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전 9시45분, 중국 저장(浙江)성의 한 시골 촌장이 트럭에 깔려 처참하게 죽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중국 네티즌들이 이번 사고가 청부에 의한 살인이라고 강하게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사건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27일 원저우왕(溫州網)의 보도에 따르면 사건 당일 저장(浙江)성 러칭(樂淸)시 자이차오(寨橋)촌의 촌장을 지낸 53세의 쳰윈후이(錢云會)씨가 거리를 걸어가던 중 대형 트럭에 깔려 그 자리서 즉사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이 사고를 단순한 교통사고로 조사해 조기에 사건을 종결시켰다. 문제는 다음에 일어났다. 사고 장면을 찍은 끔찍한 사진이 인터넷에 널리 퍼지면서 쳰(錢)씨 주변인들을 포함하여 수많은 네티즌들이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던 것이다.
우선 쳰 씨는 사고 직전까지 그 지역 도시의 한 고위층 간부의 비리를 고발하는 문제로 상부의 여러 기관을 찾아다니던 중이었다는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밝혀지기 시작했다. 몇 년 전부터 계속된 쳰 씨의 '권력형 비리'와의 싸움은 주변인들에게는 잘 알려진 사실이었던 것. 실제 쳰 씨는 그 과정에서 앙갚음에 의한 감옥살이까지 감수하면서 비리 폭로에 힘써 왔음이 만천하에 알려졌다.
사고 현장의 목격자들 역시 예사로운 교통사고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목격자의 주장에 따르면 건장한 남성 5명이 쳰 씨의 사지를 결박한 후 도로에 눕히고 그 위로 트럭이 지나갔다는 것.
이같은 폭로에 중국 인터넷은 들끓기 시작했다. 사고현장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아무리 사고라지만 피해자가 저런 형태로 죽을 수가 없다."며 사건의 배후를 의심했다. 한 네티즌은 "너무나 참혹해서 볼 수가 없을 지경"이라 말했다.
특히 사고를 낸 트럭은 당시 후진 중이었다고 말려지면서 느린 속도의 후진 차량을 피할 수 없었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는 네티즌들도 줄을 이었다. 네티즌들은 "비리를 알고 있는 촌장을 죽이기 위해 청부살인을 한 것"이라 결론을 모으고 경찰측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중국 언론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쳰 씨의 고발을 당한 이 지방의 고위급 관리는 부당한 방법으로 토지를 취득하여 막대한 이득을 얻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사고현장 부근의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으나 사고가 일어나기 며칠 전에 누군가가 감시카메라를 뜯어간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의혹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이같은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경찰측은 "사건현장을 면밀히 조사한 후 내린 결론으로서 쳰 씨의 죽음은 단순한 교통사고였을 뿐이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과 네티즌들은 "현재 제기된 의문에 대한 경찰의 답변이 불충분하다."며 확실한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수 천 위엔(수 십 만원)이면 청부살인도 할 수 있다는 중국에서 이번 사건의 의혹 파장은 묻으려 할수록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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