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5행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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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5행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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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여름...>의 포스터^^^
[1]나는 물고기를 동여맨다. 그리고 나서 나는 또 개구리를 동여맨다. 마지막으로, 뱀도 동여맨다. 나는 그 죄과로 인해 무거운 돌을 짊어진다. 아프다.

괴롭히고 산다는 것이 이렇게 아플 줄은 몰랐다. 그래서, 나는 눈물을 터뜨린다. 자연은 아름답고, 봄은 저토록 산뜻한데 내 마음에 지닌 돌은 마냥 어두운 골짜기를 헤매고 있다.

[2]나는 소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미련은 집착을 낳고, 집착은 살인을 낳는다고 하지만, 나는 그녀를 홀로 보낼 수가 없다. 나는 내가 집착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절을 떠났다.

스님의 말씀을 들을 수가 없다. 절은 여전히 아름답고, 물은 철철 넘쳐 흘러 속세로 나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는데, 내 마음은 차오르지 못해 속세로 향한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 해도 나는 저 길을 가야만 한다. 나는 집착하는 것이 아니다. 절대로.

[3]어쩔 수가 없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좋아하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내 잘못이 아니다. 다 그녀의 잘못이다. 나는 그녀를 사랑하기 때문에 죽여야만 했다. 다시 찾은 절.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가 없다.

그녀를 죽인 칼로 나를 죽이고 싶다. 하지만, 쉽게 되지 않는다. 쉽게 나를 파괴할 수가 없다. 스님이 수행을 하라한다. 나는 바닥에 새겨놓은 글씨들을 칼로 파낸다. 파고 또 파낸다. 내가 아닌 내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형사들이 왔다.

나는 움찔하지만, 멈추지 말란다. 나는 계속 파낸다. 나는 드디어는 수행의 끝에 서 있다. 나는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내 마음에 지닌 돌을 아직도 내려놓지 못했다.

[4] 다시, 절에 돌아왔다. 침묵의 수행은 계속된다. 나는 몸으로 돌을 지니고, 이 산을 오를 것이다. 난, 아직도 짊어져야 할 돌이 더 많은 것 같다. 돌부처상을 산정상에다 모시고 말리라.

그래서 이 넓은 세상을 굽어보며 내가 살아온 죄과를 모두 씻어내리라. 씻어내고 또 씻어내리라. 스님은 갔지만, 난 아직 이 세상에 남아 더 많은 수행을 쌓으리라.

[5]아이는 물고기의 입을 막는다. 아이는 개구리의 입도 막는다. 아이는 급기야, 뱀의 입도 막는다. 아이는 마음의 돌뿐 아니라, 육체의 돌까지도 짊어질 것이다. 세상은 공평치 않다. 시간이 갈수록, 세상은 험난해지고 짊어져야 할 고통도 더 많아진다.

급기야 눈물이 난다. 내가 아닌, 나를 바라보던 한 관객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갑자기, 숙연해진다. 세상을 굽어보는 돌부처상의 뒷모습조차 처량해 보인다. 아직, 난 수행을 더해야 하는데. 난, 아이를 돌볼 수가 없다. 아이가 짊어질 짐이 힘겨워보인다. 슬픔이 세상을 뒤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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