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축구가 보여준 '國運'
^^^▲ 2010 동아시컵 한일전 응원 모습^^^ | ||
이번 동아시아컵이 보여준 것은 축구만이 아니라 이 3국의 현실이자 미래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아주 정교하게 짜여 진 짧은 옴니버스 연극을 본 듯한 이번 축구대회는 그야말로 드라마의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충분히 강한 전력을 가진 우리로서는 우승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지만 축구를 스코어판에 의존하지 않고 하나의 멘탈리즘으로 보자면 가장 행복한 승자는 바로 대한민국이었다.
이미 막을 내린 연극과도 같은 무대 속으로 들어가 드라마를 재연해 보자. 마치 죽의 장막과도 같이 캄캄했던 32년 간의 침체로부터 굴기(屈起)하여 승리를 향해 박차고 일어서는 중국, 치명적 상처를 입고 쓰러졌다 금세 일어나 승리의 ‘대한민국’을 외치는 한국, 최고를 자랑하다 한 순간 나락으로 떨어져간 일본, 그대로가 지금 자신들의 치열한 국가현실이다.
지금 3국의 국민들은 이번 축구를 통해 자신들의 멘탈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32년 만에 한국을 이긴 중국이 여전히 1등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우승을 하고도 정치적인 이유로 한중 전 중계권을 포기한 CCTV-5 채널에 대해 분노를 터뜨리는 중국은 이번 축구를 통해 ‘잘나가는 대국의 속병’을 보여준 게 아닌가 싶다. 이는 무서운 속도로 달리는 거대한 기관차의 삐걱거림과 같은 현상이다.
JAL의 몰락과 도요타자동차 사태로 신음하는 일본은 축구를 통해 다시 한 번 무너지고 만다. 우리 수비의 실수로 패널티킥을 얻어낼 때만 해도 일본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마치 아시아가 다 일본 땅이라며 천하를 호령하던 제국주의의 기세였다. 그 기세는 다시 부메랑이 되어 이동국의 패널티킥 골에 의해 두 나라는 다시 시소 위에 팽팽하게 서게 된다. 결국 골키퍼까지 흥분해 전진하려던 그들의 공세는 젊은 피 이승열의 한 방에 무너지고 이미 흐트러진 포즈에서 다시 결정타를 맞는다.
한편, 홍콩 전의 대승으로 쉽게 정상을 향해 나아가던 우리의 모습은 다소 풀어져 있었다. 중국전에서 팀은 해이해진 80년대 우리의 모습을 보는 듯이 IMF 위기와 같이 맥없이 한 방에 주저앉았다. 그러나 이내 그들의 눈빛이 빛나면서 더 강한 적을 향해 온몸을 불사르면서 일본 전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두게 된다.
자, 이제 경제현실을 보자.
지난 80년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중국에 비해 한참 앞선 우리 경제가 2000년대에 들어서 양적으로 우위를 내어주고 이제 질적인 승부에서는 그나마 미세한 상대우위를 점하는 상황에 있다. 경제대국 미국이 중국 때문에 휘청거리는 이 상황에서 지정학적으로 맞붙어 있는 대한민국이 그 거대한 흡인력에 빨려들지 않고 매년 알짜 수익을 내고 있는 것도 질적 파워로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삼성, LG, 현대, 농심 등이 중국시장에서 거둬들이는 수익은 실로 엄청나다.
축구에서처럼 일본기업들은 중국에게는 그런대로 재미를 느끼고 있으나 한국기업들에게는 참패하고 있다. 소니가 삼성에게 도요타가 현대에게 주저앉거나 밀리는 형국이다. 특히 작년에 치열하게 전개되던 이른바 반도체 시장의 치킨게임에서 최종 승자 자리를 굳힌 삼성의 위력은 이제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슈퍼 파워에 이르렀다.
진정한 문제는 ‘자만’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앞에는 중국이 있고 그리고 옆에는 힘겨워하는 일본이 보여준 ‘도요타의 교훈’이 있다. 우리 축구가 남아공 월드컵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처럼 우리 경제,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운 역시 멀지 않은 미래에 승부가 날 것이다. 이것은 저명한 경제학자들이나 미래학자들의 공통된 견해이기도 하다.
나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배팅을 하라면 망설임 없이 ‘올-인’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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