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돌이란 무엇인가? 우리말로 '굴뚝'이다. 그런데 왜 관계당국이나 언론이 연돌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말의 내용을 모르고 하는 것인지 알면서도 그렇게 하는지 속셈을 모르겠다.
연돌은 일본말의 엔도쓰(煙突/烟突-えんとつ)를 우리말 표기로 옮겨 놓은 것이다. 우리말의 엄연한 '굴뚝'이란 말이 있는데 꼭 연돌이란 말을 써야 유식해지는지 모르겠다.
요즈음 '독도'문제로 일본에 대한 국민감정이 극도에 달했는데 우리말도 아닌 일본말을 끌어다 써야하는 심정을 알 수 없다.
일본의 수도 도쿄(とうきょ-東京)를 우리말 발음으로 바꾸어 동경(東京)이라 한다고 우리나라 수도가 되겠는가? 이는 어디까지나 일본의 수도이다.
이와 같이 연돌은 일본 말이고 우리말은 굴뚝이다. 아무리 탈바꿈한다 해도 일본말이 우리말로 바꿔지지는 않는다.
일제침략이후 오늘날 까지 계속 사용하다보니 몸에 배어있고 일본어 순화어로 전문용어 대역사전에까지 올라있으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사용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래도 우리 것과 남의 것은 분명 구분해야 한다.
굴뚝은 우리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불을 때 연기를 뽑아내거나 탁한 공기를 빼낼 때 반드시 굴뚝이 필요하며 굴뚝의 모양새도 지방에 따라 또는 가옥 구조에 따라 설치 방법이 다르다.
어느 지방은 바람의 영향으로 땅바닥에, 어느 지방은 지붕위로, 또 어느 지방은 추녀 밑으로 설치하며 절간의 굴뚝역시 지붕 위를 넘지 않는다.
굴뚝에 얽인 일화도 많다. 일본말에서 엔도쓰(えんとつ-煙突)란, 굴뚝이란 뜻 외에 택시요금을 착복하기위하여 운전기사가 손님을 태우고 공차(空車)표시의 미터기를 꺾지 않고 운행하여 차주를 속여 요금을 착복하는 행위를 말하기도 한다.
우리 민요에 '새 야 새야 굴뚝새야...'라는 동요도 있고. 어떤 사물에 대하여 바로 말하지 아니하고 빗대어 말하여 알아맞히는 놀이인 수수께끼에는 '뚝 이 뚝 으로 빠졌는데 뚝 이 짧아 못 꺼낸다'란 말도 있다.
이의 해답은 '말뚝이 굴뚝에 빠졌는데 팔뚝이 짧아 못 꺼낸다'이다. 물음이나 대답이 풍자적인 이야기 같지만 그런대로 재미 삼아 들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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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 간혹 입에 밴 일본어를 쓰면 어나운서들은 마치 경기라도 일으키는 것 같은 모습을 보는 것 또한 그리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우리말 순화는 좋지만 유독 일본어에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것도 한번 생각해봐야 할 일이 아닐까 싶다.
굴뚝이라면 시골 초가지붕위로 모락모락 연기나는 물건을 연상케 한다. 배의 "굴뚝"은 그런 물건이 아니다. 그 속에는 추진엔진, 발전기들, 보일러들 등등 폐기를 내 뿜는 온갖 기관들의 폐기관이 빼곡히 들어있는 물건이다.
그것을 굳이 "굴뚝"이라고 부르기에는 어쩐지 어감이 좀 그렇다.
차라리 연돌이 낫다.
그게 일본말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 어떤가. 이미 조선용어로 굳어버린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