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대통령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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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대통령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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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왜 '후보단일화'에 흔쾌한 축하를 보내지 못하는가?

"이회창 대통령은 없다"

지난 해 말, 그러니까 이회창 대세론이 한창인 시절 '최초의 이회창 본격 비평서'라는 부제를 달고 출간되어 상당한 반향을 불러 일으킨 책의 제목이다.

"이회창 대통령은 없다"라니.. 참으로 도발적이다. 다시 봐도 이보다 더 선동적일 수 없는, '좋은' 제목이다. 이 책을 들먹이는 것은 그러나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해서가 아니다. 요즘 요동치고 있는 정치권 돌아가는 모양을 보며 저 책의 제목이 자주 떠오르기 때문이다.

대선이 앞으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권은 아직도 말 그대로 오리무중이다. 누가 누구와 겨루게 될지조차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누가 봐도 이상한 상황이고 어디에 비춰봐도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상하고 비정상적인 상황의 끝에서 만나게 되는 생각은 언제나 "이회창 대통령은 없다"이다.


노무현-정몽준의 '후보단일화' 그리고 언론

다른 이야기는 접어두고 최근 대선정국의 가장 큰 이슈라 할 수 있는 '후보단일화' 논쟁 하나만을 두고 봐도 그렇다.

현재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간 후보단일화 문제는 신문과 방송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신문과 방송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을 정도다. 여기에 이회창 후보는 늘 뒷전에서 뒷북이나 치고 있는 모습이다. 적어도 언론에 비치는 모습을 보건대는 이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한번 보자. 선거만 있었다 하면, 그것도 대선 시기에만 이르면 언론에 대한 선거관련 모니터링이 열기를 띤다. 방송에 누가 몇 번을 더 나왔네, 누구 화면이 나온 시간이 몇 초 짧았네, 신문의 지면 배분에 문제가 있네 없네 하면서 언론의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언론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볼 때, 다시 말해 선거에 미치는 언론의 영향력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언론의 집중조명이라는 함수관계를 두고 볼 때, "이회창 대통령은 없다"고 봐도 좋다. 나아가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되는 한 "이회창 대통령은 없다"는 얼마든지 현실이 될 수 있다.

민주당과 통합21 측의 '후보단일화' 논쟁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바도 거기에 있고,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을 주장하는 것 또한 같은 맥락에 있다 할 것이다. 사실 이것은 민주당이 거의 유일하게 의지하고 있는 전략 가운데 하나다. 이전에도 민주당은 오직 그 전략을 통해서만은 늘 한나라당을 압도해왔다.

이것은 지난 여름의 이른바 '국민경선'과 '노풍'을 통해 이미 분명하게 그 실체를 드러낸 바가 있으며, 그 후 '병풍' 등과 같은 말 그대로의 '바람'을 통해 한나라당에 위기감을 안겨준 적이 있다. 때문에 현재의 상황은 시골 바닥 촌부라 할지라도 충분히 예견 가능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그저 '일시적인 땜빵'으로만 일관하였다. 대응전략 부재라고나 할까? 본질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하기 보다는, 기껏 한다는 게 뒷북 치기 아니면 구태의연한 맞불 작전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지닌 중요한 문제는 거기에 있지 않다. 보다 심각하고 치명적인 문제는 한나라당이 드러난 현상을 통해 본질을 파악하고자 하는 인식 자체를 결여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한나라당의 '대세론' 그리고 대응전략 부재


물론 한나라당이 이런 논리에 동의할 리는 만무하다. 동의한다면 이미 지금과 같은 이 글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결과는 두고 봐야 알 일이겠으나, 그리고 한나라당이 내부적으로 얼마나 정치한 전략을 수립해두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현재 드러나서 진행되고 있는 결과만을 두고 본다면, 세간의 '이회창 대세론'이란 허구일 뿐이고 "이회창 대통령은 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늦지는 않았다. 한나라당이 '시늉'으로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몸을 낮추는 자세를 보인다면 길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지금 한나라당보다 더 좋은 주위 환경을 가진 정당이 어디 있는가? 그 원인이 어디에 있었건 간에 시쳇말로 이나 메이저 언론은 모두 한나라당에 우호적인 게 사실이 아닌가 말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라면 그들로서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몸을 낮추기 위해 한나라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회창 대세론'을 버리는 일이다. 대세론 자체는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그 대세론에서 파생되는 문제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조금만 참고 기다리자. 어떻게든 이 위기만 벗어나자. 나머지는 정권 잡은 다음에 해나가면 된다.' 한나라당 주위에 팽배해 있는 이런 인식이 바로 대세론이 야기하고 있는 문제들이다.

