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 "여전히 문화혁명 때 수준" 비판
^^^▲ 한 중국 초등학생이 '삼자경'을 배우고 있다.중국에서는 최근 이 삼자경을 배우려는 열풍이 전국적으로 불었다. ⓒ 뉴스타운 이동훈^^^ | ||
2일 산둥상바오(山東商報)에 따르면 산둥(山東)성과 후난(湖南)성 교육청이 최근 삼자경(三字經)과 제자규(弟子規), 신동시(神童詩) 등의 고전 가운데 일부 내용을 교육하지 말라고 일선 초.중등학교에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일부 학교에서는 이 내용들을 배제한 새로운 교재를 만들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들 교육청은 "유교사상의 일부 내용이 중국의 현실세계와 동떨어진 봉건적 사고를 표현하고 있어 학생들의 가치관을 오도할 수 있다."고 교육금지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삼자경'에 나오는 '맹모삼천지교'와 같은 내용은 "주변 환경이 인간의 사고를 지배하고, 사람을 가려 사귀어야 한다."는 사상을 담고 있어 중국의 '평등주의'에 맞지 않고, 인간이 환경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이치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권학시(勸學詩) 편에 나오는 '서중자유황금옥(書中自有黃金屋.책속에는 본디 황금 집이 있다.)'이라는 구절도 학업을 부귀영화의 수단으로만 삼았던 봉건사상을 담은 것으로서 현 시대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결정에 대해 푸단(復旦)대학교 첸원중(錢文忠) 교수는 "삼자경과 같은 국학 이론을 배운 어린이들의 90%가 사회적응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많은 학자들이 일부 지방정부들의 이같은 결정을 지지하고 나섰다.
그러나 대다수 네티즌들은 이같은 결정과 지지입장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명왕성성주'라는 아이디의 한 네티즌은 "분명히 삼자경을 다 읽어 보지도 않고 - 이해하지 못하고 - 내린 결정일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유교의 일부 내용이 현대에 맞지 않다는 것은 문화혁명 시절의 사고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으로서 오히려 시대착오적 판단이다."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지금 공자 사상을 다시 교육하려는 마당에 지방정부들이 멋대로 판단하여 교재를 바꾸는 일은 경솔하다."고 꼬집었다.
우한(武漢)중학교 샤오싱궈(蕭興國) 교사도 "그런 식으로 맞고 안 맞고를 가려서 가르친다면 고전이 담고 있는 온전한 사상을 학생들에게 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극히 편협하고 지엽적인 문제를 들어서 그런 결정을 하면 정작 중요한 것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삼자경'은 송(宋)나라 때 왕응린(王應麟)이 유교 내용 중 인간의 도리에 관한 부분을 3글자 형식으로 추려 엮은 책. '제자규'는 청(淸)나라 때 시골 훈장이었던 이육수(李毓秀)가 직접 아동들을 가르치기 위해 편집한 책이다.
중국의 초,중등학교에서는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지난 2007년 9월부터 이들 교재 내용을 대대적으로 학생들에게 교육해 오다가 최근 일부 지방에서 교재사용 금지 결정으로 혼선을 빚고 있다.
문화혁명 때 유교사상과 전통문화의 전면 파괴로 인해 '윤리 실종'이라는 큰 사회문제를 앓고 있는 중국이 다시 이번 유교교육 논란을 거쳐 어떤 방향으로 국가 이념체계를 이끌어 나갈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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