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거 오판, 총기난사 이어 황산테러
^^^▲ 중국 법원들이 잦은 보복테러로 권위를 잃어가고 있다.사진은 지난 1일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 후난(湖南)성 융저우(永州)시 링링(零陵)구 지방법원^^^ | ||
신화통신의 9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9시께 중국 광시(廣西)장족자치구 우저우(梧州)시 창저우(長洲)구 법원에서 재판을 받던 피의자가 재판정에 황산을 뿌리는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황산 테러사건의 범인인 천훙셩(陳宏生)과 랴오펑쥐안(廖風娟) 부부는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판사석으로 올라가 판사들과 주변에 입회한 공안에게 준비해간 황산을 무차별적으로 뿌렸다.
이 사고로 창저우 법원의 랴오커둥(廖克東) 법원장 등 6명이 화상을 입었고 몇 명은 실명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정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고 천 씨와 부인 랴오 씨는 현장에서 완강하게 저항하다가 긴급 출동한 소방대와 무장경찰에 체포돼 현재 사건경위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다.
천 씨 부부는 최근 범법 혐의로 공안에 연행돼 조사를 받아 오다 이날 재판에 출석했으며 공안의 단속에 대해 앙심을 품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천 씨의 범법행위가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으나 행정적인 처벌인 것으로 보아 중죄나 중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지난 1일 후난(湖南)성 융저우(永州)시 링링(零陵)구 지방법원 4층 법관 사무실에 이 도시의 우체국 보안대장인 주쥔(朱軍.46)이 무장상태로 침입, 기관총을 난사하는 희대의 참극이 벌어졌다. 이날 범인 주 씨는 자오후린(趙戶林), 장치둥(蔣啓東) 등 법관 2명과 법원서기인 황란(黃蘭) 등 3명을 살해하고 3명의 법원 관계자를 다치게 한 뒤 자신도 총기로 자살했다.
주 씨는 사건 2개월 전부터 건강을 이유로 출근을 하지 않다가 사흘 전 출근했으며 장비점검을 핑계로 자신의 근무처인 보안대 내 총기를 반출한 뒤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기관총 1정과 권총 2정을 든 주 씨는 그 길로 곧바로 법원으로 향해 총기를 난사한 것으로 드러나 계획적인 범행으로 보고 있다.
주 씨는 3년 전 아내와 이혼하면서 재산분할에 대한 법원의 판결에 불만을 품어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당시 법정에서도 재판과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소란을 피운 적이 있었다고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목숨을 잃은 법관과 직원들은 당시 자신의 이혼소송 재판과는 무관한 인물들로 밝혀져 역시 계속돼 온 ‘묻지마’ 식 범죄경향을 보였다. 현지 공안당국은 주 씨 가족들과 직장 동료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편 최근 중국 법정에서는 어이없는 오판결 사고도 잇따라 밝혀지고 있다. 허베이(河北)성 한단시 린장현의 류준하이(劉俊海)와 그의 당숙 류인탕(劉印堂)이 지난 1988년 살인 혐의로 체포돼 구치소에 수감됐다가 15년 만인 2003년 무죄 선고를 받아 풀려난 사실이 최근 언론에 폭로되기도 했다.
지난 9일자 신민망(新民網) 보도에 따르면 류 씨 등은 1988년 2월 같은 마을에 살던 친척 집에 화재가 발생, 일가족 4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하자 곧 살인범으로 지목돼 경찰에 연행된 바 있다.
이밖에도 최근 살인혐의로 11년 간 억울한 옥살이를 해 온 자오전상이라는 남성이 살해된 것으로 알려진 사람이 멀쩡하게 살아 돌아오는 바람에 감옥에서 풀려나는 어처구니없는 오판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잦은 오판 사고와 연이은 법정 테러에 대해 중국 언론과 네티즌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법정의 권위가 상실되는 것은 곧 공권력의 와해를 의미한다는 우려가 그것이다. 또다른 한편에서는 최근 중국 검찰과 법원의 강압수사와 무리한 자백으로 인해 발생한 수 건의 오판사고와 함께 이러한 법정 테러의 책임이 법원측에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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