독으로서 한계가 왔다는 등 갖가지 비판이 들리며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도 큰 기대를 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그러나 포스트 시즌 이후 조범현 감독은 이런 예상을 완전히 깨버렸다. 그야말로 신출귀몰한 용병술을 선보이며 김응룡, 김성한 두 감독의 허를 찔렀다. 삼성, 기아와의 각 1차전에 김영수, 채병룡이라는 깜짝 선발을 선보여 성공을 거뒀고 타선에서는 주로 벤치를 지켰던 안재만, 양현석을 기용, 결승점을 뽑아냈다.
안재만의 홈런은 기아 에이스 김진우를 완전히 무너뜨린 것이었고 양현석의 안타는 3차전의 승부를 가른 것이었다. 도저히 초보 감독의 용병술이라 생각하기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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