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이 품고 있는 우리 민족의 아픈 생채기
스크롤 이동 상태바
창경궁이 품고 있는 우리 민족의 아픈 생채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이들과 떠나는 창경궁 궁궐답사

^^^▲ 창경궁 홍화문
ⓒ 사진/encyber.com^^^
키즈모스모스 친구들과 8월부터 시작한 궁궐답사 학습이 벌써 마지막날이 되었어요. 너무 생소한 궁궐의 건축물, 공간구조, 쓰임새 등을 학습하기에 벅차던 경복궁 첫 궁궐 나들이. 비가 부슬부슬 오던 여름날.

친구들과 5시간의 행복한 긴시간을 함께 보내며, 아! 친구들이 있기에 이렇게 딱딱하기만 학습도 놀이로, 또 즐거움으로 우리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거구나 싶어 너무나 가슴 뛰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두 번째 창덕궁 나들이. 국보급으로 보존되고 있다는 창덕궁에 대한 기대가 참으로 컸는데, 안내인들의 재촉에 오히려 실망감이 컸던 궁궐답사였습니다. 우리 아이들과 참으로 재미있는 학습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공간구조였는데, 우르르....

다른 팀들과 몰려다녀야 하는 번잡함이 참으로 난감하던 답사였지만 다행히 현대사옥 뒤의 작은공원이 그 아쉬움을 달래주었군요. 답사활동 보다는 그 작은 공원에서 친구들과 더불어 신나게 놀았던 추억만 우리 아이들에게 남겨졌을 터이지만, 그래도 너무너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세 번째 경운궁(덕수궁) 나들이. 갑작스럽게 불어난 많은 새식구들로 당황스럽던 답사나들이였죠? 이제 키즈코스모스가 몇몇사람의 나눔의 장소가 아닌 96년생 또래아이들 모두와의 눈맞춤을 꿈꿀 수 있을만큼 성장했음을 우리 운영진 선생님들 스스로 체감했던 뜻깊은 날이었습니다.

아이들 들쳐없고 우리 꼬마들을 챙겨서 눈맞춤학습에 골몰하던 우리 박춘금 선생님! 그 열정에 모두들 입을 다물지 못했던 즐거운 추억이 있었습니다.

네 번째 창경궁 나들이. 학교를 파하고 오는 거리가 조금 멀었습니다. 모두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서둘러 모인 토요일 오후2시 창경궁 앞. 입장하여 간단히 아이들의 간식을 챙겨주고 학습진행합니다.

6명의 꼬마친구들을 챙겨서 먼저 떠나는 최승연 선생님! 우리 개구쟁이 친구들 데리고 고생 많으셨지요?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먼저 꼬마친구들을 떠나보낸 우리 엄마들도 창경궁 답사학습 출발합니다!

경복궁의 광화문 ㅡ 창덕궁의 돈화문 ㅡ 경운궁의 대한문 ㅡ 창경궁의 홍화문! 창경궁의 홍화문은 다른 궁궐과 달리 동향으로 세워져 있습니다. 인조가 잠시 창경궁을 거처로 삼은 후부터 독립적인 궁궐로써 어느정도 자리메김하였지만, 여전히 창경궁은 창덕궁의 동궐로써의 기능에 충실해 있습니다.^

경운궁의 대한문이 3궁궐의 정문과 달리 이름이 특이한 까닭은 세종로에서 태평로에 이르는 큰 길이 새로 생기면서 정문으로 사용하였던 남쪽문이 아닌, 실질적인 대문으로 사용되었던 동쪽문을 경운궁(덕수궁)의 정문으로 사용하게 되었기 때문이며, 창경궁의 홍화문이 동향인 까닭은 대왕대비,왕후의 생활공간이 되는 건축물은 동향으로 지어져야 한다는 전례에 따른 것이라는 것을 기억하며 금천을 넘어섭니다.

경복궁의 영제교 ㅡ 창덕궁의 금천교 ㅡ 창경궁의 옥천교. 옥천교 난간의 해치상이 반갑죠? 그동안의 궁궐답사로 금천의 의미는 이미 숙지되어 있는 상황이라 건너뛰고, 아치형 다리 사이에 새겨진 용의 형상인 '난티'를 살펴봅니다. 아참! 홍화문 기둥의 '초석'은 그렝이질 이라는 우리나라 석공들의 특별한 건축기술로 견고히 세워졌다는 이야기 살짝 짚고 넘어갑니다.

창경궁의 정전에 들어서기 전, 명정문앞! 창경궁은 외전의 규모가 다른 궁에 비해 축소되어 있는 공간구조로 되어있으니, '경복궁의 흥례문' ㅡ '창덕궁의 진선문'에 해당되는 구조물이 생략되어 있어서 흥화문ㅡ옥천교ㅡ명정문에 이르는 거리가 매우 짧습니다.

명정문에 들어서니 아담한 조정입니다. 다른 궁들에 비해서 조정이 아담하게 잘 보존되어 있는듯 싶어요. 회랑의 공명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 나눠보고 명정전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왕의 공식적인 대외활동 공간인 정전(법전)! 단청하지 않은 단아한 꽃살창호가 인상깊었죠?

