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외규장각도서 반환 기각 국가적 외교 배신 행위
스크롤 이동 상태바
프랑스 외규장각도서 반환 기각 국가적 외교 배신 행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때제배 고속철도 도입과정에 양국 정상이 정치적인 합의를 이뤄내기에 이른 정상들의 합의를 존중하라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는 우리의 외규장각 도서를 반환하라는 대한민국 시민단체(문화연대)의 소송이 프랑스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지난 2007년 병인양요 때 약탈당한 외규장각 도서를 돌려줘야 한다며 프랑스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프랑스행정법원은 약탈 여부와 관계없이 외규장각 도서는 프랑스 국유재산이라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병인양요때 약탈행위가 있기는 했지만 프랑스가 외규장각 도서를 보관하는 것은 합법적이라는 결정이다. 한마디로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며 프랑스의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양심을 의심케 하는 실망스런 변명이다.

문화연대가 전한 프랑스 법원의 판결 내용과 과정은 상식과는 너무 동떨어진 것이다. 프랑스 법원은 취득 절차의 합법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미 국유재산이 돼 있기 때문에 한국에 양도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그리고는 병인양요가 일어난 1866년 무렵에는 약탈행위를 금지하는 국제규범이 형성됐다고 보기 힘들다며 약탈 행위 자체가 역사적으로 용인됐던 것처럼 해석했다.

당시 지구를 휩쓸던 제국주의 물결을 타고 조선을 침략했다가 퇴각하면서 왕실 서고를 털어 외규장각 도서를 실어내간 행위가 약탈이 아니면 무엇인지 모르겠으며 인류역사상 약탈을 두둔해야 할 행위였던 적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또 이번 재판의 최종 심리가 지난해 12월초 열렸는데 통상 판결까지 서너달씩 걸리는 관행을 깨고 지난 연말 갑자기 판결문을 보낸 이유도 궁금하다. 혹시 연말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이용해 판결의 파장을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닌지 의심이 갈 수 밖에 없다.

잘 알려진대로 프랑스가 사법적 절차를 통해 해외유물을 해당국에 되돌려준 전례는 없다. 이때문에 문화연대도 1심 판결의 결과를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고 전한다.

현재 문화연대는 법률단과 항소를 검토하고 있지만 자신들의 노력과는 별도로 정부 차원의 강력한 압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말 프랑스 정부가 도난 문화재를 사들였다는 비판을 들어왔던 이집트 벽화를 본국에 돌려준 사례는 좋은 참고가 된다는 설명이다.

외규장각 도서가 파리 국립도서관에 파묻혀 있다가 세상에 존재를 알린 것은 당시 도서관직원으로 근무하던 한국인이 그 내용을 공개한 1970년대 후반이었다. 하지만 외규장각 도서반환 요청은 그로부터 한참 뒤에나 이뤄졌고 급기야 1993년 9월 고속철도 때제배를 도입과정에서 서울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과 미테랑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에서 '교환 기본원칙'이 합의됐고, 이때 한 권이 '반환'과 양국 정상이 정치적인 합의를 이뤄내기에 이르렀다.

이후 실무협상이 양국간 입장차이로 난항을 거듭하면서 지금에 이르게 됐다. 이쯤해서 혹시 그동안 우리의 의지가 약해진 것은 아닌지 아니면 의지 관철을 위한 노력이 부족했던 건 아닌지 자문해 봐야 할 것 같다.

또 해외 문화재 문제에서 프랑스의 양식은 아직도 1세기 전에 머물고 있는건 아닌지 묻고 싶다. 이 문제를 정치적 협상을 통해서만 풀려는 것은 자칫 이중적인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이제는 프랑스 법원이 나서서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옳지 못한 절차나 과정을 통해 습득한 인류유산은 되돌려 준다는 정의의 원칙을 세워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규장각 [外奎章閣]
요약 :1782년(정조 6) 강화도에 설치한 규장각의 부속 도서관.

설립연도 : 1782년
설립목적 : 왕실 관련 서적 보관
주요활동 : 규장각 부속 도서관

본문

1782년 2월 정조(正祖)가 왕실 관련 서적을 보관할 목적으로 강화도에 설치한 도서관으로, 왕립 도서관인 규장각(奎章閣)의 부속 도서관 역할을 하였다. 설치 이후 왕실이나 국가 주요 행사의 내용을 정리한 의궤(儀軌)를 비롯해 총 1,000여 권의 서적을 보관하였으나, 1866년(고종 3) 병인양요(丙寅洋擾) 때 프랑스군이 강화도를 습격하면서 일부 서적을 약탈하고, 나머지는 불에 타 없어졌다.

1975년 프랑스국립도서관의 촉탁 직원으로 일하던 박병선 박사가 도서관에 조선시대의 도서가 보관되어 있음을 발견하고 목록을 정리하여 그 존재가 알려졌다. 서울대학교는 1991년에 정부에 도서 191종 279권의 반환 추진을 요청하였고 1992년에 정부는 외규장각 도서목록을 프랑스에 전하여 도서 반환을 요청했다.

1993년 9월 한국·프랑스 정상회담에서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은 경부고속철도부설권을 프랑스의 테제베(TGV)가 따 내기 위한 의도로 《휘경원원소도감의궤》 1권을 가지고 와 외규장각 도서 반환의 의지가 있음을 밝혔다. 그러나 외규장각 도서는 반환되지 않았고 2000년 10월 다시 양국 정상회담에서 한국에 필사본이 없는 63권을 '대등한 문화재 교환 전시' 형식으로 2001년까지 한국에 반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반환 협상이 연기되거나 프랑스 측에서 계속 협상을 지연시키는 등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국제사법재판소의 힘을 빌리더라도 무조건 반환시켜야 한다는 역사·학술·시민 단체의 외규장각 도서 반환운동이 확산되는 등 여전히 미해결의 과제로 남아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