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조직력 야구로 완승
SK의 압승은 철저한 조직력 야구의 승리라고 볼 수 있다. 이렇다 할 스타가 없는 상황에서 SK가 삼성과 같이 선수 개개인의 기량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건 불가능한 일. 그러나 SK는 그 같은 단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탈바꿈시켰다. 공격 찬스에서는 확실한 팀 배팅을 해냈고 마운드에서는 모든 투수가 자신의 임무를 완벽히 소화해 내며 상대 강타선을 무력화시켰다.
특히 타선에서의 팀 배팅은 사실상 양팀의 승부를 갈랐다. SK는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철저히 밀어치는 타격으로 승부처에서는 확실히 점수를 뽑고 갔다. 2, 3할 타자를 가리지 않고 번트를 대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비록 대량 득점을 못해 승부를 쉽게 결정짓지는 못했지만 결과적으로는 2연승으로 끝낼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이었다.
반면 삼성은 대부분의 타자들이 잡아 당기거나 어퍼 스윙만을 일삼으며 수 많은 잔루를 남겼다. 특히 주자가 1루에 있을 때 변화구까지 잡아당겨 번번히 병살타를 기록한 것은 내년 시즌을 대비해서라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 역대 최강이라던 이승엽, 마해영, 양준혁 중심 타선의 부진 역시 패배의 원인이 됐음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빛 발한 초보 감독 조범현의 용병술
사실 준플레이오프 전만 해도 양 벤치의 지략 대결은 삼성 김응룡 감독 쪽으로 현저히 쏠렸다.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이라는 화려한 명성속에 김 감독의 용병술은 단기전에 더욱 빛을 발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이번 대결에서는 조범현 감독의 젊음이 김 감독을 눌렀다. 오로지 팀 성적만을 놓고 진두지휘한 결과가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성적을 낳게 했다.
반면 김응룡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서 지나치게 선수들의 이름값을 믿으며 결과적으로 패배를 자초했다. 분명히 번트를 대고 가야 할 상황에서도 강공만을 내세웠고 이는 결국 수 차례의 병살타로 연결되며 공격의 맥을 끊어 놓았다. 전병호, 김진웅 선발 기용도 김영수, 스미스를 내세운 조범현 감독에게 완패하며 내년 시즌을 기약해야 했다.
준플레이오프의 별 김민재, 김원형
정규시즌과는 달리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은 이른바 깜짝 스타가 나오지 않으면 이기기 힘들다는 게 야구계의 정설이다. 올 해 역시 이 말은 맞아 떨어져 SK는 마운드에서는 김원형이 타선에서는 김민재가 빛을 발했다. 특히 준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된 김원형은 2경기에서 5와 1/3이닝동안 무실점 2탈삼진을 잡으며 위기 때마다 삼성 타선을 잠재웠다.
김민재 역시 1차전에서 2점 홈런을 기록하더니 2차전에서는 2타수 2안타(볼넷 2개)를 기록하며 SK 공격의 첨병 역할을 했다. 특히 2차전에서는 자신의 타구에 볼을 맞아 발목이 불편한 가운데서도 맹활약을 펼쳐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SK로서는 이어질 기아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김원형, 김민재의 활약이 한국시리즈 진출 여부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