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매체에 소개된 충돌장면 영상. 중국어선이 고의로 충돌한 사실은 보도하지 않아 네티즌들이 한국을 일방적으로 성토하고 있다. ⓒ 뉴스타운 이동훈 | ||
어청도 해역 중국 어부 사망사고와 관련, 중국 네티즌들의 한국을 향한 성토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이같은 여론은 중국 언론들의 중국 편향적 보도로 인해 더욱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어 더욱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번 사건 보도기사에 달린 댓글에서는 '혐한'과 함께 한국상품 '불매운동' 등을 주장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또한 한국 정부나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중국 정부가 응징해 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까지 넘쳐나고 있다.
사실상 이러한 중국 네티즌들의 비방은 사건의 경위와 진실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은 중국 매체들의 책임이 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후(搜狐)닷컴과 같은 포털사이트들이 검색창의 자동 검색어로 '중국어선 한국순시선과 충돌'이라 띄울 정도의 관심을 가진 반면 중국 어부들의 불법조업 상황과 고의적인 충돌로 인한 자폭 침몰상황 및 폭력성을 일체 보도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당연히 네티즌들 입장에서는 한국 해양 순시선이 공연히 중국 어부들을 무리하게 단속하는 과정에서 자국 어부의 사망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지난 번 일본 센카쿠열도에서 일어난 사건에 비해 단속 강도가 높고 사망자가 발생한 점을 두고 더욱 분노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문제는 중국인들이 이번 사건을 한국정부가 고의적으로, 또는 외교적으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일으킨 사건으로 본다는 데 있다. 이미 일본 해역에서의 불법조업 중 나포돼 풀려나 '국민영웅'이 된 중국 선장에 대한 기억도 이번 사건을 왜곡하는 데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사건보도 기사에서는 "단속 과정에서 한국 해양경찰 4명이 다쳤다."는 내용이 있으나 그 경과는 생략하고 있다. 여기에도 4084건의 댓글이 달렸는데 대부분이 욕설이나 비방성 내용들이다. '리샨사리'라는 네티즌은 "한국이 중국 덕분에 부유해졌는데, (이런다면) 한국상품을 막고 중국산 곡물의 수출을 막아야 한다."는 냉정을 잃은 급진 주장을 펴기도 했다.
'차이샤'란 아이디의 네티즌은 시나닷컴의 댓글에서 "일본인들도 댜오위다오(釣魚島) 사건 때 그 누구도 죽이지 못 했는데, 한국인들이 이런 건방진 일을 어떻게 할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한국 해경이 고의적으로 일으킨 사건이라는 뉘앙스가 강하게 묻어나는 부분이다.
반면 창춘시에 산다는 한 네티즌은 "일본(센카쿠 사건)에서 돌아온 선장은 영웅이 됐는데, 한국에서는 붙잡혔으니, 그가 계산을 잘못한 거 아냐?"라면서 중국 어부들의 잘못을 간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아이디 'ip116'이라는 네티즌도 "중국 정부는 아무 소용(대응책)도 없는데 공연히 한국에 가서 죽었군."이라고 썼다.
그러나 이처럼 비교적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은 극소수일 뿐이고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마치 영문을 모르고 흥분한 '혐한파'로 돌변한 듯 보인다. 심지어 광둥성에 산다는 '커관'(客官)이라는 네티즌과 같이 이번 연평도 포격 사건과 연관시켜 "한국을 멀리하고 북한을 적극 도와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이들이 아주 많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 18일 오후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 북서방 72마일 해상에서 일어났다. 당일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어선 62t급 요영호가 단속에 나선 3천t급 해경 경비함을 들이받고 전복됐다. 이 사고로 선원 10명이 바다에 빠지면서 중국 어민 2명이 숨졌고, 단속 중이던 한국 해경 대원 4명은 선원들이 휘두른 쇠파이프 등에 맞아 중상을 입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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