일월오악도 병풍이 있는 용상도 보이고, 용상위로 닫집도 보입니다. 지난번 창덕궁과 경운궁에서 보았던 것처럼 이런저런 외래가구들인 쇼파, 전등, 테이블 등이 안보이니 오히려 시름은 덜하군요.
경복궁의 근정전 ㅡ 창덕궁의 인정전 ㅡ 경운궁의 중화전 ㅡ 창경궁의 명정전.

동향으로 지어진 정전 오른쪽에 남향으로 지어진 왕의 편전인 문정전. 이곳은 왕의 공식 직무실로 아빠들의 직장에 해당되는 외부활동 공간입니다. 규모도 작고 네모기둥에 격이 떨어진 건축물이지만, 국가의 많은 중대사가 이곳에서 논의되고 결정되었을 것입니다.

문정전을 오른쪽으로 돌아 왕이 성균관 학생들과 경론을 펼쳤을 숭문당! 과거에 급제한 인재들과 학문을 논하고 좌담을 했을 함인정을 살펴보고, 빈양문을 들어서며 살펴보니 최승연 선생님께서 준비해주신 자료에서 살펴본 바대로 문앞으로 당당히 진을 친 나무들이 보입니다.

궁정마당(口)에 나무(木)를 심어 곤란한 형상(困)을 만들거나 대문(門)앞에 나무(木)를 심어 몹시 심신을 한가롭게(閑) 만드는 일본인들의 무도한 행위들.

자! 이 빈양문을 들어서면 외부활동간과 분리되는 생활공간이 시작됩니다. 이곳 창경궁이 대비와 왕후들을 위해 건축되어진 궁궐인 만큼, 생활공간의 맨처음 자리에 터잡은 대비들의 생활공간인 경춘전과 그 부속건물 환경전을 살펴봅니다.

다른 궁궐일 경우 왕의 공식직무실 뒤로 왕과 왕비의 침전으로 쓰이는 건축물이 자리잡게 되는데 창경궁은 다른 궁궐과 달리 대비들의 생활공간이 먼저 배치되어 있군요.

경춘전 뒷쪽으로 보이는 용마루가 없는 왕비의 침전 통명전과 왕의 침전 양화당! 희빈장씨와 한많은 사도세자가 사약을 받았던 비운의 공간인 통명전은 다른 궁궐에 있는 왕비의 침전에서는 살펴볼 수 없는 월대가 있습니다.

월대는 건축물의 격식을 높이게 되는 구조물로, 지난번 경복궁 나들이때에 경회루 옆 수정전(옛 집현전자리)에 살펴 보았듯이 큰 행사가 거행될때 종친들과 높은 사람들의 상석이 되기도 하고, 악공과 무희들의 공연장이 되기도 하며, 왕이나 왕비, 대왕대비 등이 죄인을 문초하는 등 여러가지 기능을 수행하던 공간구조물입니다.

그런 특별한 구조물이 창경궁 통명전에 있다고 함은 이곳에서 파란 많은 구중궁궐 비사들이 함께 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통명전 앞의 번잡한(?) 공간구조와는 달리 왕비의 화계가 있는 건물뒷쪽은 1층의 마루로 이뤄져 있어서 왕비의 침전 뒷문을 열면 꽃과 나비가 만발하고 산들바람이 심신을 어루어 만져주었을 뒷정원과의 연결을 용이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왕의 침전인 양화당 왼쪽으로 커다란 바위마당. 그로 이어지는 계단 윗쪽에 옛날 정조대왕이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준비해드렸던 자경전이 있던 터에 올라섭니다. 일제시대에는 박물관이 있던 자리로 지금은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알려주는 풍기대와 해시계, 괴석들만 휑하니 있습니다.

북쪽으로 이동하여 성종의태실비! "엄마가 아기에게 영양분을 공급해 주던 것이 뭐지? 엄마 배꼽이랑 너랑 이어져 있던거!" "탯줄~~!" 흠... 흐믓합니다. 어쨌던 우리 조상들이 소중하게 여겼던 탯줄! 왕실에서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입니다. 이곳은 성종대왕의 탯줄을 모셔둔 태실비입니다.

성종의 태실비 북쪽에 위치한 넓은 연못 춘당지! 소중한 농심을 살피던 공간이 연산군대에 이르러 연못이 되었고, 일제시대에는 더 넓혀져 뱃놀이를 즐기는 곳으로 사용되었다던 이곳은 창경궁이 품고 있는 뼈아픈 과거의 한장면이기도 합니다.

몇 번 창경궁을 왔지만 이렇게 세세히 살펴보기는 이번이 처음인데다, 이렇게 깊은 곳에 식물원이 있다는 것은 더더욱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식물원을 둘러보고 그 근처에서 아이들과 간단히 간식을 챙겨준 후, 아이들은 친구들과 뛰놀고 엄마들은 수다 삼매경에 빠집니다.

친구들과 함께 했기에 더욱 귀하고 가치롭게 쓰임받은 서울의 궁궐답사 나들이를 이로써 마무리 하지만, 이번 궁궐답사 동안 배운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두고두고 우리 아이들과의 깊숙한 눈맞춤 학습에 큰 교훈으로 자리잡게 될것입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