집권당의 잦은 패착과 보수층의 엄청난 지원을 받고 있으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기선을 제압 당하는 것은 한나라당 관계자들 사이에 팽배해 있는 이런 인식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런 인식 속에서 어떻게 앞서 나가는 전략이 나오길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뒷북 치는 모습을 보일 수 밖에는 없고, 때로 뒷북조차도 치지 못하고 허둥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지난 여름, 이회창 대세론이 절정에 달하고 민주당이 막다른 골목에 몰린 상황에서 민주당이 꺼내든 국민경선 카드 하나에 한나라당이 순식간에 무너져 갔던 것은 이런 인식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그게 왜 두번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는가?

한번 일어난 일은 두번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단적으로 말해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민주당의 '후보단일화' 논의와 그에 따른 갖가지 이벤트성 전략은 얼마든지 예상 가능한 일이었고, 그래서 충분한 대응전략이 마련되어 있어야 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가? 한나라당으로서야 그렇다고 답할지도 모를 노릇이지만 지켜보는 사람들의 눈에 비친 모습은 전혀 아니올시다이다.


이 후보는 왜 '후보단일화'에 흔쾌한 축하를 보내지 못하는가?

정상적인 대응이라면 지금 이 상황에서도 대등한 '플레이'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앞서도 말했듯이 지금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페이스에 말려들어 있는 상황이다. 대선의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말이다.

최근 이회창 후보가 보여주고 있는 'TV합동토론의 기피' 등도 대응논리 부재의 단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사실 그건 얼마나 졸렬한 대응인 것인가. 혹은 얼마나 안하무인인 대응인 것인가. 그런 태도는 누구에게라도 안주하겠다는 것 이상으로는 비치지 않는다. 그것은 대세론이 아니라면 가능하지 않은 대응방식인 것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새겨봐야 할 말이 있다. '공격이 최상의 방어'라는 말이 그것이다.

'DJ 음모론'등을 들먹이기에 앞서 한나라당은 우선 당당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노무현-정몽준 후보의 '후보단일화 합의'에 왜 흔쾌한 축하를 보내지 못하는가? 누구라도 좋으니 단일화해서 한판 붙어보자고 왜 당당하게 말하질 못하는가?

"우리 사회는 이총재에 대한 언급을 좀처럼 하지 않으려 한다. 역으로 지지를 한다면 어떠한 내용과 자질때문에 지지를 하는지 그걸 적나라하게 밝혀주면 좋으련만, 그것도 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대세론이니 뭐니 그런데에만 온통 관심이 있을 따름이다.

이건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지지하든 반대하든 그 내용을 가지고 활발하게 논쟁하고 토론해야 마땅한 일 아닌가. 왜 이회창 총재라면 한사코 그의 자질론을 회피하려 하는지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제 이쯤되면 이회창 총재에 대해 뭔가의 말이 나올 시점도 되지 않았을까?"

"이회창 대통령은 없다"라는 책의 머리말에 나오는 말이다. 'TV합동토론 기피' 등에 부쳐 적용해도 하나 틀리지 않은 말이다. 반창 진영의 이회창 후보 공격논리와도 상통하고 있는 지적이다. 해바리기 정치인은 '줄서기'를 할 수 있지만 국민은 결코 줄서기를 하지 않는다.

지금 국민이 필요로 하고 그래서 바라는 정치인은 당당한 정치인이다. 우리는 오랜 기간 '야합'과 '공작'과 '음모'의 정치를 경험해 왔다. 그리고 이제 식상할대로 식상해 있다. 헛된 '대세론'이나 정치인의 '줄서기'에 미혹하여 이러한 국민의 뜻을 읽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반사적 이득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존재할 수밖에 없는 사안임을 인정하나 그게 결코 지배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개인의 자질과 노력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 그걸 가지고 국민들에게 심판 받고 사랑을 받아야지 언제까지 이와 같은 반감의 정치를 유지해야 할 것인가."
p.257

'거대야당'이니 '집권야당'이니 하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한나라당은 단 한번도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오직 반사적 이익에 안주하는 모습이다. '골수분자'들을 제외한 많은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대해 기꺼운 지지를 보낼 수 없는 이유이고, "이회창 대통령은 없다"를 상기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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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먼주 2002-11-21 10:47:30
이런!!!!!!!!!!!!!!! 아직도 설치고 있네.........

제안 2002-11-21 11:09:32
중간에 있는 광고 안 나오게 할 수 없나요?
사진을 광고가 잡아먹고 있네요..

프락치 2002-11-21 17:07:36
이민주는 정체를 밝혀라!

미스테리 2002-11-21 20:15:29
이 사람 웃기는 사람이네..
지금 어느쪽 편 들고 있는거야? 헷갈리네...정체가 뭔가요?
뉴스타운도 정체가 없기는 똑같군요,,,,,

단일화축하 2002-11-22 13:44:49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건전한 사람이구만.
좋은 사이트 생긴거 축하합니다.
이민주 만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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