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시위현장 사진 네티즌 폭로에 곤혹
^^^▲ 중국 네티즌이 폭로한 시위현장의 헌츠먼 대사. ⓒ 뉴스타운 이동훈^^^ | ||
23일 반미 성향의 중국어 사이트인 '4월청년(四月靑年)'(www.anti-cnn.com)은 지난 20일 오후 베이징의 왕푸징 시위현장에서 포착된 헌츠먼 미국 대사의 모습(사진)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을 폭로했다. 헌츠먼 대사는 시위대를 구경하는 군중들 속에서 검은 가죽점퍼 차림에 선글라스를 낀 모습으로 끼어 있었다.
이 동영상에서 한 중국인이 헌츠먼 대사를 알아보고 "미국 대사가 여기서 뭐 하냐?"고 묻자 "그냥 보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 중국인이 다시 "중국이 혼란해지길 바라느냐?(希望中國亂)"고 따져묻자 대사는 "아니다.(不會)" 라고 짧게 대답한 뒤 황급히 자리를 뜬다. 동영상에서 이 두 사람은 중국어로 문답을 주고받는다.
이 뉴스를 접한 중국 네티즌들은 "미국이 이번 시위에 개입했다."거나, "중국의 혼란을 바라고 있다는 증거"라며 크게 흥분하고 있다. '셴레이'라는 네티즌은 "모든 이들이 사실의 진상을 알게 됐다."면서 재스민 시위와 미국이 연관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로 인해 중국 이름이 '훙버페이(洪博培)'인 헌츠먼 대사를 꼬집는 글들이 중국 인터넷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 심지어 사진 속에서 짓는 미소의 의미까지 색안경을 끼고 해석할 정도로 중국인들의 감정은 민감하게 들끓고 있다.
23일 이후 이 뉴스는 접속이 폭주하면서 "훙버페이는 중국에서 나가라."거나 "잘 가거라, 훙버페이!", 또는 "오바마의 유력한 경쟁자인 훙버페이가 이번엔 크게 곤란해 지겠군."이라는 등 순식간에 수 천 개의 비난성 댓글이 올랐다.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차분하게 이번 사건을 바라보고 있다. 단지 시위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미국대사를 주관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지나친 국수주의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분명히 중국 공안 당국이 찍어 유포한 동영상일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홍콩 인권단체는 '헌츠먼 대사에 대한 비난은 일종의 테러'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번에 폭로된 동영상은 촬영, 편집 상태가 여느 현장 폭로영상에 비해 전문가급 수준이라는 점이 의문을 사고 있다. 특히 효과음악과 자막처리, 그래픽 등이 잘 제작된 뉴스를 방불케 한다.
한편 이번 사건에 대해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의 리처드 부앤건 공보관은 "가족들과 함께 외출했다가 우연히 왕푸징에 가게 됐으며, 우연히 시위현장을 목격하게 됐다."고 공식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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